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27일 목요일

홈랜드 시즌 2

예상 외의 결말이었다. 시즌 2에서 모든 것이 끝날 것으로 보였는데 시즌 3까지 나올 모양이다. 입에 착 달라붙는 이름인 아부 나지르가 죽었지만 테러는 계속되고 미국이 입는 피해의 강도는 증대한다.

시즌 1을 볼 때만큼의 긴장은 느낄 수 없었다. 그리고 시즌 마지막 회의 거대한 폭발 이후 이야기를 어떻게 끌고 나갈지 모르겠다. 재미가 없지는 않았지만 허무하달까. 적어도 미국에서 이런 내용의 메이저 드라마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칭찬할 일인지 모르겠다.

2012년 12월 25일 화요일

별을 쫓는 아이

신카이 마코토의 별을 쫓는 아이를 보았다. 그리스 신화, 라틴 아메리카 고대 문명, 일본 고대 신화 등 많은 것이 합성된 이야기였는데 재미는 있었으나 스토리의 개연성은 잘 와닫지 않았다.

아가르타라는 공간, 동굴을 통해 연결되는 곳이고 죽은 이들이 가는 곳으로 여겨지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았다. 아가르타에 사는 사람들이 있고, 예전엔 지상 세계와 교류도 많았다. 지하 세계이지만 그곳은 밝았다. 지상의 상식과는 다른 원리가 지배하는 곳이겠지만 선뜻 그 세계관이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아스나는 지하 세계에 갔다가 돌아온 것인가? 아스나는 왜 그렇게 외로웠고, 어머니를 버려두고 선뜻 지하로 간 것일까. 난 아스나가 아버지를 찾는 줄 알았으나 꼭 그렇지도 않았다. 모리사키 선생으로부터 아버지의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했을까? 그러나 모리사키는 자신의 사랑을 되찾기 위해 고민없이 아스나를 희생하려했다.

퍼레이즈 엔드 (Parade's end)

비교적 화제작 영드였던 셜록의 두 주인공이 요즘 잘 나간다. 셜록의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이후 BBC의 시대극 퍼레이즈 엔드에서 레베카 홀과 함께 주연을 맡은 반면 왓슨 역의 마틴 프리먼은 12월 최대 화제작 중 하나인 호빗 시리지의 주연이다.

셜록을 본 이후 우연히 러브 액츄얼리를 보며 왓슨이 포르노 배우 역할이었음을 발견하며 놀랐던 기억이 나는데 마틴 프리먼이 호빗을 통해 얼굴을 제대로 알리게 되었다.

여하튼 며칠 전에 퍼레이즈 엔드를 봤다. 개인적으로는 크리스토퍼 티젠스로 연기한 베네닉트가 영국 통계청에서 일했다는 게 상당히 재미있었다. 통계적으로 적어도 크리스토퍼는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을 정확히 예측했다는 건데 정말 그런 사람이 있었는지, 모델이 있는지 궁금하다.

솔직히 말하면 컴버배치보다는 레베카 홀의 마력 때문에 본 드라마인데 캐릭터나 혹은 캐릭터 간의 관계가 잘 납득이 되지 않았다. 애초에 둘은 왜 결혼을 했으며, 왜 애정도 없는 결혼을 지속했는지. 드라마는 그 부당함, 대표적으로 여성의 투표권이 없다는 부당함 등이 제1차 세계대전이라는 대전환기의 사건을 통해 깨져나감을 말하고 있긴 하다.

일반적인 의미의 퍼레이드와는 다른, 내가 이해하기엔 넓은 의미의 전통적 방식의 고수로서의 퍼레이드가 제1차 세계대전을 통해 끝난다는 것이 드라마의 말하고자 하는 바가 아닐까 싶다. 크리스토퍼 티젠스는 그런 의미의 퍼레이드에 대해 1편에서 말했고 나중에도 몇 차례 말한다. 마지막 편에서는 1차 대전이 끝난 후 군대를 해산시키며 퍼레이드가 끝났다는 조금 더 전형적인 의미의 퍼레이드가 제시된다.

