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보스의 매력을 육체적 측면에서 말하자면 '키티'인 캐슬린 로버트슨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77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인 이 배우의 얼굴만 따지고 보면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냥 예쁘장한 얼굴 중 하나? 하지만 그녀의 노출 연기 때 드러나는 몸의 라인은 완벽하다. 미학적으로 완전하다기보다 현대 남성의 욕망의 결정체랄까 미디어가 만들어낸 여성미의 측면에서 완벽함이랄까. 저런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 얼마나 가려서 먹고 운동을 할까를 생각하면 측은하기까지 한다.
그녀의 예전 사진을 보면 보통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있는데 보스의 '키티' 역할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그녀는 요즘 나오는 리메이크 말고 예전 비벌리 힐스 90210 출신이기도 한데 주연급은 아니었는지 그녀에 대한 기억은 없다.
보스 시즌 1에서는 극중 비중이 컸지만 이야기 전개상 시즌 2에서는 별로 빛을 발하지 못했다. 아쉬움이 크지만 만약 시즌 3가 나온다면 제자리로 돌아온 '키티'가 육체미가 아니라 지적 측면에서 발군의 연기를 펼치길 기대한다.
2012년 10월 29일 월요일
2012년 10월 27일 토요일
새로 시작한 미드들 평가
드라마는 시청률로서 대중적인 지지도를 확인할 수 있지만, 어떤 드라마는 남들이 별로라고 해도 꽂히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 글은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의 결과임을 감안하길 바란다.
일본의 드라마가 일 년의 4분기마다 새로운 작품들이 나오는 것처럼 미국 드라마들도 어떤 주기에 따라 새로운 드라마가 나오거나 새 시즌이 시작된다. 정확히 어떤 패턴인지는 모르겠으나 주기가 있다는 건 분명하다.
프린지, 모던 패밀리,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 홈랜드 등 유명 드라마는 가능한 미루지 않고 보려고 하는 중인데 신작 중에도 흥미를 끄는 작품들을 볼 것이냐 말 것이냐가 관건이다.
지금 시즌 1이 끝난 것 중 컨티뉴엄 같은 경우는 정확히는 캐나다 드라마지만 초기에 인터넷 상에서 굉장히 호평을 받았다. 캐나다산이라 그런지 미드에 비해 CG가 약하긴 했으나 흥미로운 소재임은 분명하다. 루퍼 같은 영화가 나오며 시간 여행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데 이 드라마는 미래의 범죄 집단이 현재로 와서 미래를 바꾸려고 하고, 한 여자 형사가 미래에 중요한 일을 담당할 어린 청년과 함께 그 집단을 막는 이야기다. 하지만 세간의 호평과 달리 계속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대작이라고 보긴 힘들었다. 보다가 중단 상태...
마찬가지로 시즌이 막 끝난 작품 중 앵거 매니지먼트는 재밌게 봤다. 코미디 장르이기도 하고 주연인 찰리 신의 연기도 좋았다. 예전에 동명의 유명한 영화가 있었지만 화를 다스리는 것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모양이다. 시즌 1의 압권은 찰리의 실제 아버지인 마이클 신이 극중 아버지 역할로 등장하여 그 유명한 지옥의 묵시록의 커크 대령 대사를 하는 장면!
최근 시작된 드라마 중 미녀와 야수의 새로운 버전이 있는데 스몰빌의 크리스틴 크룩이 등장하기에 향수 때문에 1화를 봤지만 야수의 첫 등장 장면을 보며 이건 아니다 싶어 더 이상 보지 않았다.
애로우라는 드라마는 한 도시의 최고 갑부와 그 아들이 어느 날 바다에서 조난을 당하고 아들만이 홀로 어떤 섬에서 살아남아 몇 년 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온다는 이야기다. 갑부가 몰래 정의로운 일을 한다는 설정은 배트맨이 대표적이지만, 스몰빌에서도 활 쏘는 갑부가 나왔던 기억도 있다. 갑부 궁수 의적이 주인공으로 전면배치된 것으로는 처음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얼마나 새로운 것이 있을지, 이 드라마를 언제까지 보게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666 파크 애비뉴는 로스트에서 존 로크로 나온 아저씨가 악마로 나오는 드라마로 캐릭터의 연속성이 돋보여 기대를 했으나 2화까지 본 이후 더 보지 않기로 했다. 어떤 평론가의 말처럼 1편에서 이 드라마는 앞으로의 한계가 너무 뚜렷하게 드러났기 때문이기도 하고, 꼭 봐야할만큼 교훈적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여자 주인공 캐릭터가 몇 화 지나서 완전히 바뀐다는 인터뷰 기사를 봤는데 약간 궁금하지만 그냥 그뿐이다.
