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스페이더의 대 변신을 볼 수 있는 미드. 물론 변신이라는 것을 알아채기 위해서는 먼 옛날 그가 어딘가 여리면서도 섹시한 외모를 자랑하던 때를 기억해야 할 터이다. 그 시절을 아는 나에게 까까머리 중년 아저씨로 등장한 스페이더의 비주얼은 충격적이다. 하지만 현재의 외모가 자꾸 보면 어렵지 않게 납득이 된다.
여하튼 아무리 생각해도 리즈(엘리자베스)의 아버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레딩턴(스페이더)인데, 그 추측이 자꾸 부정당하니 좀 혼란스럽지만 결국 레딩턴은 리즈의 아버지 역할임에는 분명하다.
레딩턴은 시즌1에서 리즈에게 나는 네 아빠가 아니란다라고 말했고, 시즌3에서는 알렉산더 커크라는 인물이 소련식 이름을 대며 자기가 리즈의 아빠라고 주장했다. 호기심이 동해 구글링을 해보니 별 이야기는 없지만 커크가 리즈 어머니의 남편일 수는 있지만 생물학적 아버지는 아닐 가능성이 제기되었는데 그게 현재로서는 가장 설득력이 있어보인다.
레딩턴이 리즈 엄마와 결혼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은 많고, 어떤 이유에서건 리즈 엄마가 커크와 혼인 관계가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레딩턴이 리즈가 자기 딸임을 알고 있는 반면 커크는 자기 딸로 착각을 하고 있으리라고 상상해볼 수 있다.
레딩턴이 리즈가 죽었다고 생각한 이후 좌절하고 리즈 외할아버지와 만나는 에피소드를 보면 그가 리즈의 아버지가 아니라고 보기가 힘들다. FBI에 자수한 이후의 모든 생사를 넘나든 위험 감수는 리즈를 지키기 위함이었는데 이것은 어떤 계약이나 신의 관계만으로는 납득하기 어려운 과정이었다.
정체를 밝히기 싫은 리즈의 친부가 따로 있다고 하더라도 그게 커크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 레딩턴과 커크는 대립 관계이니 그가 커크를 보호하기 위해 정체를 감추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혹시 커크가 리즈의 생부가 맞는데 리즈 생모의 부탁을 받고 레딩턴이 리즈에게 비밀로 한 것일까?
여하간 시즌3까지 수많은 에피소드들에서 희한한 사건들이 많았지만 대부분이 리즈를 지키기 위한 레딩턴의 의도적인 정보 제공의 결과물들이었다. 그 많은 이야기가 결국 아버지-딸의 재회 및 신뢰 쌓기의 과정이다. 톰 킨이 회개하기도 했고 갑자기 고아인 그의 어머니가 거물임이 밝혀지고, 유명 카메오들이 많이도 죽어나갔지만 큰 줄기이자 이 쇼의 핵심은 그 둘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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