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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4월 29일 월요일

왕좌의 게임 시즌8 1~3화

왕좌의 게임의 마지막 시즌이 중반으로 왔다. 이번 3편은 거의 영화 상영 시간에 버금가는 긴 러닝 타임으로 제작되었다. 지난 화에서 예고되었듯이 나잇킹이 이끄는 죽음의 부대와 산 사람들의 전투가 윈터펠에서 벌어졌다.

지난 편들에서 전투 계획은 수립되었다. 수적으로 희망은 없지만-왜냐하면 나잇킹은 이번 3편에서 보여주듯 죽은 자들을 깨울 수 있기 때문이다-나잇킹을 브랜에게 유인하면 무슨 수가 생길 거라는 전략이다. 하지만 유인하고 나서 누가 나잇킹을 죽일지는 정해두지 않았다. 실제 전투가 끝난 3편 마지막에 나잇킹을 해치우는 주인공은 뜻밖의 인물이다.

3편의 핵심 인물은 멜리산드레였다. 에피소드의 처음과 끝을 장식했다고 하겠는데, 그녀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여전히 확실치 않다. 그녀는 3편 초반에 홀연히 말을 타고 등장하여 도쓰라키 부대의 칼에 말그대로 불을 붙였다. 전투의 선봉에 선 도쓰라키 기병대는 어둠 속에서 급속히 줄어드는 불빛과 함께 거의 전멸했다. 멜리산드레는 나중에 성 외곽의 목책(?)에 불을 지르는 역할을 하고, 나중에 아랴에게 큰 목적을 암시하는 말을 전하고는 전투가 끝난 후 처음에 약속한 것처럼 새벽이 오기 전에 죽음을 맞는다. 그녀는 아름다운 여인이 아니라 예전 시즌에 잠시 드러난 것처럼 아주 늙은 노파라는 실제의 형상으로서 사라지는데, 이 시리즈의 원작에서 얼음과 불로 상징되는 두 축에서 불을 대변했던 그녀가 대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마치 모든 것이 예정되어 있었다는 듯 그녀는 스타니스의 편에서 싸우기도 하고, 존 스노우를 되살리기도 하다가 죽음의 부대를 막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역시 이 에피소드의 결말을 책임진 아랴에 대해서 그냥 넘어갈 수 없다. 그녀는 전투 초반에 멀뚱멀뚱 있다가 화살이나 몇 번 쏘는 소극적인 전투원이었다. 그러나 근접 전투가 시작되자 새로 만든 무기를 휘두르며 실력을 보였다. 그럼에도 죽음의 부대원들의 수는 압도적이라 몇 번이나 죽음의 고비를 맞았고 때로 하운드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그녀는 파란 눈도 많이 죽일 거라는 멜리산드레의 예언을 듣자 그녀의 역할을 직감하고 사라졌다. 드라카리스로 인한 용의 분노의 화염에도 죽지 않는 나잇킹으로 인해 좌절하던 존 스노우가 나잇킹이 다시 일으킨 새로운 부대원들을 헤치며 브랜을 향해 힘겹게 나아가며 시선을 끄는 사이, 그리고 씨온 그레이조이가 브랜을 호위하며 마지막까지 싸우고 거의 나잇킹을 죽일 뻔하다 최후를 맞이하며 또 시청자들의 혼을 빼놓는 사이에 전투는 브랜을 죽이기 위해 다가간 나잇킹의 순간으로 치달았다. 나잇킹이 등에서 칼을 뽑으려는 찰나 아랴가 어디에선가(어디에 숨었던 것인지 모른다!) 날아들어 나잇킹을 칼로 찌르려는데 나잇킹이 눈치채고 아랴를 나꿔채서 그녀의 계획은 수포가 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녀는 손에서 칼을 놓고 아래 쪽에 있던 다른 손으로 칼을 잡고는 나잇킹을 찔렀고 그렇게 죽음의 부대는 소멸된다.

이 전투에서 많은 캐릭터들이 최후를 맞이했다. 조라 모몬의 죽임이 가장 큰 캐릭터의 최후가 되겠고, 당찬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은 리아나는 무려 거인을 죽이면서 함께 죽었다. 그 외에도 이름은 잘 기억이 안 나지만 많이 등장했던 캐릭터들이 죽었고, 다행히 고스트는 죽지 않았다(4편 예고에 등장하므로).

