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편이 방영됨으로써 이제 Watchmen은 1편만이 남았다. 원래는 한 시즌으로 끝날 예정이지만 린델로프의 최근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며 '다음' 시즌도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커지는 중이다.
린델로프의 충신들은 그의 전작인 더 레프트오버스를 근래 가장 뛰어난 TV 드라마라고 칭송하는 바인데, 이번 Watchmen도 거의 그 정도에 위치시키고 있는 중이다. 레프트오버스는 소설 원작이 있고, 원작자가 각본에 참여한 반면 이번 Watchmen의 원작자 앨런 무어는 TV 드라마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차이는 있지만 린델로프는 괜찮은 원작을 자신의 해석을 버무려 작품으로 잘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원작 이후의 세계를 그리는 것이라 그가 보여야할 재주가 더 많았다.
이번 8편은 지난 7편까지 부재했던 신, 닥터 맨하튼이 등장한다. 과연 9편까지 나오기는 할 것인가라는 의문이 있었지만 그는 8편에 등장했고 중심 캐릭터다. 1편 말미의 후속 에피소드에 대한 예고편에서 한 컷으로 닥터 맨하튼으로 짐작되는 인물이 등장하긴 했다. 하지만 닥터 맨하튼의 가면이 있을뿐 얼굴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에 진짜 그인지는 불확실했다. 진짜라면 왜 닥터 맨하튼의 가면이 필요한가라는 의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의문은 곧 풀렸다. 베트남이 배경인 장면에서 이제 성인이고 베트남 경찰이 된 앤젤라 에이바는 바에서 홀로 술을 마시는데 누군가 길에 떨어진 닥터 맨하튼의 가면을 집어들어 쓰고 그녀에게 다가가 자기가 닥터 맨하튼이라 주장한다. 그는 진짜였고, 사람들이 자신을 따라하는, 코스프레라고 할만한 행위가 일반적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목을 끌기 실어 닥터 맨하튼 가면을 썼던 것이다. 더 황당하게도 그는 그녀와 이미 사랑에 빠졌다고 주장했고, 앞으로 있을 둘의 사사랑의 시작과 끝을 설명했다.
닥터 맨하튼은 마치 "어라이벌"의 헵타포드처럼 시간을 순차적인 것이 아닌, non-linear하게 경험하기에 연애의 시작과 끝을 구분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그녀와 첫 데이트를 하고 성교도 하고 같이 10년을 살게 되지만 그 끝에 다다른 시점이야말로 그가 그녀를 사랑하게 된 순간이라고 고백한다. 보통은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신과 같은 존재의 경험이니 존중하는 수밖에 달리 이해할 도리가 없다.
이번 편에서 흥미로운 것은 그가 자신의 능력을 타인에게 넘겨줄 수 있다는 대목이다. 그래서 이미 윌 리브스나 앤젤라 에이바 둘 중 하나가 닥터 맨하튼의 능력을 이어받을 것이라는 예상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계란, 와플, 수영장 물 등이 전달 매체다.
8편 말미에 텔레포트된 닥터 맨하튼이 9편에서 최후를 맞이하는지, 그렇다면 그 능력이 다른 캐릭터게 전달되는지, 아니면 최후가 아닌지 밝혀질 예정이다. 그리고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에서 고통당하는 에이드리안 바이트가 말발굽으로 탈옥에 성공해서, 지구에 돌아오는 것인지도(많이들 그렇게 예상한다), 또 돌아온다면 어떤 형태인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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