라스트 리조트는 미국의 핵잠수함이 무고한 외국인들을 죽이라는 불투명한 상부 지시를 어긴 이후 미국으로부터 공격을 당하자 반란을 일으켜 미국 정부에 대항한다는 재미있는 설정을 하고 있다. 홈랜드에서 미국 장교가 테러를 일으키려고 계획하는 비디오를 찍는 것과 달리 이 드라마는 미국 본토에 핵미사일을 날리겠다고 함장이 경고하는 더 센 경고를 날린다. 하지만 미군이라는 설정이 익숙치 않기도 하거니와 도대체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는 이야기들 때문에 3화까지 본 이후 포기했다.
베가스 같은 경우 데니스 퀘이드가 주연으로 나와 상당한 기대를 했고, 여자 캐릭터로 매트릭스의 트리니티를 맡았던 캐니 앤 모스까지 등장한다. 더구나 예상만큼의 성공은 못 했어도 나름 인상깊었던 테라 노바의 남자 주인공 제이슨 오마라도 나와 가장 친숙한 인물이 많은 신작이다. 하지만 예전 라스 베가스의 사건들을 다루는 이 드라마는 캐스팅에 비해서 호평을 받고 있지는 못하고 있고 나 역시도 1화를 그다지 재밌게 보진 못한 상태에서 그 다음 화를 언제 볼지 망설이는 중이다.
셜록 홈즈를 미국화, 현재화한 엘리멘터리는 루시 류가 왓슨으로 등장하는 파격적인 설정의 드라마인데 홈즈의 말이 너무 많다보니 시청이 편하지가 않았다. 홈즈 시리즈는 언제나 재미있는 편이지만 1화를 보고 난 후 보류 중.
이렇게 보면 아직 신작 미드 중에 내 마음을 사로잡은 건 없는 셈이다. 그렇지만 위에서 언급한 홈랜드 등의 대작이 있기에 심심할 틈은 없다. 워킹 데드나 브레이킹 배드 시리즈까지 손댈 생각을 하니 시간은 더욱 없다. 신작 중 레볼루션과 고 온은 단순히 제목이나 주연 배우 때문에 흥미가 있으나 언제 보기는 할 것인지 잘 모르겠다. 오늘은 이만.
일본의 드라마가 일 년의 4분기마다 새로운 작품들이 나오는 것처럼 미국 드라마들도 어떤 주기에 따라 새로운 드라마가 나오거나 새 시즌이 시작된다. 정확히 어떤 패턴인지는 모르겠으나 주기가 있다는 건 분명하다.
프린지, 모던 패밀리,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 홈랜드 등 유명 드라마는 가능한 미루지 않고 보려고 하는 중인데 신작 중에도 흥미를 끄는 작품들을 볼 것이냐 말 것이냐가 관건이다.
지금 시즌 1이 끝난 것 중 컨티뉴엄 같은 경우는 정확히는 캐나다 드라마지만 초기에 인터넷 상에서 굉장히 호평을 받았다. 캐나다산이라 그런지 미드에 비해 CG가 약하긴 했으나 흥미로운 소재임은 분명하다. 루퍼 같은 영화가 나오며 시간 여행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데 이 드라마는 미래의 범죄 집단이 현재로 와서 미래를 바꾸려고 하고, 한 여자 형사가 미래에 중요한 일을 담당할 어린 청년과 함께 그 집단을 막는 이야기다. 하지만 세간의 호평과 달리 계속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대작이라고 보긴 힘들었다. 보다가 중단 상태...
마찬가지로 시즌이 막 끝난 작품 중 앵거 매니지먼트는 재밌게 봤다. 코미디 장르이기도 하고 주연인 찰리 신의 연기도 좋았다. 예전에 동명의 유명한 영화가 있었지만 화를 다스리는 것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모양이다. 시즌 1의 압권은 찰리의 실제 아버지인 마이클 신이 극중 아버지 역할로 등장하여 그 유명한 지옥의 묵시록의 커크 대령 대사를 하는 장면!
최근 시작된 드라마 중 미녀와 야수의 새로운 버전이 있는데 스몰빌의 크리스틴 크룩이 등장하기에 향수 때문에 1화를 봤지만 야수의 첫 등장 장면을 보며 이건 아니다 싶어 더 이상 보지 않았다.
