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보위와 모니카 벨루치가 등장한 흥미로운 에피소드였다. 보위의 경우는 영화판인 파이어 워크 위드 미의 화면으로였고, 모니카 벨루치는 고든 콜의 꿈 속의 장면으로서였다. 엔딩 크레딧에는 데이빗 보위를 추모하는 문구가 올라갔다. 보위가 죽기 전에 시즌3에 참여했느냐도 관심거리였는데 이렇게 과거의 젊은 시절 영상 자료로서만 등장하고 말 것 같다.
드디어 고든 콜이 트윈 픽스에 전화를 걸면서 FBI의 수사가 트윈 픽스를 향하게 되었다. 또한 더기의 아내인 제이니-이가 다이앤의 배다른 자매라는 놀라운 사실이 공개되었다. 이로써 고든 콜의 블루 로즈 팀은 라스 베가스에 있는 더기에게도 눈을 돌리게 되어 고든 콜과 쿠퍼, 린치와 맥라클란의 재회가 예고되었다.
알버트는 태미에게 블루 로즈 사건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그 사건에는 한 명의 여성이 둘 존재하는, 마치 쿠퍼가 둘 존재하는 것 같은 상황이 있었다. 이에 대해 태미가 나름대로 이해하면서 tulpa라는 말을 했는데, 위키에 따르면 이는 원래 티벳 불교의 개념인 모양이고 상상의 친구라는 뜻의 현대적 용법도 있다고 한다.
트윈 픽스 보안관 사무소에서는 채드가 갑자기 체포되었다. 전에 리차드를 도와주는 채드의 비행이 방영되긴 했지만 사실 다른 보안관들이 채드를 오래 전부터 감시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후 트루먼, 호크, 바비, 앤디가 브릭스 소령이 남긴 쪽지에 적힌 장소로 향했다. 깊은 산 속인 줄 알았던 그 장소에는 의외로 전선이 지나가고 있었고 전선에는 전기로 인한 소리가 나고 있었다.
잭 래빗(잭래빗은 미국적 동물이었다. 종 분류로는 rabbit이 아니라 hare라고 한다)의 궁전이라는 곳은 나무 둥치라고 불러야할까, 오래된 나무인데 줄기의 아랫 부분만 남았고 그 모양이 성과 유사하긴 했다. 보안관들이 가야 할 장소는 이 나무에서 조금 떨어져있었다. 그 곳에는 시즌3의 3편 혹은 4편에 등장하여 빨간 방을 벗어난 쿠퍼가 만났던 눈이 없는 여성이 알몸으로 누워있었다.
브릭스 소령의 쪽지에 적힌 2시 53분이 되자 또 하늘에서 소용돌이가 생겼고 여성의 손을 잡고 있던 앤디가 손을 놓고 일어섰다가 그 속에 빨려들어갔다. 앤디는 시즌3 첫 장면, 거인과 쿠퍼가 만났던 그 장소로 갔다. 그 거인은 자신을 파이어맨이라고 불렀다. 아마 소방관을 의미할 것 같은데 에피소드 후반에 나온 영국 출신의 청년도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자신을 파이어맨이라 부른 존재와 만났다고 한다.
앤디는 그 방의 천장에서 우즈맨들을 비롯해 과거의 중요한 장면들을 보았고, 거기서 두 명의 쿠퍼가 존재한다는 것도 분명히 이해했다. 그 방 이후에도 지난한 과정을 거쳐 아직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쿠퍼와 달리 앤디는 곧 원래 세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는 더 똑똑하고 단호해졌다.
숲에서 발견한 여성(극중 이름은 Naido고 유우키 나에라는 일본인 이름의 배우)을 보호의 차원에서 감옥에 데려갔는데 옆에는 채드와 또 다른 남성이 있었다. 알 수 없는 그 남성은 채드의 말의 뒷 마디를 마치 더기처럼 그러나 비꼬는 투로 따라했고, 숲 속의 여인의 알아들을 수 없는 중얼거림도 따라했다. 그 남성은 얼굴이 전부 다쳤거나 병에 걸렸거나 하여 기괴한데 입에서 피까지 끊임없이 흘리고 있었다. 에피소드 마지막 뱅뱅바에서 두 여성의 대화를 감안하면 그가 빌리가 아닌가 의심되는데 엔딩 크레딧엔 빌리가 없었다. 그는 크레딧에 'Drunk'라고 된 Jay Aaseng 같다.