다른 전투의 근접씬도 그렇지만 드래곤들의 전투도 워낙 정신없는 화면 전환 때문에 상황이 어떻게 돌아간 것인지 잘 알 수 없었다. 다만 구름 위에서 벌인 전투 씬은 볼만했다. 나잇킹에게 넘어간 드래곤은 막판에 죽은 게 확실하고, 대너리스이 드래곤도 살아있는데, 존 스노우가 탔던 드래곤은 어떻게 되었는지(예고편에 등장한 듯도 하다) 궁금하다. 여하튼 어마어마한 CG 비용으로 출연이 제한되었던 드래곤들은 이번 편에서 많이 등장했다.

다음 편에서는 써씨가 지배하는 킹스 랜딩에서 다시 전투가 벌어진 것이 암시된다. 남은 편수를 감안하면 역시 1시간이 넘는다지만 다음 편에서 모든 것이 결론이 나지는 않을 것 같다. 아마도 전투가 벌어진다면 두 편은 필요하지 않을까?

지난 에피소드들에서 분명히 드러났지만 왕좌의 게임은 의외로 매우 여성의 역할이 부각되는 드라마가 되었다. 킹스 랜딩은 써씨가, 북부는 산사가 그리고 모든 왕국을 지배하겠다는 대너리스까지 여성 군주들이 두드러진다. 물론 가장 강력하게 왕좌를 주장할 수 있는 인물로서 존 스노우, 즉 에이곤 타르가르옌이 권력을 내키지 않아하지만 남아있긴 하다. 매드 킹보다는 훨씬 나은 대너리스이기에 그녀의 지배가 나쁠 것 같지는 않지만 일곱 왕국을 모두 지배해야겠다는 그 욕망은 북부의 자치를 원하는 산사와 충돌했기에 갈등의 소지가 크다. 개과천선한 제이미가 래니스터 가문의 새 지도자가 된다면 평화적이고 분권형의 왕국 배치가 이루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죽음의 부대가 거의 윈터펠을 점령하고 모든 산 사람을 없애기 직전인 상황에서는 모든 것이 헛된 구상처럼 보였다. 이 참사 후에 살아남은 자들이 곧바로 권력을 위한 전투를 벌이는 것은 전혀 아름답지 않지만 그것이 어리석은 인간의 한계이자 어떤 본능과 같은 것이라고 이 쇼는 말하는 것인가. 누군가 왕좌에 앉기는 하겠지만 그것이 끝이 아닌 것도 분명하다. 비록 이 왕좌의 게임은 곧 종영을 해야하지만.

2017년 7월 17일 월요일

게임 오브 쓰론 시즌 7 에피소드 1

전세계 많은 팬들이 기다린 게임 오브 쓰론, 왕좌의 게임 시즌 7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시즌 1부터 겨울이 온다, 온다 말은 많았는데 이번 에피소드에 와서야 모두들 겨울이 왔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이 드라마는 아무리 주연급으로 보이는 캐릭터라도 언제나 죽을 수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고 셀링 포인트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까지 보건대 시리즈의 정말 막판이 아니면 죽이지 않을 캐릭터가 정해진 것도 보인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제일 먼저 이름을 등장시키는 피터 딩클리지를 비롯해 킷 해링턴, 에밀리아 클락은 핵심 인물이고 산사, 아야, 브랜 스타크, 써씨와 제이미 래니스터, 리틀 핑거, 하운드, 샘 등도 가능한 끝까지 갈 것 같다.

새 시즌 첫 편은 기존의 혼란의 와중에 세력 재편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이어진다. 써씨는 마당에 거대한 지도를 그려놓고 형세를 따졌고, 끝날 무렵 드디어 웨스테로스에 도달한 대너리스도 지도를 훑으며 게임의 시작을 선언했다. 모든 주요 캐릭터들의 상황을 정리(훈 훈을 비롯하여 죽은 자들까지도 보여줬다)해주다 보니 큰 사건은 없었다. 이 시리즈의 비주얼을 감안할 때는 아주 얌전한 에피소드였다고 할 수 있다.

아야의 프레이 가문 학살은 엄청난 일이지만 예측 가능한 일이었고, 해부 장면이 눈으로 보기에 꽤 거슬릴 장면이었다. 샘이 똥물을 치우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등장하여 메스껍게 만들었는데 어쨌거나 그는 화이트워커를 없앨 수 있는 자원이 드래곤스톤에 많음을 발견했다. 드래곤스톤은 이번 에피소드의 제목이기도 하고, 대너리스가 배를 타고 도착한 곳이기도 하다.

그동안 시청자들을 가장 속터지게 하는 캐릭터 중 하나인 산사는 그 모든 과정을 통해 전략적인 인물로 거듭났다. 하운드가 불을 보며 겨울의 진짜 위험을 깨닫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아직은 별로 더할 말이 없으니 이만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