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이잉크(e-ink) 기기를 써본지 오래된 편이다. 아주 예전 대학생 시절(?)에 중고등학교 동기가 소니의 전자책 단말기(모델명은 모르겠다)를 당당히 자랑했을 때가 기억난다. 비슷한 시기에 국내 기업들의 전자책 단말기가 몇 가지 있었고, 삼성도 기기를 만들던 시절이다.
이후 국내기업 파피루스(?)에서 페이지원이라는 기기를 18만원인가의 가격으로 내놓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그것이 내 전자책 리더 생활의 시작이었다. 페이지원은 여러모로 좋은 기기였지만 스마트폰의 시대가 열리며 전자책 기기도 안드로이드 기반 단말기의 시대로 전환되며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다.
내가 네이버의 이북카페에 가입한 것도 페이지원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후 나는 아이리버와 KT가 합작한 단말기를 두번째로 소유했고, 킨들 시리즈를 비롯해 한국epub의 크레마 시리즈, 중국의 오닉스 제품들, 소니의 dpt 시리즈 등도 사용해보았다. 나름 여러 기기를 사용해보았는데, 일단 이북 리더기를 써보면 여러 개를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써보게 마련이라 특이한 경우도 아니다.
이북카페를 통해서 여러 정보를 얻었다. 안드로이드 기기의 시대가 오며 루팅이라는 걸 해야했기에 전문적인 지식이 많이 필요했다. 그렇지만 카페에서 많은 글을 읽었지만 직접 글을 쓰는 일은 별로 없었다. 사실 대부분의 커뮤니티에서 나는 글을 별로 안 쓴다.
그런데 얼마 전 최근 많이 들락거리는 커뮤니티에서 최신의 이잉크 액정의 스마트폰을 소개하는 글을 보았다. 전자기기들이 많이 소개되는 커뮤니티지만 이잉크 이용자들이 많아보이진 않는 곳이었다. 리뷰를 읽어보니 구미가 당기는 기기인지라 검색을 해보니 관련글이 많은 카페가 있었는데 네이버 이북카페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름은 이북카페나 별로 차이가 없는, 들어가보니 같은 성격의 카페인 것이다. 또한 이북카페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이용자들이 많이 보였다.
이곳은 무엇인가? 왜 이북카페라는 대표적인 이북 리더기 카페가 있는데 같은 걸 왜 만들었지? 여기 회원수는 왜 이렇게 많지? 등 온갖 궁금증이 생겼다. 카페가 생긴지는 이제 1년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잠정적으로 알아낸 바로는 2018년 7월 12일을 기점으로 이북카페의 여러 이용자들이 탈퇴하여 새로이 카페를 만들었다. 그 자초지종은 이북카페에서 게시글 3개의 등업 조건을 채우고 판매글 혹은 홍보글만 올리고 사라지는 이용자들을 제재해달라는 요구가 이어졌고, 운영자는 날선 반응으로 대응했고, 이에 반발한 많은 회원들이 이동한 것이었다. 이북카페는 자주 가는 곳인데 그런 사건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고, 새로운 카페의 존재를 1년 반이 지나서야 알게되었다는 것에도 놀랐다.
이북카페의 운영자가 이 카페는 내 것이니 나갈 테면 나가라는 식의 글을 올린 모양이고, 전문적인 지식과 많은 정보글 작성으로 이북카페의 성장에 큰 기여를 했던 이용자들은 자신들의 작성글을 남김없이 삭제하여 자기 것에 대한 소유권을 표현했다.
현재로서는 2018년 7월 12일 언저리의 글이 많이 사라져 정확한 경과는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나는 이제 두 개의 이북 리더기 카페에 가입되어있다. 그렇다고 어디에서건 글을 자주 쓸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카페 혹은 어떤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라는 것이 아무리 잘 돌아가도 결국 주인은 정해져있고, 돈을 버는 건 그 사람이라는 걸 다시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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