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뉴스였다. 기사를 보기 전에는 녹색기후기금이라는 게 존재하는지도 몰랐는데 한국 기사들을 보면 엄청난 경사가 났다고 난리가 났다. 몰랐던 게 당연한 게 이 기금이 2010년에야 만들기로 결정되었고 아직 실제 기금은 한 푼도 없기 때문이다.
한국 기사들은 GCF 사무국 유치로 인한 경제적 효과를 발표하기에 바빴다. 물론 사무국 유치가 떼돈을 안겨줄 돈벌이라면 가뜩이나 어려운 인천 경제를 생각해서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환호 이전에 냉정하게 생각할 점들도 있다.
우선 이번 사무국 유치가 그다지 국제적인 이슈가 안 되고 있다. 이미 결정이 난 지는 수 시간이 지났지만 유명 국제 뉴스로는 로이터 정도에서만 다루고 있을 뿐이다. AP, AFP 같은 뉴스 에이전시는 물론 CNN, BBC 같은 유명 영어 뉴스에서도 다뤄지지 않고 있다. 단 한 마디도. 이는 어찌보면 사무국이 어디에 있느냐가 궁극적으로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즉 한국 언론에서는 자꾸 국가 위상이나 경제적 효과 혹은 당혹스럽게도 이대통령의 개인적 공로까지 강조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이렇게 국제 사회가 기금을 모아서 빈번해지고 갈수록 피해가 커지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 특히 개도국과 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가들을 실제로 도와야한다는 것이다. 뉴스들은 이런 면에서 한국이 어떤 기여를 하게 되었다거나 할 거라고 예상하지도, 어떤 방법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있다.
또 장기적으로 사무국 유치가 인천 송도에 경제적 플러스 효과를 유발하겠지만 그 규모는 현재로서는 언제나 지나치게 부풀기 마련인 '추정' 수치로 가늠할 뿐이다. 그리고 한국은 그 플러스를 얻기 위해 먼저 상당한 자금을 내놓기로 공약했다고 한다. 사무실 무상 제공, 9백만 달러 운영비 지원, 14~17년에는 4천만 달러의 신탁 기금이 그 내용이다. 물론 국제기구 사무국은 언론보도에서 나온 것처럼 국제 스포츠 행사나 국제 회의처럼 일시적인 게 아니기에 확실히 지속적인 경제 효과를 낳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나마 다행스럽지만 경제적 측면에서 우선 마이너스로 시작한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언제 균형을 이루게 되고 플러스로 변할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이틀 전 한 웹사이트는 이번 사무국 결정 투표를 앞두고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 사이트의 성격까지 파악하지는 않았지만 장난삼아 운영되는 곳은 아닌 것 같다. 투표 과정에서 윤리 규정이 강제되지 않을 위험성이 있고, 실제로 어떤 후보국에서 지나친 금액을 뿌렸다는 의혹도 있었다고 한다. 그게 한국은 아니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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