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의 많은 시간을 브레이킹 배드를 보며 보냈다. 소문을 들은 적은 많았고, 특히 마지막인 시즌 5가 끝난 후 트위터에서의 격한 아쉬움들을 보며 꽤 재미있나보다 생각하긴 했다. 그리고 시즌 1의 몇 편을 보면서 시즌 4까지는 눈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재미있는 전개가 이어졌다.
하지만 거기까지가 아니었나 싶다. 프링이 사망했고, 또 시즌 5가 마지막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한 시즌 5의 주된 내용이 어떨지는 뻔했다. 다름 아닌 월터의 몰락일 수밖에 없는데 그 방식들이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다. 그래서인지 시즌 5는 천천히 보게 됐고 행크가 생각보다 일찍 죽고 나자 아쉬움 때문인지 마지막 두 편은 별로 인상적이지 못하기까지 했다.
범죄 소굴의 최정상의 위치에 가까운 악한들과 대면한 월터가 그들을 굴복시키고 자신의 말대로 '제국'을 건설하고 권력을 휘두르는 것을 좋아하게 되는 과정은 인상적이었다. 월터는 계속 자신의 범행을 가족을 위해서라고 말했지만 결국 마지막에 아내인 스카일러에게 자기가 좋아서 한 일이라고 고백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메쓰 랩에서 홀로 최후를 맞이하며 웃고 있었다. 후회는 없다는 듯.
죽음과 경제적 곤란에 찌들고 억압당한 월터가 자신이 제조한 최상급 순도의 마약을 수단으로 권력을 하나하나 얻어나가는 과정은 마약 중독자 못지 않은 권력 중독자의 모습에 다름아니었다. 월터의 오만함은 죽음까지도 얕보게 만들었다.
하지만 거기서 가장 아쉬운 설정이 나온다. 월터의 폐암이 돌아온 부분이다. 수술 후 완치는 아니었지만 활동에 아무 지장이 없던 월터인데 스카일러가 월터에게 다시 병에 걸리라고 저주를 하자마자 다시 폐암 때문에 죽어간다는 것은 너무 작위적이었다.
또한 행크가 월터의 집 화장실에서 휘트먼의 시집을 보며 모든 것을 깨달은 과정도 우연이 지나친 경우였다. 누구보다 DEA 간부인 행크를 경계하는 월터가 집 안에 증거를 놔둔다? 그리고 제시 핑크먼이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려던 찰나에 월터가 브록에게 독이 있는 식물을 줬다는 사실을 깨달은 장면은 볼 때 집중력이 떨어져서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전반적으로 월터의 몰락의 계기들이라는 것들이 작위적이고 이야기를 어떻게건 끝내기 위한 억지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월터가 권력의 기쁨을 맛보게 되는 과정에도 많은 우연이 개재되었던 것도 맞다. 다만 너그러이 생각하더라도 몰락의 경우가 더 이해하기 어려웠음은 어쩔 수 없다.
아마도 더 와이어보다도 더 평이 좋은, 10점 만점에 9점 이상의 이 드라마는 약간은 과대평가되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마약을 본격적으로 다룬 이 드라마가 적어도 시즌 4까지는 중독성이 상당했다는 것은 인정하며 마친다.
2015년 2월 24일 화요일
2014년 7월 14일 월요일
인간이란 : Her, Transcendence, RoboCop
새삼스럽지만 인공지능에 대한 영화들을 보며 결국 인간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느낀다. 인공지능, 즉 사람이 설계한 기계의 지적 능력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느냐를 상상하면 종교적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터미네이터>에서처럼 기계가 인간을 없애려고 노력할 수도 있고, 인조인간과 사람간의 차이를 구별할 수 없게 되어 벌어지는 혼란에 대한 고전적 영화들은 너무 많았는데 근래 드라마 중 <배틀스타 갈락티카>가 그런 문제를 깊게 다룬바 있다.
작년, 올해 중에 개봉했던 유명작들도 이 주제를 다룬 것들이 있다. 그 중 <허>, <트랜센던스>, <로보캅>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세 작품의 소재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다 다르다. <허>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지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고, <트랜센던스>는 수퍼컴퓨터에 인간의 지성 혹은 영혼을 업로드하면 어떻게 될까의 이야기였고, <로보캅>은 예전 시리즈의 리메이크라고 할 수 있을텐데 육체로서 최소한의 인간성(정말 최소한인지는 논란의 대상이겠지만)을 갖춘 로봇 혹은 인간과 로봇의 융합체에 대한 이야기다.