애로우라는 드라마는 한 도시의 최고 갑부와 그 아들이 어느 날 바다에서 조난을 당하고 아들만이 홀로 어떤 섬에서 살아남아 몇 년 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온다는 이야기다. 갑부가 몰래 정의로운 일을 한다는 설정은 배트맨이 대표적이지만, 스몰빌에서도 활 쏘는 갑부가 나왔던 기억도 있다. 갑부 궁수 의적이 주인공으로 전면배치된 것으로는 처음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얼마나 새로운 것이 있을지, 이 드라마를 언제까지 보게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666 파크 애비뉴는 로스트에서 존 로크로 나온 아저씨가 악마로 나오는 드라마로 캐릭터의 연속성이 돋보여 기대를 했으나 2화까지 본 이후 더 보지 않기로 했다. 어떤 평론가의 말처럼 1편에서 이 드라마는 앞으로의 한계가 너무 뚜렷하게 드러났기 때문이기도 하고, 꼭 봐야할만큼 교훈적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여자 주인공 캐릭터가 몇 화 지나서 완전히 바뀐다는 인터뷰 기사를 봤는데 약간 궁금하지만 그냥 그뿐이다.
라스트 리조트는 미국의 핵잠수함이 무고한 외국인들을 죽이라는 불투명한 상부 지시를 어긴 이후 미국으로부터 공격을 당하자 반란을 일으켜 미국 정부에 대항한다는 재미있는 설정을 하고 있다. 홈랜드에서 미국 장교가 테러를 일으키려고 계획하는 비디오를 찍는 것과 달리 이 드라마는 미국 본토에 핵미사일을 날리겠다고 함장이 경고하는 더 센 경고를 날린다. 하지만 미군이라는 설정이 익숙치 않기도 하거니와 도대체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는 이야기들 때문에 3화까지 본 이후 포기했다.
베가스 같은 경우 데니스 퀘이드가 주연으로 나와 상당한 기대를 했고, 여자 캐릭터로 매트릭스의 트리니티를 맡았던 캐니 앤 모스까지 등장한다. 더구나 예상만큼의 성공은 못 했어도 나름 인상깊었던 테라 노바의 남자 주인공 제이슨 오마라도 나와 가장 친숙한 인물이 많은 신작이다. 하지만 예전 라스 베가스의 사건들을 다루는 이 드라마는 캐스팅에 비해서 호평을 받고 있지는 못하고 있고 나 역시도 1화를 그다지 재밌게 보진 못한 상태에서 그 다음 화를 언제 볼지 망설이는 중이다.
셜록 홈즈를 미국화, 현재화한 엘리멘터리는 루시 류가 왓슨으로 등장하는 파격적인 설정의 드라마인데 홈즈의 말이 너무 많다보니 시청이 편하지가 않았다. 홈즈 시리즈는 언제나 재미있는 편이지만 1화를 보고 난 후 보류 중.
이렇게 보면 아직 신작 미드 중에 내 마음을 사로잡은 건 없는 셈이다. 그렇지만 위에서 언급한 홈랜드 등의 대작이 있기에 심심할 틈은 없다. 워킹 데드나 브레이킹 배드 시리즈까지 손댈 생각을 하니 시간은 더욱 없다. 신작 중 레볼루션과 고 온은 단순히 제목이나 주연 배우 때문에 흥미가 있으나 언제 보기는 할 것인지 잘 모르겠다. 오늘은 이만.
2012년 10월 26일 금요일
[미드] 보스(Boss)
네이트 미드 커뮤니티를 통해 처음 '24'를 접하고 이후 미드를 좀 보긴 했으나, 내 드라마 시청의 1순위는 수년 간 일드였다. 그러나 일 년 쯤 되었을까, 이제는 일드보다 미드를 훨씬 많이 보게 된다. 일드의 전성기가 지난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고, 월요일 9시 드라마가 20%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하는 것도 더 이상 이상하지 않다. CSI를 비롯해 미드의 열풍이 한국을 휩쓴 것은 오랜 일이나 나로서는 이상하리만치 미드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회의적인 심정으로 보기 시작했던 '매드 멘'이 생각보다 재미있음을 발견하고, '게임 오브 쓰론'의 웅장한 스케일과 스펙터클에 빠져들며 미드의 매력을 다시 발견했던 것 같다. 사실 일드나 미드나 마찬가지지만 경찰, 법조계, 의학계라는 전통적인 장르들은 너무나 우려먹어서 아무리 새로운 시리즈가 나오더라도 정을 붙이기가 어렵다.
