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4의 중반은 참 지루했다. 레딩턴의 가장 큰 적들이 쓰러져가며 내용보다는 이 시리즈를 어떻게, 언제까지 끌고 갈 것인지 궁금한 와중에 몇 개의 에피소드들은 안 봐도 무방했다.
후반부로 와서 레딩이에 독이 든 술을 먹고 의식을 잃고 그 범인을 찾는 과정이 나오고, 범인이 바로 시체를 완벽히 처리해주던 미스터 캐플란임이 밝혀진다. 그리고 그녀가 엘리자베스, 즉 아기 리즈의 돌보미였음이 드러나고 여자인 그녀가 왜 미스터 캐플란이 되었는지 알게 된다.
시즌 4는 죽은 줄 알았던 그녀의 귀환과 복수극이 큰 흐름이라 하겠고, 누구보다 레딩턴에 가까웠던 그녀의 복수로 인해 레드의 왕국은 거의 궤멸되기에 이른다. 미스터 캐플란은 다리에서 뛰어내려 익사를 시도했으나 그녀가 정말 죽었는지는 확실치 않다.
시즌 피날레에서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은 마침내 유전자 검사를 통해 레드가 리즈의 아버지임이 밝혀졌고, 엄마, 양부, 돌보미까지 가까운 사람들이 모두 죽어버린 리즈가 남아있는 생부인 레드가 아무리 악인이라도 버릴 수 없다며 둘이 껴안았음에도 불구하고 무언가 석연치 않다는 점이다. 레딧에는 지금의 레딩턴은 리즈의 친부인 레딩턴이 아니라는 가설이 힘을 얻고 있고, 블랙리스트의 제작자도 그런 가설을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았다. 목숨까지 버릴 것 같은 레딩턴의 리즈에 대한 헌신적 태도를 보면 그가 친아버지가 아니라는 것이 이상한데 만약 아니라면 실제로는 무슨 관계일지 모르겠다.
미스터 캐플란이 죽기 전에 땅에서 파낸 뼈를 리즈의 남편인 톰 킨이 받아서 어디론가 가져가는데 이게 누구의 뼈인지도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처음에 가방에 붙어있는 이름표에 엘리자베스라고 되어 있길래 레드가 진짜 레드가 아닌 게 아니라 리즈가 진짜 리즈가 아닌 것인가라는 의문이 생겼는데 그건 아닌 듯 하다. 이름표에 엘리자베스 킨이라고 되어 있으니 그것은 톰을 만난 이후의 리즈의 이름이다. 나무에 새겨진 K 글자 때문에 레딧에서는 카타리나가 아니냐는 말이 많은데 여태껏 밝혀지지 않은 또 다른 사람의 유골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다른 사람 중 같은 의문을 제기한 사람을 발견하지는 못 했는데 내가 가장 눈여겨본 것은 미스터 캐플란이 레딩턴을 사랑했다는 말을 한두 번도 아닌 세 번이나 했다는 대목이다. 그녀의 사랑 이야기는 딱 한 번 여성을 대상으로 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일단은 동성애 성향이 있었다고 하겠다. 하지만 이성애적 취향이나 경험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카타리나를 어느 정도는 동성애적 감정으로 대했을 수도 있겠는데 왜 레딩턴을 사랑한다고 했을까 모르겠다. 이에 대해 레딩턴이 특별히 반응을 보이지도 않았다. 일방적인 사랑이었다는 것일까? 둘 사이에 어떤 비밀스런 관계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시즌 5는 리즈를 보호하기 위해 건설한 악의 제국을 상실한 레딩턴이 어떻게 대응하는지 그리고 여전히 리즈에게 드러나지 않은 비밀이 얼만큼 밝혀질지 관건이다.
2017년 6월 13일 화요일
2016년 6월 9일 목요일
더 블랙리스트 시즌3까지
제임스 스페이더의 대 변신을 볼 수 있는 미드. 물론 변신이라는 것을 알아채기 위해서는 먼 옛날 그가 어딘가 여리면서도 섹시한 외모를 자랑하던 때를 기억해야 할 터이다. 그 시절을 아는 나에게 까까머리 중년 아저씨로 등장한 스페이더의 비주얼은 충격적이다. 하지만 현재의 외모가 자꾸 보면 어렵지 않게 납득이 된다.
여하튼 아무리 생각해도 리즈(엘리자베스)의 아버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레딩턴(스페이더)인데, 그 추측이 자꾸 부정당하니 좀 혼란스럽지만 결국 레딩턴은 리즈의 아버지 역할임에는 분명하다.