<허>는 지금의 현대 사회가 조금만 더 지나면 나올 법한 세상을 그렸다. 이미 사람들은 거리를 지나치면서 자신의 스마트폰의 음악, 뉴스, 게임 혹은 팟캐스트에 빠져 주변 사람들을 별로 의식하지 않는다. 웨어러블이 모바일 기기의 새로운 주류가 되어 가고 있는 지금 <허> 속의 세상은 정말 멀지 않은 미래로 보인다. 이미 사람들은 자기 세상에 빠져있는데 만약 귓속으로 24시간 언제나 감미로운 이성의 목소리를 들으며 맘에 드는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스칼렛 요한슨이 목소리를 연기한 운영체제가 인간과 사랑(심지어 육체적으로!?)에 빠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지만 만약 빅데이터의 축적이 더 진행된다면 소프트웨어가 그럴듯한 대답을 해낼 수도 있다고 상상할 수는 있으리라.
만약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전하더라도 인간의 영혼을 가질 수는 없다고 한다면 <트랜센던스>는 거꾸로 인간의 정신을 업로드하겠다는 발상을 한 것 같다. 이에 어떻게 가능한지 설득력은 떨어지고, 영화 속에서도 그것이 가능하겠냐고 의심을 할 정도였다. 그래서 오히려 이 영화는 SF라기보다 종교 영화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한 것 같다. 원래부터 조니 뎁은 신성한 사람이었고 그래서 컴퓨터와 결합된 이후 진정한 신이 될 수 있었다. 신성을 가진 기계, 인터넷을 통해 동시에 지구 어느 곳에서도 존재할 수 있고, 인류 전체의 이익을 위한다는 거룩한 목표를 위해 행동하는 존재. 그래서 범인들은 이 기계신을 이해할 수 없고, 믿을 수 없고, 그래서-마치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고 죽인 것처럼-살해한다.
로보캅은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묻는 방식으로서 기계로 만들어진 사지에 의해 목숨이 지탱되는, 원래 가진 것은 머리와 심장, 허파 정도밖에 남지 않은 한 경찰을 이용한다. 이 사람은 머리는 아직 인간의 것이지만 상업적 이해 때문에 뇌마저 통제당하고 만다. 그러나 기계적 통제는 인간 두뇌의 깊은 능력을 모두 감당할 수 없었고, 그래서 이 반인반기계 인간은 만든 이들이 보기엔 폭주하고 만다. 영화가 기본적으로 전작의 리메이크고, 주제도 새롭다고 할 것은 없지만 자잘하게 보는 재미가 있다. 트랜센던스가 크리스토퍼 놀란이 제작에 참여함으로써 모건 프리먼, 킬리안 머피 등을 끌어들여서 아주 희한하게 무의미한 캐릭터로 전락시키는 실수를 한 반면 로보캅은 미묘하게 배트맨과 연결되고 있다. 게리 올드만이 여기에서도 정의로운 캐릭터로 등장했고, 로보캅은 영화의 상당 분량에서 검은 의상을 입고 다녔다. 검은 의상은 회사의 이익에 끌려다니는 어두운 캐릭터를 상징하기도 하고 존재적 의미에서 박쥐와 연결될 수도 있겠다.
작년, 올해 중에 개봉했던 유명작들도 이 주제를 다룬 것들이 있다. 그 중 <허>, <트랜센던스>, <로보캅>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세 작품의 소재와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다 다르다. <허>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지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고, <트랜센던스>는 수퍼컴퓨터에 인간의 지성 혹은 영혼을 업로드하면 어떻게 될까의 이야기였고, <로보캅>은 예전 시리즈의 리메이크라고 할 수 있을텐데 육체로서 최소한의 인간성(정말 최소한인지는 논란의 대상이겠지만)을 갖춘 로봇 혹은 인간과 로봇의 융합체에 대한 이야기다.
