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론 폴의 전성기인 모양이다. 브레이킹 배드의 찌질한 마약쟁이역으로 나왔을 때는 크랜스턴의 훌륭한 조연 정도로 생각했는데 드라마 종영 이후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들며 맹활약하고 있다.
더 패쓰는 신흥종교인 마이어리즘의 집단 거주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룬 드라마인데 아론 폴은 자신의 믿음이 흔들리는 것을 느끼며 방황하는 인물이다. 미셸 모너핸과 휴 단시가 또 다른 주연들이다.
모너핸은 꽤 좋게 봐온 배우인데 중요한 역할들을 맡긴 하지만 원톱이라는 이미지까지는 구축하지 못한 듯 하여 아쉬움이 있고, 휴 단시는 미드 하니발 시리즈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인데 이 드라마에서 유사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연기를 했다.
마이어리즘이라는 종교는 추상적인 '사다리'를 올라가 '빛'에 가능한 가까이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듯 하다. 신을 빛으로 표현하는 것은 기독교 혹은 유대교에서도 이미 봐온 바였기 때문에 마이어리즘이 이상한 광신도 집단이라기보다 여러 종교 집단들의 이야기로 봐도 좋을 듯 하다. 기독교도 신흥 종교의 시절을 거쳐 세계 종교가 되었으니 현재 지배적 위치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또 하나의 신흥 종교를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는 맞지 않다. 그러나 외적으로 cult라고 표현되는 부정적 뉘앙스의 종교집단으로 낙인찍힌 마이어리즘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경기를 일으킬 혐오의 대상이다.
여하튼 마이어리즘은 1대 교주격인 스티브라는 인물이 병상에 계속 누워있다가 죽는 것으로 설정이 되는데 놀랍게도 시즌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멀쩡히 걸어다니는 모습을 보인다. 어떤 속임수가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무슨 내막이 있는 것인지는 다음 시즌에 밝혀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 자체로는 예수 이야기와 유사성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휴 단시는 스티브의 뒤를 자신이 이어야한다고 생각하는 인물로 스티브의 유지가 자신에게 왔다고 거짓말을 하며 마이어리즘을 자신의 방식대로 이끌려고 한다. 매스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해 단시가 이끄는 새로운 방식의 마이어리즘은 새로운 활력을 얻게 되나 1대 종교 지도자들의 승인을 얻지 않은 상태라 시즌 2에 큰 고난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는 아론 폴의 종교적 방황, 즉 빛은 커녕 마이어리즘이 완전 사기라고 믿게 된 상황이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들과의 관계와 엮이며 역동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실제로는 어떤 부적절한 관계도 없었지만 믿음의 상실 때문에 자꾸 겉도는 상황이 아내에게는 새 여자로 인한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론 폴은 아내인 모너핸이 휴 단시와 종교적 업무 때문에 자꾸 얽히는 것도 그렇고 아내가 자기보다 먼저 단시를 알았기 때문에 오히려 이 둘의 부적절한 관계를 의심한다. 단시는 모너핸에 대한 감정이 상당했고, 반대 방향의 감정도 무시할 정도는 아니지만 모너핸은 결코 선을 넘지 않았다.
시즌1에서 이야기되지 않지만 아론 폴이 종반으로 갈수록 어떤 '비전'들, 죽은 동물이나 뱀이 자기에게 기어오는 환시를 보게 되며 단시나 모너핸이 아닌 폴이야말로 마이어리즘에서 어떤 종교적 경지에 오르게 되는 역설이 벌어지지 않을까 짐작하게 된다.
여하튼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필요한 드라마지만 나름 시즌2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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