와놉 역할의 배우는 처음 본 것 같은데 첫 인상은 좋았으나 그다지 설득력이 있는 캐릭터는 아니었다. 매력 면에서도 레베카 홀에 비할 바가 아니었고.

2012년 12월 19일 수요일

새로운 대통령

오늘도 어김없이 투표를 했다. 5년 전에 이어 이번에도 내가 투표한 후보가 당선되지 못할 것 같다.

사회의 보수화. 차라리 일본이라면 '보수'화가 말이 되겠으나 우리나라의 보수화는 빨갱이에 대한 손가락질, 질색 이외에 뭐가 있나. 무엇을 지키는 보수인가. 어떤 이들은 국가 정체성이라고 하는 것 같다. 박근혜 후보 유세 현장에 지지자들이 태극기를 흔들었던 것이 그걸 대변하리라.

하지만 통진당도 아닌 민주통합당이 종북 세력이라거나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분명치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단 말인가. 지난 5년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실정을 보고도 박근혜 후보, 새누리당이 총선과 대선에서 이렇게 지지를 얻는 것은 나에겐 불가사의한 일이다.

사람들 말처럼 문재인이라는 개인 후보는 좋으나 민주당이 대안 세력으로서 부족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새누리당을 찍어야하나? 투표를 하지 않은 25%의 사람들은 누구도 찍기 싫어 포기한 걸까. 하지만 75%라면 적지는 않은 투표율. 민주당으로서는 거센 후폭풍을 겪어야할 것 같다. 민주당이 그 자체로는 그다지 매력적인 대안이 아님이 다시 확인되었다.

만약 이대로 박 후보가 다음 대통령이 된다면 어떤 5년이 될까. 많은 변화, 미래를 이야기했지만 대선 투표일이 다가와서야 공개된 공약집, 이 부분은 민주당도 마찬가지지만,의 내용 중 현실이 될 것은 무엇인가.  그 현실은 새로운 시대로서 기대할만한 혹은 바람직한 것일까. 난 공약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악몽이 심각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2012년 11월 28일 수요일

레오 까락스 감독의 신작 홀리 모터스(Holy motors)

어린 시절 영화를 잘 안다는 사람들의 호평을 듣고 대단한 젊은 감독으로 알고만 있었던 레오 까락스 감독. 그의 대표작 퐁네프의 연인들을 아직도 본 적은 없지만 엄청난 작품이라고 그냥 믿고만 있다.

레오 까락스 감독이 폴라 X 이후 13년만에 만들었다는 신작 홀리 모터스. 제목이나 포스터만 보아서는 어떤 내용일지 상상할 수 없었다. 로튼 토마토의 평가는 칭찬 일색. 엄청난 작품이라는 느낌이 왔다. 그러나 일단 보고난 후 이 영화는 무엇인지 멍해지고 만다.

레오 까락스의 인터뷰나 영화평들을 보면 대강의 플롯과 의도하는 바는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얼개를 받아들이면 영화가 참 잘 짜여졌구나라고 인정할 수도 있다.

 길쭉한 리무진을 보며 까락스는 저 차는, 저 차에 탄 사람들은 자신들을 과시하면서 날 좀 보라고 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실체는 보여주지 않는구나라고 느꼈다고 한다. 자동차가 보통 썬팅 때문에 안에서 밖은 잘 보여도 밖에서 안에 누가 있는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긴 한데, 리무진은 그 기이할 정도로 긴 모양 때문에 까락스에게 더욱 이상하게 느껴졌던 모양이다.

홀리 모터스. 영화의 이름이 의미하는 바는 마지막 부분에 드러난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자동차가 말을 한다는 건 공개해도 될 것 같지만. 

이야기는 오스카로 불리는 한 남성이 리무진에 있는 온갖 분장도구와 역할 지침서를 읽어가며 하룻동안 여러 가지 역할로 변신하는 이야기다. 초반에는 한 부자 남성이 할 일이 없어 남들 모르게 기행과 일탈을 경험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런 사람은 아니었다. 오히려 오스카는 누군가 주문하는 대로 명령에 따를 뿐이다.