<허>는 지금의 현대 사회가 조금만 더 지나면 나올 법한 세상을 그렸다. 이미 사람들은 거리를 지나치면서 자신의 스마트폰의 음악, 뉴스, 게임 혹은 팟캐스트에 빠져 주변 사람들을 별로 의식하지 않는다. 웨어러블이 모바일 기기의 새로운 주류가 되어 가고 있는 지금 <허> 속의 세상은 정말 멀지 않은 미래로 보인다. 이미 사람들은 자기 세상에 빠져있는데 만약 귓속으로 24시간 언제나 감미로운 이성의 목소리를 들으며 맘에 드는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스칼렛 요한슨이 목소리를 연기한 운영체제가 인간과 사랑(심지어 육체적으로!?)에 빠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지나친 감이 있지만 만약 빅데이터의 축적이 더 진행된다면 소프트웨어가 그럴듯한 대답을 해낼 수도 있다고 상상할 수는 있으리라.
만약 아무리 인공지능이 발전하더라도 인간의 영혼을 가질 수는 없다고 한다면 <트랜센던스>는 거꾸로 인간의 정신을 업로드하겠다는 발상을 한 것 같다. 이에 어떻게 가능한지 설득력은 떨어지고, 영화 속에서도 그것이 가능하겠냐고 의심을 할 정도였다. 그래서 오히려 이 영화는 SF라기보다 종교 영화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한 것 같다. 원래부터 조니 뎁은 신성한 사람이었고 그래서 컴퓨터와 결합된 이후 진정한 신이 될 수 있었다. 신성을 가진 기계, 인터넷을 통해 동시에 지구 어느 곳에서도 존재할 수 있고, 인류 전체의 이익을 위한다는 거룩한 목표를 위해 행동하는 존재. 그래서 범인들은 이 기계신을 이해할 수 없고, 믿을 수 없고, 그래서-마치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고 죽인 것처럼-살해한다.
로보캅은 인간과 기계의 경계를 묻는 방식으로서 기계로 만들어진 사지에 의해 목숨이 지탱되는, 원래 가진 것은 머리와 심장, 허파 정도밖에 남지 않은 한 경찰을 이용한다. 이 사람은 머리는 아직 인간의 것이지만 상업적 이해 때문에 뇌마저 통제당하고 만다. 그러나 기계적 통제는 인간 두뇌의 깊은 능력을 모두 감당할 수 없었고, 그래서 이 반인반기계 인간은 만든 이들이 보기엔 폭주하고 만다. 영화가 기본적으로 전작의 리메이크고, 주제도 새롭다고 할 것은 없지만 자잘하게 보는 재미가 있다. 트랜센던스가 크리스토퍼 놀란이 제작에 참여함으로써 모건 프리먼, 킬리안 머피 등을 끌어들여서 아주 희한하게 무의미한 캐릭터로 전락시키는 실수를 한 반면 로보캅은 미묘하게 배트맨과 연결되고 있다. 게리 올드만이 여기에서도 정의로운 캐릭터로 등장했고, 로보캅은 영화의 상당 분량에서 검은 의상을 입고 다녔다. 검은 의상은 회사의 이익에 끌려다니는 어두운 캐릭터를 상징하기도 하고 존재적 의미에서 박쥐와 연결될 수도 있겠다.
2014년 7월 3일 목요일
홍명보 감독 유임
바야흐로 관용의 시대다. 지도자들의 사의는 더 높은 자리에 있는 지도자에 의해 반려된다. 아마도 닮은 꼴인 두 사람은 식물권력자의 삶을 조금은 더 살아야할 모양이다. 한 명은 총리, 한 명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다.
홍명보 감독이 2015년까지의 계약 기간을 채우기로 공식 결정이 난 것은 놀라자빠질 일은 아닌 것 같다. 이미 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에게 많은 아량을 베풀었고, 국민감정이 악화일로로 치달았어도 감독 경질에 대한 암시조차 준 적이 없다. 오히려 오전의 공식 발표 전까지 유임할 것 같다는 말만 자꾸 흘러나왔다.
이 탄탄대로를 걸어왔던 축구인, 심지어 이번 월드컵 첫 경기인 러시아와의 경기를 무승부로 마친 이후 전술로 칭찬을 받기조차했던 이 사람은 결국 알제리, 벨기에라는 같은 조 16강 진출 팀들에 무참히 패배하며 한계를 드러냈다.
대표팀 축구를 그다지 보지 않게 된지 오래이기에 월드컵 때 조금 보고 비난의 화살을 쏘아댈 자격은 없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감독의 권한을 운운하며 함량 미달의 선수들을 안고 대회에 임한 그에게 1년의 주어진 시간 동안 잘 모르는 선수를 뽑아 쓸 여유는 없었다고 그의 선수 기용을 이해해버릴 수는 없다.
