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 픽스 더 리턴이 방영되기 전까지는 가장 좋아하던 시리즈 중 하나인 미스터 로봇이 이번에는 가울에 시작되었다. 이야기의 스케일은 마음에 드는데 믿을 수 없는 화자의 문제 때문에 스토리에 완전히 몰입이 안 되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아무래도 시즌 1이 시즌 2보다는 훨씬 좋았다.
시즌 3는 타이렐이 쏜 총을 맞고 쓰러진 엘리엇으로부터 시작한다. 엘리엇이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한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어빙이라는 이름이다. 그는 아마도 이 드라마의 가장 인상적인 캐릭터 중 하나인 화이트로즈의 명령을 받고 일하는 듯 했다. 덕분에 엘리엇은 의료진의 도움을 받고 목숨을 건졌다.
깨어난 엘리엇은 친구 안젤라와 동생 달린을 만난다. 달린을 만나서는 '스테이즈 2'를 멈추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데 깨어나서 한동안은 미스터 로봇이 나타나지 않아서, 아버지의 망령이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다시 안젤라를 만난 후 드러나듯 미스터 로봇은 건재했다. 미스터 로봇은 엘리엇의 조치에 분개했다.
1편의 대부분 시간 동안 대규모 정전이 이어져서 밤은 어둠이 지배한다. 정전 자체가 스테이지 2는 아닌 듯 하고, 어떤 발전소에 나타난 화이트로즈의 장면을 감안하면 다크 아미와 관련된 일은 맞는 것 같다. 전기가 사라진 어둠의 시간은 엘리엇의 머릿속에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영국의 메이 총리가 득세하는 어두운 현실의 시대상황과 연결된다. 사실 오바마 시대로 맞춰졌던 시즌 2까지의 시간대를 생각하면 거의 같은 시점에서 트럼프, 메이가 등장하는 게 이상하기도 한데 지금 시청자들에게는 울림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런데 엘리엇은 시대의 어둠, 선동 정치, 공룡 기업의 횡포를 반추하다가 남탓을 할 게 아니고 모든 잘못은 자기에게 있었다는 결론에 이른다. 구글급의 회사로 보이는 이 코포레이션에 대한 공격이 이 드라마의 대부분이었음을 생각하면 어느 한 개인(물론 그는 악마같은 초대형 기업을 무너뜨릴 힘이 있었지만)에게 책임이 있다는 진단은 어떤 철학을 담은 것일까? 마치 성공과 실패는 모두 네 책임이라는 현 시대의 윤리와 동일시될 우려가 있지는 않을까. 미리 몇 개 에피소드를 본 평론가들이 모두 시즌3에 대해 호의적으로 평한 걸 보면 그런 윤리에 머무르지는 않을 것 같지만 매우 우려되는 시작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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