이러다 서론이 너무 길어질 우려가 있어 본론으로 들어가기로 한다. 우연히 '보스'라는 미드를 접하게 되었다. 누가 추천한 것도 아니고, 그저 평점이 높은 드라마라 한번 보기로 했는데 만만찮은 재미를 준다. 얼마 전에 시즌 2가 끝났는데 예상과 달리 다음 시즌도 방영될 기세다.
시카고라는 도시는 고층 빌딩, 화재, 농구팀, 야구팀 등으로 유명하지만 그곳의 시장이 막강한 권한을 가진 사람이라는 설정이 처음에는 잘 와닫지 않았다. 미국 정치나 행정 시스템은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아서 처음 몇 편을 보면서는 어떤 정치적 사건이 진행되고 있는지도 와닿지 않았다. 알고보니 일리노이 주지사 후보를 선출하는 선거 캠페인이 진행 중이었는데, 주인공인 시카고 시장 탐 케인이 현직 주지사를 더 이상 지지하지 않고, 차세대 정치인을 밀어주는 과정이었다.
시즌 1, 2를 연달아서 쭉 보았는데 케인에게 부정적인 정치적 악재들이 계속해서 등장하지만 그는 모두 물리치며 재기하고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한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처음부터 곧 고약한 병 때문에 시장직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태에 빠질 것이 예견되었다는 점이다. 이미 증세는 처음부터 조금씩 시작되고 있었고, 회가 거듭될수록 그리고 그가 손에 더 많은 피를 묻힐 수록 그의 희생자들의 환영들의 환청이 크게 들려온다.
이런 운명, 최고의 권력자이지만 권좌에서 내려와야만 하는 운명에 거세게 저항하는 한 남자의 싸움이 처절하게 펼쳐진다. 그는 자리를 지키기 위해 최측근을 암살하고, 아내의 가슴에 총알을 박고, 딸을 체포하는 걸 망설이지 않는다. 이런 말만 보면 이런 막장 드라마가 왜 좋은 평가를 받는지 의아할 수 있다. 미국 대통령도 아니고 고작 시장 한 명이 휘두르는 권력이 얼마나 강할 수 있을지 실감이 안 가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드라마는 현실성 측면보다는 권력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로 읽어햐하는지 모른다. 케인, 즉 시장의 부인 메레디스는 케인 이전에 시카고 시장을 오래 역임한 남성의 딸이다. 메레디스는 가능하다면 자신이 시장이 되고 싶었겠으나, 차기 시장의 아내가 되는 것에 만족해야만했다. 그리고 아버지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남편을 견제한다. 케인은 20년 이상(?) 시카고 시장 자리를 유지한 것으로 설정되는데, 그 전에 그의 장인이 쭉 시카고 시장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시카고의 시장 자리는 선출직이 아니라 거의 세습직으로 보인다.
이런 독재가 가능한 것은 이 시장들이 엄청난 선정을 베풀었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이들로 인해 불쌍한 아이들이 독극물에 중독되어 피해를 입고, 가난한 지역의 시민들이 개발 사업 때문에 쫓겨났다. 드라마를 통해 펼쳐지듯이 이 시장들은 지역 재계 인사들과 유착 관계에 있고, 시 의원들과도 거래를 통해 집단적인 이익을 공유함으로써 그러나 여러 지역 인사들의 이해관계를 정밀하게 통제함으로써 계속해서 정치력을 유지한다. 그래서 미국이라는 민주정의 공간에서 사실상의 독재정, 왕정이 유지되는 것처럼 설정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누군가는 이 드라마를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렇게 왕과 다름없는 케인이지만 그의 딸은 마약 중독 상태이고 마약 거래를 하는 흑인을 애인으로 두고 있다. 딸 에마를 더 매정하게 버린 것은 케인만큼이나 비정한 정치적 동물인 어머니 메레디스였다. 시즌 2에 가면 케인의 사생아가 등장해 케인을 보좌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서비스 씬에 가까운 이해하기 어려운 성관계 장면들이 아니더라도 막장스러운 설정들은 엄청나게 더 많기에 이 드라마가 권장할만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스타즈의 방송답게 재미있긴 하다. 아까도 말했지만 현실성의 잣대로 잘만들었다고 보긴 힘들다는 것만 다시 적어둔다.
회의적인 심정으로 보기 시작했던 '매드 멘'이 생각보다 재미있음을 발견하고, '게임 오브 쓰론'의 웅장한 스케일과 스펙터클에 빠져들며 미드의 매력을 다시 발견했던 것 같다. 사실 일드나 미드나 마찬가지지만 경찰, 법조계, 의학계라는 전통적인 장르들은 너무나 우려먹어서 아무리 새로운 시리즈가 나오더라도 정을 붙이기가 어렵다.
