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1일 금요일

13 reasons why 시즌 2

많은 이들이 기다린 넷플릭스의 유명 드라마 13 리즌스 와이의 시즌 2가 얼마 전에 공개되었다. 영국 가디언에서는 청소년들의 시험 기간에 이 드라마가 공개되어 우려가 된다는 기사가 나온 적이 있다. 청소년들이 시험의 스트레스가 극심한 때에 이런 드라마를 보다가 자살 충동에 빠질까 우려한 것이다. 드라마는 그에 대한 대응으로 1편의 시작부터 학교에서의 어려움을 어디로 신고하라고 안내했고, 드라마의 매 편이 끝날 때마다 홈페이지 주소를 보여줬다.

이러한 제작사 측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의 내용은 매우 우울하다. 시즌1에서 하나 베이커의 자살 장면이 너무 적나라하여 불편했는데 이번에는 최종회에서 너무나 가학적이고 범죄에 분명한 집단 괴롭힘 장면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괴롭힘의 피해자가 총을 들고 축제의 현장에 가려고 할 때는 미국에서 현재도 학교의 총기 사고로 시끄러운 와중에 설마 드라마가 이렇게까지 나가도 될까 우려했는데 다행히 총을 발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가 드라마에서 몇 번이나 권총 사격을 하며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을 때는 결국 총을 들고 사고를 일으킬 것이라는 분명한 예고였다. 어쩌면 현재 미국 학교에서 일어난 사고들이 시즌2가 더욱 막장으로 끝나는 것을 막았을 가능성도 있다.

이 드라마는 다양성에 대한 집착하는 것으로 보일 정도로 인종, 성적 취향, 계급에 있어서 온갖 종류의 인간들을 모아놓았다. 여전히 핵심 캐릭터는 백인들인 것은 분명하고 바로 주변의 이차적인 캐릭터들에는 많은 흑인이 등장하고 히스패닉도 있다. 재미있게도 동양계 학생 캐릭터는 백인과의 혼혈이거나 아예 입양된 경우였다.

시즌2가 이룬 바는 무엇일까. 브라이스의 범죄는 하나 베이커 하나로 끝난 것이 아니라 어쩌면 당연하게도 예전부터 있었고, 생각보다 너무 많았다는 놀라움? 자신의 여자친구마저 그 쓰레기 같은 클럽하우스로 데려가 강간한다는 설정? 아니면 남성 동성애의 만연? 하나 베이커가 재크 뎀프시와 섹스를 하는 사이였다는 점? 하나가 이전 학교에서 따돌림의 가해자였다는 점? 결국 우리는 남에 대해 잘 모른다는 것, 그 남이 자신의 자식이라도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다는 점이 미덕이라면 미덕일 것이다.

하나가 따돌림을 하는 주체였다는 부분은 최근에 읽은 이기호의 '한정희와 나'라는 단편 소설과 너무 겹쳐졌다. 부모를 사실상 잃고 혈연도 아닌 남의 집에서 살면서 학교에서 다른 아이를 따돌리고, 그 아이가 임대아파트에 산다고 놀렸다는 한정희라는 캐릭터. 특히 아이들의 세상에서는 따돌림을 당하지 않기 위해 따돌리는 대열에 합류한다는 흐름이 너무 자연스러운가보다. 어른들의 세상에도 그런 일은 비일비재할 것이다.

하나 베이커를 잊지 못하다보니 아예 유령으로 자기 곁에 두게 된 클레이에게 심심한 위로를 보내며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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