레딩턴은 시즌1에서 리즈에게 나는 네 아빠가 아니란다라고 말했고, 시즌3에서는 알렉산더 커크라는 인물이 소련식 이름을 대며 자기가 리즈의 아빠라고 주장했다. 호기심이 동해 구글링을 해보니 별 이야기는 없지만 커크가 리즈 어머니의 남편일 수는 있지만 생물학적 아버지는 아닐 가능성이 제기되었는데 그게 현재로서는 가장 설득력이 있어보인다.
레딩턴이 리즈 엄마와 결혼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많고, 어떤 이유에서건 리즈 엄마가 커크와 혼인 관계가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레딩턴이 리즈가 자기 딸임을 알고 있는 반면 커크는 자기 딸로 착각을 하고 있으리라고 상상해볼 수 있다.
레딩턴이 리즈가 죽었다고 생각한 이후 좌절하고 리즈 외할아버지와 만나는 에피소드를 보면 그가 리즈의 아버지가 아니라고 보기가 힘들다. FBI에 자수한 이후의 모든 생사를 넘나든 위험 감수는 리즈를 지키기 위함이었는데 이것은 어떤 계약이나 신의 관계만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과정이었다.
정체를 밝히기 싫은 리즈의 친부가 따로 있다고 하더라도 그게 커크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레딩턴과 커크는 대립 관계이니 그가 커크를 보호하기 위해 정체를 감추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혹시 커크가 리즈의 생부가 맞는데 리즈 생모의 부탁을 받고 레딩턴이 리즈에게 비밀로 한 것일까?
여하간 시즌3까지 수많은 에피소드들에서 희한한 사건들이 많았지만 대부분이 리즈를 지키기 위한 레딩턴의 의도적인 정보 제공의 결과물들이었다. 그 많은 이야기가 결국 아버지-딸의 재회 및 신뢰 쌓기의 과정이다. 톰 킨이 회개하기도 했고 갑자기 고아인 그의 어머니가 거물임이 밝혀지고, 유명 카메오들이 많이도 죽어나갔지만 큰 줄기이자 이 쇼의 핵심은 그 둘의 이야기다.
여하튼 아무리 생각해도 리즈(엘리자베스)의 아버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레딩턴(스페이더)인데, 그 추측이 자꾸 부정당하니 좀 혼란스럽지만 결국 레딩턴은 리즈의 아버지 역할임에는 분명하다.
레딩턴은 시즌1에서 리즈에게 나는 네 아빠가 아니란다라고 말했고, 시즌3에서는 알렉산더 커크라는 인물이 소련식 이름을 대며 자기가 리즈의 아빠라고 주장했다. 호기심이 동해 구글링을 해보니 별 이야기는 없지만 커크가 리즈 어머니의 남편일 수는 있지만 생물학적 아버지는 아닐 가능성이 제기되었는데 그게 현재로서는 가장 설득력이 있어보인다.
레딩턴이 리즈 엄마와 결혼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많고, 어떤 이유에서건 리즈 엄마가 커크와 혼인 관계가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레딩턴이 리즈가 자기 딸임을 알고 있는 반면 커크는 자기 딸로 착각을 하고 있으리라고 상상해볼 수 있다.
레딩턴이 리즈가 죽었다고 생각한 이후 좌절하고 리즈 외할아버지와 만나는 에피소드를 보면 그가 리즈의 아버지가 아니라고 보기가 힘들다. FBI에 자수한 이후의 모든 생사를 넘나든 위험 감수는 리즈를 지키기 위함이었는데 이것은 어떤 계약이나 신의 관계만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과정이었다.
정체를 밝히기 싫은 리즈의 친부가 따로 있다고 하더라도 그게 커크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레딩턴과 커크는 대립 관계이니 그가 커크를 보호하기 위해 정체를 감추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혹시 커크가 리즈의 생부가 맞는데 리즈 생모의 부탁을 받고 레딩턴이 리즈에게 비밀로 한 것일까?
여하간 시즌3까지 수많은 에피소드들에서 희한한 사건들이 많았지만 대부분이 리즈를 지키기 위한 레딩턴의 의도적인 정보 제공의 결과물들이었다. 그 많은 이야기가 결국 아버지-딸의 재회 및 신뢰 쌓기의 과정이다. 톰 킨이 회개하기도 했고 갑자기 고아인 그의 어머니가 거물임이 밝혀지고, 유명 카메오들이 많이도 죽어나갔지만 큰 줄기이자 이 쇼의 핵심은 그 둘의 이야기다.
피드 구독하기:
글 (At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