이러다 서론이 너무 길어질 우려가 있어 본론으로 들어가기로 한다. 우연히 '보스'라는 미드를 접하게 되었다. 누가 추천한 것도 아니고, 그저 평점이 높은 드라마라 한번 보기로 했는데 만만찮은 재미를 준다. 얼마 전에 시즌 2가 끝났는데 예상과 달리 다음 시즌도 방영될 기세다.
시카고라는 도시는 고층 빌딩, 화재, 농구팀, 야구팀 등으로 유명하지만 그곳의 시장이 막강한 권한을 가진 사람이라는 설정이 처음에는 잘 와닫지 않았다. 미국 정치나 행정 시스템은 익숙해지기가 쉽지 않아서 처음 몇 편을 보면서는 어떤 정치적 사건이 진행되고 있는지도 와닿지 않았다. 알고보니 일리노이 주지사 후보를 선출하는 선거 캠페인이 진행 중이었는데, 주인공인 시카고 시장 탐 케인이 현직 주지사를 더 이상 지지하지 않고, 차세대 정치인을 밀어주는 과정이었다.
시즌 1, 2를 연달아서 쭉 보았는데 케인에게 부정적인 정치적 악재들이 계속해서 등장하지만 그는 모두 물리치며 재기하고 자신의 위치를 공고히 한다. 재미있는 것은 그가 처음부터 곧 고약한 병 때문에 시장직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태에 빠질 것이 예견되었다는 점이다. 이미 증세는 처음부터 조금씩 시작되고 있었고, 회가 거듭될수록 그리고 그가 손에 더 많은 피를 묻힐 수록 그의 희생자들의 환영들의 환청이 크게 들려온다.
이런 운명, 최고의 권력자이지만 권좌에서 내려와야만 하는 운명에 거세게 저항하는 한 남자의 싸움이 처절하게 펼쳐진다. 그는 자리를 지키기 위해 최측근을 암살하고, 아내의 가슴에 총알을 박고, 딸을 체포하는 걸 망설이지 않는다. 이런 말만 보면 이런 막장 드라마가 왜 좋은 평가를 받는지 의아할 수 있다. 미국 대통령도 아니고 고작 시장 한 명이 휘두르는 권력이 얼마나 강할 수 있을지 실감이 안 가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드라마는 현실성 측면보다는 권력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로 읽어햐하는지 모른다. 케인, 즉 시장의 부인 메레디스는 케인 이전에 시카고 시장을 오래 역임한 남성의 딸이다. 메레디스는 가능하다면 자신이 시장이 되고 싶었겠으나, 차기 시장의 아내가 되는 것에 만족해야만했다. 그리고 아버지의 유산을 지키기 위해 남편을 견제한다. 케인은 20년 이상(?) 시카고 시장 자리를 유지한 것으로 설정되는데, 그 전에 그의 장인이 쭉 시카고 시장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시카고의 시장 자리는 선출직이 아니라 거의 세습직으로 보인다.
이런 독재가 가능한 것은 이 시장들이 엄청난 선정을 베풀었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이들로 인해 불쌍한 아이들이 독극물에 중독되어 피해를 입고, 가난한 지역의 시민들이 개발 사업 때문에 쫓겨났다. 드라마를 통해 펼쳐지듯이 이 시장들은 지역 재계 인사들과 유착 관계에 있고, 시 의원들과도 거래를 통해 집단적인 이익을 공유함으로써 그러나 여러 지역 인사들의 이해관계를 정밀하게 통제함으로써 계속해서 정치력을 유지한다. 그래서 미국이라는 민주정의 공간에서 사실상의 독재정, 왕정이 유지되는 것처럼 설정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누군가는 이 드라마를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렇게 왕과 다름없는 케인이지만 그의 딸은 마약 중독 상태이고 마약 거래를 하는 흑인을 애인으로 두고 있다. 딸 에마를 더 매정하게 버린 것은 케인만큼이나 비정한 정치적 동물인 어머니 메레디스였다. 시즌 2에 가면 케인의 사생아가 등장해 케인을 보좌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서비스 씬에 가까운 이해하기 어려운 성관계 장면들이 아니더라도 막장스러운 설정들은 엄청나게 더 많기에 이 드라마가 권장할만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스타즈의 방송답게 재미있긴 하다. 아까도 말했지만 현실성의 잣대로 잘만들었다고 보긴 힘들다는 것만 다시 적어둔다.
