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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 3일 월요일

톰 클랜시의 잭 라이언 시즌1

아마존에서 제작한 드라마다. 1시즌이 8편으로 비교적 짧게 끝났다. 최근에 본 샤프 오브젝츠도 마찬가지로 8편이 한 시즌이었는데 두 드라마의 페이스는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 잭 라이언은 액션으로 가득하고 제작비를 많이 들였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었다.

주연은 에밀리 블런트의 남편이라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되어 내게 충격을 준 존 크래신스키다. 톰 클랜시의 원작을 보지는 않았으나 이번 드라마에서 잭 라이언이라는 배역은 과거 아프간에서 파병 생활을 한 해병대 출신의 경제학 박사가 CIA의 사무직으로 일하다가 이슬람 테러 조직의 리더를 포착해내고 그의 음모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역할이다. 그가 사무직이라는 것이 중요한데, 왜냐하면 테러리스트인 술레이만, 그의 애인이 되는 애비 코니쉬의 캐씨가 모두 그를 처음에 분석가 혹은 사무직으로 알았다는 점이 반전의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잭 라이언은 해병대 출신이라 육체적인 다툼에서 그 능력이 발휘되기도 하지만 그의 큰 기여는 보통 사태의 핵심을 포착해내는 그의 분석력과 번득임에 있다. 그래서 그가 박사이면서 가장 똑똑한 사람으로 인정받는 캐릭터라는 점이 중요하다.

드라마는 이슬람의 테러리스트라는 흔한 악역을 상정했지만 그 악이 탄생하고 숙성한 배경으로서의 미국 그리고 더 넓게 서구 문명의 책임에도 주목했다. 드라마의 시작이 1983년 미국의 폭격으로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두 형제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바로 이들이 장래의 술레이만, 알리 형제인 것이다.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에서 자라난 두 형제는 프랑스 백인들의 편견 때문에 정상적인 프랑스인이 될 수 없었고, 디지털 금융의 미래를 2001년에 꿈꾸었던 술레이만은 동생 대신 감옥 생활을 한 후 테러리스트가 된다. 

드라마는 과거와 미래의 이야기를 잘 엮고, 1편에서 8편의 구성도 잘 된 드라마였다. 하지만 천의무봉 같은 물샐틈 없는 이야기 구조는 아니였고, 엉성한 부분들도 있다. 시즌2 이후를 위한 포석일 수도 있겠고, 혹은 시즌 편 수를 조정하는 과정의 부산물인지도 모르겠다. 애인이 되는 에볼라 전문의 의사 캐씨와의 첫 만남부터 모든 이야기들에 우연적 요소가 많이 개입되는 점이 가장 눈에 띄고, 술레이만이 굳이 미국에 직접 와서 하필 잭 라이언의 총에 맞아 죽는 것은 스토리의 완결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지 모르지만 역시 현실적인 대목은 아니라고 하겠다. 드론 공격에 대한 스토리는 전체 흐름에서 매우 부차적으로 보이는데 왜 포함되었는지 의문이다. 미국의 드론 공격에 인간성이 개재되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함일까?

잭 라이언의 상사인 그리어가 모스크바로 가게 되는데 아마도 시즌2는 잭이 러시아에 가서 벌어지는 일일까? 드라마에서 CIA의 국장? 부국장?은 잭에게 높은 곳에 가기 위해서 필요한 점에 대해 말했는데 위키피디아의 잭 라이언 캐릭터 항목을 보면 그가 나중에 대통령이 된다고 하니 그야말로 그는 최대한 높이 올라간 인물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