그는 여자가 되기도 하고, 거지가 되기도 하고, 컴퓨터 그래픽 영상을 위한 모델이 되기도 하고, 죽어가는 부호, 살인자이자 희생자, 킬러, 미치광이 그리고 하루를 마감하는 마지막 충격적 역할까지 온갖 정체성을 구현한다. 그러므로 이 영화가 까락스의 의도대로 인터넷 세대의 분열된 자아상의 영화화로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

인터넷 상에서 흔히 이야기되듯이 게시판의 지배자이자 오피니언 리더 같은 한 인물이 사실은 찌질한 오덕후일 수도 있듯이 굳이 롤 플레잉 게임을 통해서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은 현실의 자아와는 다른 모습을 그것도 여러가지 차원에서 동시에 살아가고 있다.

물론 그 이상의 의미를 읽어낼 가능성은 많다. 나는 그저 하나의 큰 줄기를 이야기해볼 따름이다. 많은 이들이 올해 최고의 영화로 꼽는 이 영화. 나로서도 큰 이견은 없다. 레오 까락스는 새로운 형식에 대한 실험만으로도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

2012년 10월 29일 월요일

'보스'의 '키티', 캐슬린 로버트슨

미드 보스의 매력을 육체적 측면에서 말하자면 '키티'인 캐슬린 로버트슨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 77년생으로 적지 않은 나이인 이 배우의 얼굴만 따지고 보면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냥 예쁘장한 얼굴 중 하나? 하지만 그녀의 노출 연기 때 드러나는 몸의 라인은 완벽하다. 미학적으로 완전하다기보다 현대 남성의 욕망의 결정체랄까 미디어가 만들어낸 여성미의 측면에서 완벽함이랄까. 저런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 얼마나 가려서 먹고 운동을 할까를 생각하면 측은하기까지 한다.

그녀의 예전 사진을 보면 보통 긴 머리를 늘어뜨리고 있는데 보스의 '키티' 역할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그녀는 요즘 나오는 리메이크 말고 예전 비벌리 힐스 90210 출신이기도 한데 주연급은 아니었는지 그녀에 대한 기억은 없다.

보스 시즌 1에서는 극중 비중이 컸지만 이야기 전개상 시즌 2에서는 별로 빛을 발하지 못했다. 아쉬움이 크지만 만약 시즌 3가 나온다면 제자리로 돌아온 '키티'가 육체미가 아니라 지적 측면에서 발군의 연기를 펼치길 기대한다.

2012년 10월 27일 토요일

새로 시작한 미드들 평가

드라마는 시청률로서 대중적인 지지도를 확인할 수 있지만, 어떤 드라마는 남들이 별로라고 해도 꽂히기도 한다. 그러므로 이 글은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의 결과임을 감안하길 바란다.

일본의 드라마가 일 년의 4분기마다 새로운 작품들이 나오는 것처럼 미국 드라마들도 어떤 주기에 따라 새로운 드라마가 나오거나 새 시즌이 시작된다. 정확히 어떤 패턴인지는 모르겠으나 주기가 있다는 건 분명하다.

프린지, 모던 패밀리, 퍼슨 오브 인터레스트, 홈랜드 등 유명 드라마는 가능한 미루지 않고 보려고 하는 중인데 신작 중에도 흥미를 끄는 작품들을 볼 것이냐 말 것이냐가 관건이다.

지금 시즌 1이 끝난 것 중 컨티뉴엄 같은 경우는 정확히는 캐나다 드라마지만 초기에 인터넷 상에서 굉장히 호평을 받았다. 캐나다산이라 그런지 미드에 비해 CG가 약하긴 했으나 흥미로운 소재임은 분명하다. 루퍼 같은 영화가 나오며 시간 여행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는데 이 드라마는 미래의 범죄 집단이 현재로 와서 미래를 바꾸려고 하고, 한 여자 형사가 미래에 중요한 일을 담당할 어린 청년과 함께 그 집단을 막는 이야기다. 하지만 세간의 호평과 달리 계속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대작이라고 보긴 힘들었다. 보다가 중단 상태...