제임스 헐리가 지난 편에 이어 등장했는데 그의 직업이 드러났다. 그는 벤자민 혼의 그레이트 노던 호텔의 경비원이었다. 그의 옆에는 젊은 남성, 위에서 언급한 영국 청년이 있었다. 그 둘은 호두를 까먹고 있었다. 청년은 손가락으로 호두를 부수는데 힘이 너무 세어서 호두가 산산조각 나버렸다. 청년의 사연이 궁금하던 차에 마침 그 날이 제임스 헐리의 생일이라고 하여 그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재미있게도 청년은 제임스를 지미라고 불렀다. 제임스가 이름을 속였나 싶었지만 제임스를 그렇게도 부를 수 있는 모양이다)
이야기는 그 청년이 런던의 어떤 골목길에서 예의 그 소용돌이를 만나 파이어맨을 만났고, 어느 가게에 가서 개봉된 상자 안에 있는 오른손 장갑을 사야 하고 그걸 끼면 엄청난 손힘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며, 그가 미국의 트윈 픽스에서 그의 운명을 만나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분명한 영국 액센트의 23살 청년이 벤의 호텔에서 제임스를 만났다. 이야기를 잘 듣고 난 후 제임스는 호텔의 보일러실을 체크하러 가서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한 듯 한데 그 실체를 잘 모르겠다.
이후 새라도 전편에 이어 등장했다. 새라는 집의 보드카 병들로 충분하지 않은지 뱅뱅바가 아닌 다른 바에 가서 블러디 메리를 주문했다. 구석에서 혼자 술을 마시던 남자가 접근하여 수작을 부리다가 새라가 응하지 않자 그녀를 레즈비언이라고 욕하며 위협했다. 그러자 새라는 시즌 초반 로라가 했던 바로 그 기술, 얼굴을 손으로 열어보이는 그 묘기를 빨간 방도 아닌 바에서 선보였다. 공격적이었던 그 남자는 겁에 질렸고 곧이어 새라의 희한한 공격을 받아 목에서 피를 흘리며 즉사했다. 새라는 처음에 놀란 것처럼 보였지만 사람들이 모여든 이후 이내 침착하고 더 나아가 냉정하고 무서운 얼굴을 하고는 자신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마지막 장면으로서 뱅뱅바에서 또 알 수 없는 배우들이 등장해 마을의 이야기를 하는데 이번에는 오드리와 찰리의 대화에서 등장한 빌리와 직접 연관된 사람이 등장했다. 한 여성은 티나의 딸이었다. 티나와 빌리는 부적절한 관계라는 점이 다시 이야기되었는데, 티나의 딸은 빌리가 자신의 집에 와서 이상한 상태에서 피를 흘리고 뛰어다녔던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빌리가 감옥에 있는 그 남성이 아닌가 싶은데 아직은 미확인 상태다.
앞에서 고든 콜의 꿈 이야기를 빠뜨렸다. 아마도 이 이야기는 시즌3의 테마와 직접적으로 연관될 내용 같다. 고든 콜은 꿈에서 모니카 벨루치를 만났다는 이야기를 태미, 알버트 등에게 해주었다. 꿈에서 모니카 벨루치가 나왔다면 로맨틱을 넘어 에로틱한 장면이 연상될 터인데 실제 그렇지는 않았다. 모니카 벨루치는 고든 콜에게 "우리는 꿈을 꾸고 그 꿈 속에서 살고 있는 꿈꾸는 사람 같다. 그런데 꿈꾸는 사람은 누구지?"라고 했다. 또한 고든 콜은 꿈에서 그녀와 만나는 와중에 뒤를 보며 젊은 시절의 그를 보았다. 그 젊은 시절은 파이어 워크 위드 미의 시기를 말한다. 그 때 쿠퍼가 고든 콜에게 꿈 이야기를 했고, 이어서 데이빗 보위가 등장했는데 그는 거기에 있었지만 거기에 없었다고 한다.
사실 이 이야기들은 선문답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고대부터 반복되는 호접몽 같은 테마 같기도 하다. 결국 트윈 픽스의 어떤 이야기들은 꿈 속의 이야기라는 말일까? 트윈 픽스라는 세계가 린치와 프로스트의 꿈의 세계라는 것은 확실한데 그 시청자, 애청자, 매니아들의 꿈의 세계이기도 하다는 말일까?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