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7일 금요일

A dog's journey, Ad astra, The boys, Carnival Row

A dog's journey는 이전 개봉작 A dog's purpose의 후속편, 2편에 해당하는 영화다. 베일리라는 개가 한 주인 곁에 가기 위해 계속 환생하는 이야기로, 이번 영화에서는 데니스 퀘이드가 연기한 이쓴 대신 그의 손녀 CJ의 곁으로 계속 돌아간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지만, 영화 후반부에 이쓴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말하지만 묘하게 설득되는 영화다. 이제 개 없이 산 인생이 너무 길어졌지만 어릴 적에는 언제나 개 옆에서 살았던 나의 눈물샘도 터졌다. 천국에서 개와 다시 만난다는 결말은 행복해보이기도 했다. 제작사 중에 알리바바가 포함되어서인지 핵심 캐릭터 중 한 명이 중국계 배우였다. 노골적인 중국 제작사의 개입 같이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역시 조금은 눈에 거슬린 설정이었다.

몇 달 전부터 호평을 받은 영화인 애드 아스트라는 브래드 피트라는 대형 배우를 캐스팅한 영화지만 국내 흥행은 별로다. 영화 제작사 자체가 플랜 비이기 때문에 피트가 제작자이기도 하다. 그는 근래 주로 조연으로 출연하며 돈을 대는 역할로 변신했지만 요즘 국내 극장에는 그의 주연작 두 편이 동시에 개봉 중이다.

영화를 보며 콘래드의 heart of darkness가 떠올랐고, 다른 사람들이 인터스텔라, 그래비티 등과 이 영화를 비교하는 것도 이미 읽어봤다. 영화를 본 후 가디언의 관련 기사들을 보니 하트 오브 다크니스의 영화판인 지옥의 묵시록 외에도 프로이트, 다윈, 오즈의 마법사,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등 온갖 레퍼런스 등이 언급되고 있었다.

영화의 핵심 이야기는 너무 단순하기조차해서 영화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은 피트, 즉 로이가 굳이 해왕성까지 다녀와야했냐라고 의문을 제기한다. 곁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 그 고생을 해야했냐는 것인데 캐릭터가 변신을 하려면 그런 고난이 필요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어릴 적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찾아 떠난 여행, 그 아버지는 자신의 목적이 이룰 수 없는 것임에도 포기하지 않고 심지어 동료들을 살해했다. 로이는 마음뿐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눈이 거의 먼 아버지를 지구로 데려가고 싶었지만 남아있는 끈은 매우 얇다는 것을 확인한 후 아버지를 두고 해왕성에서 지구로 돌아온다.

'써지'를 일으켜 지구의 인명을 대량으로 죽이는 아버지를 살해해야하는 미션을 어찌되었건 성공시킨 그는 지구로 돌아올 명분을 갖추게 되었고 그의 헤어진 부인과 재회한다. 그는 마틴 신처럼 'horror, horror'를 외치는 대신 마음의 평화를 얻었다. 그 부인이 근래 영화에서 전혀 볼 수 없었던 리브 타일러라는 것을 엔딩 크레딧을 보면서야 알아챘다. 도날드 써덜랜드는 로이의 아버지역인 토미 리 존스와 같은 나이로 설정되는데 왜 대령밖에 안 되는지, 근 미래 미국 우주사령부에는 정년이라는 게 없는지 의문스러웠고, 달 표면의 차량 추격씬은 이상했지만 처음 보는 장면이라 신선했다. 우주 장면들은 기술적으로 좋다고도 나쁘다고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은 유지했다.

감독의 전작이 lost city of z라는 걸 생각해보니 주제면에서 두 영화가 매우 유사하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남미의 원주민 중에 수준높은 문명을 보유한 증거가 있다는 것이나 우주 어디엔가 지성을 가진 다른 생명체가 있다는 믿음 등은 매우 그럴 듯 하면서도 한두 명이 증명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었다. 그 불가능성을 믿지 않는 모험가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 한다. 하지만 로이는 아버지만큼 신념이 있지는 않았기에, 더구나 태양계 인근에 지성을 가진 외계생명이 없다면 지구의 인간들, 특히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충실해야하지 않겠냐는 점을 강하게 느꼈던 것 같다.

더 보이스와 카니발 로는 모두 근 몇 달 안에 공개된 아마존 자체 제작 드라마들이다. 둘 다 화제작이고 더 보이스 쪽이 더 인기를 얻었던 모양이다. DC의 수퍼히어로들의 복사판 캐릭터들이 보우트라는 기업의 소속 연예인처럼 활동하는 세상의 이야기를 다룬 더 보이스는 여러가지 면에서 재미있는 창작물이다. 그래픽 노블 원작이 있는 작품이고 데니스 퀘이드의 아들이 주인공으로 연기하는 걸 처음 접하게 되기도 했다. 이 세계의 수퍼 히어로가 DC와 다른 점은 크립톤에서 날아오지도 신화 세계에서 인간계로 넘어온 것도 아닌 인간의 과학적 창조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고민은 DC 캐릭터들의 그것보다는 조금 더 인간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 인간적 고민의 결과로 초인간적 파괴성이 지구를 덮치게 된다.  시즌 피날레의 반전(?)과 함께 시즌 2가 기다려진다.

카니발 로는 올란도 블룸을 오래간만에 볼 수 있고, 요즘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영국 배우 카라 델레바인도 주연으로 출연한다. 중후반에선가 잠깐 나오는 그림의 설명처럼 뿔달린 악마, 인간, 날개달린 천사의 특성이 이상하게 뒤틀린 세계에서 인간은 군림하고, 뿔달린 인종과 날개 달린 인종은 모두 노예나 사회 하층민으로 살아야한다. 줄거리는 매우 치밀하게 짜여졌고, 미국과 유럽을 괴롭히는 이민자 문제가 잘 녹아있다. 시즌 2가 나온다면 아무래도 덜 재미있을 전개 상황이지만 그래도 조금 기대는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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