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11일 일요일

존스 자유주 Free state of Jones

프리 스테이트 오브 존스는 매튜 매커너히의 신작이라 관심이 있는 작품이었고, 무엇보다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언급이 되어 보고 싶은 영화였다. 구글 검색에서 한글로는 존스 자유주라는 식의 번역어를 볼 수 있었다.

예고편을 볼 때는 남북전쟁 장면 밖에 안 보여서 전쟁 영화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전쟁 장면은 영화 앞 부분에 잠깐 등장할 뿐이다. 나중에 펼쳐질 이야기도 일종의 전쟁이라고 볼 수는 있겠으나 통상 우리가 아는 남북전쟁의 전투와는 전혀 다르다.

영화는 놀랍게도 남부 사람이면서 오히려 남부군과 전쟁을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그들이 남부 중에서도 가장 독하다는 미시시피 사람들의 일부라서 더 놀랍다.

매커너히는 뉴트 나이트라는 실존 인물을 연기한다. 뉴트는 남북전쟁에 남부군으로 참전하지만 조카가 허망하게 죽은 이후 그 시체를 데리고 고향에 간 이후 탈영자가 된다. 이후 넓은 늪지대에 피신하며 이미 피신해있던 흑인 노예 출신 도망자들과 함께 살게 되고 이어지는 탈영자들을 규합하며 이 집단의 지도자가 된다.

탈영자들은 남부군에서 노예 20명이 있으면 한 명의 병역이 면제되는 불합리한 제도에 불만을 느꼈고, 결국 남북전쟁은 남부의 노예소유주들을 위한 것이며 노예가 없는 사람들은 부자들을 위해 총알받이가 될 뿐이라고 결론짓는다.

늪에 피신한 탈영자들은 규모가 커졌고 심지어 남부의 군대와 전투를 벌여 승리할 정도에 이르게 된다. 이들은 북부군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으나 영화상에서 북부의 장군들은 존스 주의 이 자유인들의 능력을 높게 사지 않았고 도움은 총만 조금 준 것으로 되어 있다.

탈영자 내부에서 백인이 흑인 노예 출신들을 차별하려는 기색이 보이자 뉴트는 탈영자 백인이 흑인과 다른 게 뭐냐고 반문한다. 부자의 속박에 얽매인 백인은 피부색이 하얄뿐 니거nigger인 것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결국 이들은 자유인이라는 가치를 최우선으로 내세우며 남부군을 내쫓은 넓은 지역을 하나의 국가로 선포한다. state는 미국에서는 하나의 주이긴 하지만 영화에서는 주가 아니라 국가처럼 자신들의 영역을 생각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감독은 1860년대의 이 이야기를 평면적으로 서술하지 않고 약간 비틀면서 관객의 추리를 유도하는데, 바로 뉴트와 흑인 배우자의 후손이 백인과 결혼하면서 겪는 재판의 과정이었다. 겉보기에 백인인 뉴트의 후손은 따져보니 흑인 노예의 피가 흐르는 것이 확인되었고, 재판정은 결혼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정을 내린다.

이 판결은 나중에 찾아보니 1950년대의 이야기라고 한다. 뉴트의 후손인 남성에게는 징역형이 내려졌으나 실제로 감옥에 갇히지는 않았다고 한다. 영화에서 뉴트가 탈영 생활을 한 이후 부인은 아들 하나와 함께 멀리 떠났다가 몇 년 후 돌아왔다고 되어 있다. 이후 뉴트는 원래 아내와 흑인 아내 둘을 함께 데리고 살았는데 어느 시점부터는 어느 한 부인과 그 자녀들이 다른 집에서 살았던 모양이다. 영화와 다르게 뉴트는 원래 부인과 자녀를 9명이나 두었고, 흑인 아내와는 5명을 낳았다고 한다.

뉴트는 시대를 꽤 앞서 살았던 사람임에 분명하고 영화에서 그려진 것보다는 덜 도덕적인 사람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