마찬가지로 시즌이 막 끝난 작품 중 앵거 매니지먼트는 재밌게 봤다. 코미디 장르이기도 하고 주연인 찰리 신의 연기도 좋았다. 예전에 동명의 유명한 영화가 있었지만 화를 다스리는 것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모양이다. 시즌 1의 압권은 찰리의 실제 아버지인 마이클 신이 극중 아버지 역할로 등장하여 그 유명한 지옥의 묵시록의 커크 대령 대사를 하는 장면!

최근 시작된 드라마 중 미녀와 야수의 새로운 버전이 있는데 스몰빌의 크리스틴 크룩이 등장하기에 향수 때문에 1화를 봤지만 야수의 첫 등장 장면을 보며 이건 아니다 싶어 더 이상 보지 않았다.

애로우라는 드라마는 한 도시의 최고 갑부와 그 아들이 어느 날 바다에서 조난을 당하고 아들만이 홀로 어떤 섬에서 살아남아 몇 년 후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온다는 이야기다. 갑부가 몰래 정의로운 일을 한다는 설정은 배트맨이 대표적이지만, 스몰빌에서도 활 쏘는 갑부가 나왔던 기억도 있다. 갑부 궁수 의적이 주인공으로 전면배치된 것으로는 처음이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얼마나 새로운 것이 있을지, 이 드라마를 언제까지 보게 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666 파크 애비뉴는 로스트에서 존 로크로 나온 아저씨가 악마로 나오는 드라마로 캐릭터의 연속성이 돋보여 기대를 했으나 2화까지 본 이후 더 보지 않기로 했다. 어떤 평론가의 말처럼 1편에서 이 드라마는 앞으로의 한계가 너무 뚜렷하게 드러났기 때문이기도 하고, 꼭 봐야할만큼 교훈적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여자 주인공 캐릭터가 몇 화 지나서 완전히 바뀐다는 인터뷰 기사를 봤는데 약간 궁금하지만 그냥 그뿐이다.

라스트 리조트는 미국의 핵잠수함이 무고한 외국인들을 죽이라는 불투명한 상부 지시를 어긴 이후 미국으로부터 공격을 당하자 반란을 일으켜 미국 정부에 대항한다는 재미있는 설정을 하고 있다. 홈랜드에서 미국 장교가 테러를 일으키려고 계획하는 비디오를 찍는 것과 달리 이 드라마는 미국 본토에 핵미사일을 날리겠다고 함장이 경고하는 더 센 경고를 날린다. 하지만 미군이라는 설정이 익숙치 않기도 하거니와 도대체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는 이야기들 때문에 3화까지 본 이후 포기했다.

베가스 같은 경우 데니스 퀘이드가 주연으로 나와 상당한 기대를 했고, 여자 캐릭터로 매트릭스의 트리니티를 맡았던 캐니 앤 모스까지 등장한다. 더구나 예상만큼의 성공은 못 했어도  나름 인상깊었던 테라 노바의 남자 주인공 제이슨 오마라도 나와 가장 친숙한 인물이 많은 신작이다. 하지만 예전 라스 베가스의 사건들을 다루는 이 드라마는 캐스팅에 비해서 호평을 받고 있지는 못하고 있고 나 역시도 1화를 그다지 재밌게 보진 못한 상태에서 그 다음 화를 언제 볼지 망설이는 중이다.

셜록 홈즈를 미국화, 현재화한 엘리멘터리는 루시 류가 왓슨으로 등장하는 파격적인 설정의 드라마인데 홈즈의 말이 너무 많다보니 시청이 편하지가 않았다. 홈즈 시리즈는 언제나 재미있는 편이지만 1화를 보고 난 후 보류 중.

이렇게 보면 아직 신작 미드 중에 내 마음을 사로잡은 건 없는 셈이다. 그렇지만 위에서 언급한 홈랜드 등의 대작이 있기에 심심할 틈은 없다. 워킹 데드나 브레이킹 배드 시리즈까지 손댈 생각을 하니 시간은 더욱 없다. 신작 중 레볼루션과 고 온은 단순히 제목이나 주연 배우 때문에 흥미가 있으나 언제 보기는 할 것인지 잘 모르겠다. 오늘은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