2011년 1월 30일 일요일

토레스

토레스가 리버풀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그가 클럽에 정식으로 이적 요청을 했기에 그의 마음은 분명히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많은 팬들에게 이 사실은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겨주었다. 물론 토레스가 많은 선수가 그렇듯 돈을 위해 떠나는 게 아니라는 건 안다. 그런 의미에서 그동안 선수에게 거짓 약속만 날린 전 구단주들의 책임은 막대하다. 그들은 세계적 경제위기를 핑계로 대겠지만 결코 리버풀을 진심으로 대한 적이 없었다.

토레스가 자신이 사랑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떠난 것은 더 나은 팀에서 뛰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토레스가 오기 직전 라파 감독 체제에서 두번째로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오른 리버풀이지만 하필 토레스가 온 이후로는 한 번도 우승을 맛보지 못했다. 즉 토레스가 며칠내로 첼시로 간다면 그는 리버풀에서 한 번의 우승 경험도 없이 떠나는 것이다. 스페인 대표팀에서 유로, 월드컵 모두 우승한 선수에겐 만족스럽지 않은 일이다. 어떻게 보면 떠날 완벽한 이유이긴 하다. 일부에선 핵심 선수들이 대부분 삼십대인 첼시가 우승을 경험할 적합한 장소냐고 묻는데 긴축재정을 펼치던 아브라모비치가 토레스를 영입함으로써 다시 팀 재건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면 why not? 쓰라린 말이지만 리버풀에서 있는 것보다는 빨리 우승을 해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거짓말하는 구단주에 더해 작년에는 그를 영입한 라파 베니테스와도 사이가 멀어졌다고 한다(라파가 핵심선수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건 많이 알려졌는데 그 선수들이 누구인지는 불분명하다. 토레스, 레이나라고도 하고 로컬 출신인 제라드, 캐러거가 언급되기도 한다). 지난 여름부터 토레스는 다른 팀을 알아보라고 에이전트사에 요청했고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시티, 첼시가 대기하고 있었다. 세 팀 모두와 상당한 접촉이 있었고 첼시는 여름에도 영입제안을 한 바 있다. 1월 28일의 제안은 토레스측에서 더욱 강한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양측은 며칠 전에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재 팬들은 떠나겠다는 그를 이해하면서도 왜 시즌 도중에, 왜 같은 리그의 팀으로 가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첼시 입장에서는 파이낸셜 페어 플레이의 제약을 받지 않는 마지막 시기에 큰 영입을 해야하는 시기적 절박함이 있었다. 토레스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뛸 수 있기에 당장 몇 개월 후에 첼시에서 여러 대회 우승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AT를 떠날 당시의 아름다움이 사라진 것은 선수로서만이 아니라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이라는 그에 대한 평가를 뒤집을 수밖에 없다.

남겨진 리버풀의 모든 구성원들은 오웬이 떠났을 때처럼 그가 틀렸음을, 결국 클럽이 어떤 개인보다 크고 중요함을 증명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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