2012년 10월 20일 토요일
녹색기후기금GCF 본부가 송도로 결정되었단다
갑작스러운 뉴스였다. 기사를 보기 전에는 녹색기후기금이라는 게 존재하는지도 몰랐는데 한국 기사들을 보면 엄청난 경사가 났다고 난리가 났다. 몰랐던 게 당연한 게 이 기금이 2010년에야 만들기로 결정되었고 아직 실제 기금은 한 푼도 없기 때문이다.
한국 기사들은 GCF 사무국 유치로 인한 경제적 효과를 발표하기에 바빴다. 물론 사무국 유치가 떼돈을 안겨줄 돈벌이라면 가뜩이나 어려운 인천 경제를 생각해서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환호 이전에 냉정하게 생각할 점들도 있다.
우선 이번 사무국 유치가 그다지 국제적인 이슈가 안 되고 있다. 이미 결정이 난 지는 수 시간이 지났지만 유명 국제 뉴스로는 로이터 정도에서만 다루고 있을 뿐이다. AP, AFP 같은 뉴스 에이전시는 물론 CNN, BBC 같은 유명 영어 뉴스에서도 다뤄지지 않고 있다. 단 한 마디도. 이는 어찌보면 사무국이 어디에 있느냐가 궁극적으로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즉 한국 언론에서는 자꾸 국가 위상이나 경제적 효과 혹은 당혹스럽게도 이대통령의 개인적 공로까지 강조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이렇게 국제 사회가 기금을 모아서 빈번해지고 갈수록 피해가 커지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 특히 개도국과 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가들을 실제로 도와야한다는 것이다. 뉴스들은 이런 면에서 한국이 어떤 기여를 하게 되었다거나 할 거라고 예상하지도, 어떤 방법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있다.
또 장기적으로 사무국 유치가 인천 송도에 경제적 플러스 효과를 유발하겠지만 그 규모는 현재로서는 언제나 지나치게 부풀기 마련인 '추정' 수치로 가늠할 뿐이다. 그리고 한국은 그 플러스를 얻기 위해 먼저 상당한 자금을 내놓기로 공약했다고 한다. 사무실 무상 제공, 9백만 달러 운영비 지원, 14~17년에는 4천만 달러의 신탁 기금이 그 내용이다. 물론 국제기구 사무국은 언론보도에서 나온 것처럼 국제 스포츠 행사나 국제 회의처럼 일시적인 게 아니기에 확실히 지속적인 경제 효과를 낳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나마 다행스럽지만 경제적 측면에서 우선 마이너스로 시작한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언제 균형을 이루게 되고 플러스로 변할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이틀 전 한 웹사이트는 이번 사무국 결정 투표를 앞두고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 사이트의 성격까지 파악하지는 않았지만 장난삼아 운영되는 곳은 아닌 것 같다. 투표 과정에서 윤리 규정이 강제되지 않을 위험성이 있고, 실제로 어떤 후보국에서 지나친 금액을 뿌렸다는 의혹도 있었다고 한다. 그게 한국은 아니었길 바란다.
한국 기사들은 GCF 사무국 유치로 인한 경제적 효과를 발표하기에 바빴다. 물론 사무국 유치가 떼돈을 안겨줄 돈벌이라면 가뜩이나 어려운 인천 경제를 생각해서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환호 이전에 냉정하게 생각할 점들도 있다.
우선 이번 사무국 유치가 그다지 국제적인 이슈가 안 되고 있다. 이미 결정이 난 지는 수 시간이 지났지만 유명 국제 뉴스로는 로이터 정도에서만 다루고 있을 뿐이다. AP, AFP 같은 뉴스 에이전시는 물론 CNN, BBC 같은 유명 영어 뉴스에서도 다뤄지지 않고 있다. 단 한 마디도. 이는 어찌보면 사무국이 어디에 있느냐가 궁극적으로 중요한 게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즉 한국 언론에서는 자꾸 국가 위상이나 경제적 효과 혹은 당혹스럽게도 이대통령의 개인적 공로까지 강조하지만 결국 중요한 건 이렇게 국제 사회가 기금을 모아서 빈번해지고 갈수록 피해가 커지는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 특히 개도국과 같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가들을 실제로 도와야한다는 것이다. 뉴스들은 이런 면에서 한국이 어떤 기여를 하게 되었다거나 할 거라고 예상하지도, 어떤 방법을 제시하지도 못하고 있다.