홍명보에게 일단 주어진 하나의 대회는 아시안컵이다. 그런데 그는 징계 때문에 두 경기를 나올 수 없을 예정이라고 한다. 더구나 이제는 더 이상 쓸 수 없는 카드가 되어버린 박주영을 비롯하여 월드컵에서 부진했던 소위 홍명보의 아이들을 제외해야 할텐데 그가 어떤 선수들을 쓸지가 가장 관건이다.
만약 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이 한국 축구의 미래에 대해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다시 한 번 홍명보의 아이들만을 중용해서는 안 된다. 최소한 다른 아이들에게 뛰어 볼 기회라도 줘야 한다. 그러나 식물감독이 두 경기나 벤치에도 앉지 못할 대회에서 어떻게 한국 축구의 미래를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늦었더라도, 차기 감독을 생각조차 해본적 없는지 몰라도, 약간의 공백기가 있을지 몰라도 역시 새 감독을 찾았어야 한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부적절한 후보자밖에 생각할 수 없는 것일까 ? 결국 그나마 홍명보 유임이 가장 나은 선택지였을까? 어떻게 보아도 암담한 결론이다.
홍명보 감독이 2015년까지의 계약 기간을 채우기로 공식 결정이 난 것은 놀라자빠질 일은 아닌 것 같다. 이미 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에게 많은 아량을 베풀었고, 국민감정이 악화일로로 치달았어도 감독 경질에 대한 암시조차 준 적이 없다. 오히려 오전의 공식 발표 전까지 유임할 것 같다는 말만 자꾸 흘러나왔다.
이 탄탄대로를 걸어왔던 축구인, 심지어 이번 월드컵 첫 경기인 러시아와의 경기를 무승부로 마친 이후 전술로 칭찬을 받기조차했던 이 사람은 결국 알제리, 벨기에라는 같은 조 16강 진출 팀들에 무참히 패배하며 한계를 드러냈다.
대표팀 축구를 그다지 보지 않게 된지 오래이기에 월드컵 때 조금 보고 비난의 화살을 쏘아댈 자격은 없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감독의 권한을 운운하며 함량 미달의 선수들을 안고 대회에 임한 그에게 1년의 주어진 시간 동안 잘 모르는 선수를 뽑아 쓸 여유는 없었다고 그의 선수 기용을 이해해버릴 수는 없다.
홍명보에게 일단 주어진 하나의 대회는 아시안컵이다. 그런데 그는 징계 때문에 두 경기를 나올 수 없을 예정이라고 한다. 더구나 이제는 더 이상 쓸 수 없는 카드가 되어버린 박주영을 비롯하여 월드컵에서 부진했던 소위 홍명보의 아이들을 제외해야 할텐데 그가 어떤 선수들을 쓸지가 가장 관건이다.
만약 축구협회와 홍명보 감독이 한국 축구의 미래에 대해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다시 한 번 홍명보의 아이들만을 중용해서는 안 된다. 최소한 다른 아이들에게 뛰어 볼 기회라도 줘야 한다. 그러나 식물감독이 두 경기나 벤치에도 앉지 못할 대회에서 어떻게 한국 축구의 미래를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늦었더라도, 차기 감독을 생각조차 해본적 없는지 몰라도, 약간의 공백기가 있을지 몰라도 역시 새 감독을 찾았어야 한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부적절한 후보자밖에 생각할 수 없는 것일까 ? 결국 그나마 홍명보 유임이 가장 나은 선택지였을까? 어떻게 보아도 암담한 결론이다.
2014년 6월 30일 월요일
2014년 3월 27일 목요일
암스트롱의 거짓말
뚜르 드 프랑스 7회 우승에 빛나는 랜스 암스트롱의 몰락에 대한 소식은 언젠가 들어보았다. 자전거 대회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부정한 방법으로 우승했다는 암스트롱의 이야기를 듣고 놀라긴 했다.
암스트롱의 몰락에 대한 영화 The Armstrong lie를 보았다. 영화는 그의 어린 시절부터 되돌아보며 암스트롱의 약물 복용, 스타덤, 몰락의 과정을 조망한다.