또 장기적으로 사무국 유치가 인천 송도에 경제적 플러스 효과를 유발하겠지만 그 규모는 현재로서는 언제나 지나치게 부풀기 마련인 '추정' 수치로 가늠할 뿐이다. 그리고 한국은 그 플러스를 얻기 위해 먼저 상당한 자금을 내놓기로 공약했다고 한다. 사무실 무상 제공, 9백만 달러 운영비 지원, 14~17년에는 4천만 달러의 신탁 기금이 그 내용이다. 물론 국제기구 사무국은 언론보도에서 나온 것처럼 국제 스포츠 행사나 국제 회의처럼 일시적인 게 아니기에 확실히 지속적인 경제 효과를 낳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나마 다행스럽지만 경제적 측면에서 우선 마이너스로 시작한다는 점, 그리고 그것이 언제 균형을 이루게 되고 플러스로 변할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이틀 전 한 웹사이트는 이번 사무국 결정 투표를 앞두고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 사이트의 성격까지 파악하지는 않았지만 장난삼아 운영되는 곳은 아닌 것 같다. 투표 과정에서 윤리 규정이 강제되지 않을 위험성이 있고, 실제로 어떤 후보국에서 지나친 금액을 뿌렸다는 의혹도 있었다고 한다. 그게 한국은 아니었길 바란다.
2012년 10월 15일 월요일
2011년 1월 30일 일요일
토레스
토레스가 리버풀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그가 클럽에 정식으로 이적 요청을 했기에 그의 마음은 분명히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많은 팬들에게 이 사실은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겨주었다. 물론 토레스가 많은 선수가 그렇듯 돈을 위해 떠나는 게 아니라는 건 안다. 그런 의미에서 그동안 선수에게 거짓 약속만 날린 전 구단주들의 책임은 막대하다. 그들은 세계적 경제위기를 핑계로 대겠지만 결코 리버풀을 진심으로 대한 적이 없었다.
토레스가 자신이 사랑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떠난 것은 더 나은 팀에서 뛰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토레스가 오기 직전 라파 감독 체제에서 두번째로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오른 리버풀이지만 하필 토레스가 온 이후로는 한 번도 우승을 맛보지 못했다. 즉 토레스가 며칠내로 첼시로 간다면 그는 리버풀에서 한 번의 우승 경험도 없이 떠나는 것이다. 스페인 대표팀에서 유로, 월드컵 모두 우승한 선수에겐 만족스럽지 않은 일이다. 어떻게 보면 떠날 완벽한 이유이긴 하다. 일부에선 핵심 선수들이 대부분 삼십대인 첼시가 우승을 경험할 적합한 장소냐고 묻는데 긴축재정을 펼치던 아브라모비치가 토레스를 영입함으로써 다시 팀 재건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면 why not? 쓰라린 말이지만 리버풀에서 있는 것보다는 빨리 우승을 해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거짓말하는 구단주에 더해 작년에는 그를 영입한 라파 베니테스와도 사이가 멀어졌다고 한다(라파가 핵심선수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건 많이 알려졌는데 그 선수들이 누구인지는 불분명하다. 토레스, 레이나라고도 하고 로컬 출신인 제라드, 캐러거가 언급되기도 한다). 지난 여름부터 토레스는 다른 팀을 알아보라고 에이전트사에 요청했고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시티, 첼시가 대기하고 있었다. 세 팀 모두와 상당한 접촉이 있었고 첼시는 여름에도 영입제안을 한 바 있다. 1월 28일의 제안은 토레스측에서 더욱 강한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양측은 며칠 전에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재 팬들은 떠나겠다는 그를 이해하면서도 왜 시즌 도중에, 왜 같은 리그의 팀으로 가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첼시 입장에서는 파이낸셜 페어 플레이의 제약을 받지 않는 마지막 시기에 큰 영입을 해야하는 시기적 절박함이 있었다. 토레스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뛸 수 있기에 당장 몇 개월 후에 첼시에서 여러 대회 우승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AT를 떠날 당시의 아름다움이 사라진 것은 선수로서만이 아니라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이라는 그에 대한 평가를 뒤집을 수밖에 없다.
남겨진 리버풀의 모든 구성원들은 오웬이 떠났을 때처럼 그가 틀렸음을, 결국 클럽이 어떤 개인보다 크고 중요함을 증명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많은 팬들에게 이 사실은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겨주었다. 물론 토레스가 많은 선수가 그렇듯 돈을 위해 떠나는 게 아니라는 건 안다. 그런 의미에서 그동안 선수에게 거짓 약속만 날린 전 구단주들의 책임은 막대하다. 그들은 세계적 경제위기를 핑계로 대겠지만 결코 리버풀을 진심으로 대한 적이 없었다.
토레스가 자신이 사랑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떠난 것은 더 나은 팀에서 뛰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토레스가 오기 직전 라파 감독 체제에서 두번째로 챔피언스 리그 결승에 오른 리버풀이지만 하필 토레스가 온 이후로는 한 번도 우승을 맛보지 못했다. 즉 토레스가 며칠내로 첼시로 간다면 그는 리버풀에서 한 번의 우승 경험도 없이 떠나는 것이다. 스페인 대표팀에서 유로, 월드컵 모두 우승한 선수에겐 만족스럽지 않은 일이다. 어떻게 보면 떠날 완벽한 이유이긴 하다. 일부에선 핵심 선수들이 대부분 삼십대인 첼시가 우승을 경험할 적합한 장소냐고 묻는데 긴축재정을 펼치던 아브라모비치가 토레스를 영입함으로써 다시 팀 재건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면 why not? 쓰라린 말이지만 리버풀에서 있는 것보다는 빨리 우승을 해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거짓말하는 구단주에 더해 작년에는 그를 영입한 라파 베니테스와도 사이가 멀어졌다고 한다(라파가 핵심선수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건 많이 알려졌는데 그 선수들이 누구인지는 불분명하다. 토레스, 레이나라고도 하고 로컬 출신인 제라드, 캐러거가 언급되기도 한다). 지난 여름부터 토레스는 다른 팀을 알아보라고 에이전트사에 요청했고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시티, 첼시가 대기하고 있었다. 세 팀 모두와 상당한 접촉이 있었고 첼시는 여름에도 영입제안을 한 바 있다. 1월 28일의 제안은 토레스측에서 더욱 강한 신호를 보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로 양측은 며칠 전에 만남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재 팬들은 떠나겠다는 그를 이해하면서도 왜 시즌 도중에, 왜 같은 리그의 팀으로 가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첼시 입장에서는 파이낸셜 페어 플레이의 제약을 받지 않는 마지막 시기에 큰 영입을 해야하는 시기적 절박함이 있었다. 토레스는 챔피언스 리그에서 뛸 수 있기에 당장 몇 개월 후에 첼시에서 여러 대회 우승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AT를 떠날 당시의 아름다움이 사라진 것은 선수로서만이 아니라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이라는 그에 대한 평가를 뒤집을 수밖에 없다.
남겨진 리버풀의 모든 구성원들은 오웬이 떠났을 때처럼 그가 틀렸음을, 결국 클럽이 어떤 개인보다 크고 중요함을 증명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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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23일 일요일
간만의 스포츠베팅
얼마나 쉬었던가. 얼마 되지도 않는 베트맨의 예치금이 거의 떨어진 후 미련없이 베팅을 그만두었다. 스포츠를 나름 잘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 무색해질 만큼 마이너스 행진이었다. 그나마 거액 베팅은 하지 않아서 그냥 몇 달 잘 놀았다고 생각하고 말았지만.
스포츠엔 별로 관심도 없어보이던 후배 녀석이 최근에 프로토를 좀 한다기에 자극을 받았나 보다. 문득 베트맨에 다시 예치금을 충전하고 간만에 베팅을 해 보았다. 시즌 초반의 광란이 지났기에 이번에는 그나마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낙관을 하며.
토요일밤 경기를 보다 피곤하여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아침에 벌떡 일어나 경기 결과를 떨리는 마음으로 기대에 가득 차 천천히 본다. 이게 왠일인가. 리버풀부터 비겼단다. 아니 첼시까지? 리버풀은 조금 불안한 감이 있어 하나밖에 베팅을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첼시까지 비길 줄은 몰랐다. 그나마 맨유가 비긴 것은 예상했던 바이지만 무득점 무승부일 줄이야.
현재까지 결과를 보니 모두 무승부인 2조합 한 개가 맞았고, 3조합 한 개는 두 개가 맞은 상황에서 내일 남은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한다. 3조합까지 맞으면 약간 이득을 보고, 틀리면 4천원 정도 손해를 보는 형국이다.
간만에 한 이번 베팅이 주는 교훈은 국대 주간을 간과하지 말라는 것이다. 리버풀에 베팅할 때는 주전들의 부상이나 피로를 감안했는데 다른 팀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다. 분석없이 거의 흐름에 대한 감만으로 베팅을 했는데 아주 빗나가지는 않은 것이 다행스럽긴 하다만. 프리메라나 세리에 쪽의 결과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그다지 기대는 하지 않는다. 역시 마구잡이로 베팅을 하는 것은 내 돈을 그냥 버리는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이 새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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