역시 암스트롱의 이야기에서 중요한 줄기는 그가 꿈같은 스토리를 가진 인물, 사람들의 꿈을 자극하고 희망을 안겨주는 인물이었다는 점이다. 암으로 생존의 기로에 섰던 한 선수가 놀랍게도 곧바로 인간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뚜르 드 프랑스를 우승한다. 사람들, 특히 미국인들은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곧이어 스폰서십으로 대표되는 대규모 자본이 관여한다.
1998년 뚜르 드 프랑스에서 금지 약물을 소지한 선수들이 대거 발견되며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암스트롱은 대담하게도 1999년부터 줄곧 부정한 방법을 이용했다. 암 투병을 하던 암스트롱이 금지 약물을 이용했을 거라고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았던 모양. 그리고 뚜르 드 프랑스는 팀 단위로 참여하기 때문에 암스트롱의 동료들도 그의 방법을 알았고, 그들 또한 정당하지 않은 행동에 관여했다. 즉 1998년의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수들은 여전히 다른 방법을 이용하거나 하며 자신의 신체 능력을 끌어올렸다.
여기서 암스트롱을 변호할 수 있는 하나의 지점이 성립한다. 그가 실력이 없는 사람도 아니었고 다른 모두가 그 시절 그랬던 것처럼 행동했고 그래서 우승했다. 그가 특별히 더 효능이 좋은 약물을 사용한 것도 아니었다. 더구나 그는 얼마전까지 병상에 있던 몸.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지만 영화의 다른 이들이 단언해서 말하듯 그것이 그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암스트롱을 용서받을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든 이유는 수년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언제나 당당한 태도로 부정했던 그 뻔뻔함, 그리고 거짓말을 유지하기 위해 절친한 동료를 배신하고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였던 전력 등이 있다. 그리고 은퇴 후 복귀한 뚜르 드 프랑스, 이번에야말로 '깨끗한' 몸으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겠다고 했던 그 대회에서조차 그는 초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결국 수혈이라는 또 다른 부정한 방식을 이용하며 3위를 기록했다.
암스트롱이 적지 않은 의혹을 받으면서도 승승장구했던 이유 중에는 협회장과의 친분도 작용했지만 암투병 환자들을 위한 그의 모금 행동이 한 몫했던 듯하다. livestrong. 강하게 살자는 그의 슬로건? 모토? 혹은 캠페인은 실제로 많은 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듯 하지만 배신감을 안기며 허망하게 끝나고 말았다.
암스트롱의 몰락에 대한 영화 The Armstrong lie를 보았다. 영화는 그의 어린 시절부터 되돌아보며 암스트롱의 약물 복용, 스타덤, 몰락의 과정을 조망한다.
역시 암스트롱의 이야기에서 중요한 줄기는 그가 꿈같은 스토리를 가진 인물, 사람들의 꿈을 자극하고 희망을 안겨주는 인물이었다는 점이다. 암으로 생존의 기로에 섰던 한 선수가 놀랍게도 곧바로 인간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뚜르 드 프랑스를 우승한다. 사람들, 특히 미국인들은 그의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곧이어 스폰서십으로 대표되는 대규모 자본이 관여한다.
1998년 뚜르 드 프랑스에서 금지 약물을 소지한 선수들이 대거 발견되며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암스트롱은 대담하게도 1999년부터 줄곧 부정한 방법을 이용했다. 암 투병을 하던 암스트롱이 금지 약물을 이용했을 거라고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았던 모양. 그리고 뚜르 드 프랑스는 팀 단위로 참여하기 때문에 암스트롱의 동료들도 그의 방법을 알았고, 그들 또한 정당하지 않은 행동에 관여했다. 즉 1998년의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수들은 여전히 다른 방법을 이용하거나 하며 자신의 신체 능력을 끌어올렸다.
여기서 암스트롱을 변호할 수 있는 하나의 지점이 성립한다. 그가 실력이 없는 사람도 아니었고 다른 모두가 그 시절 그랬던 것처럼 행동했고 그래서 우승했다. 그가 특별히 더 효능이 좋은 약물을 사용한 것도 아니었다. 더구나 그는 얼마전까지 병상에 있던 몸.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지만 영화의 다른 이들이 단언해서 말하듯 그것이 그의 행동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암스트롱을 용서받을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든 이유는 수년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언제나 당당한 태도로 부정했던 그 뻔뻔함, 그리고 거짓말을 유지하기 위해 절친한 동료를 배신하고 거짓말쟁이로 몰아붙였던 전력 등이 있다. 그리고 은퇴 후 복귀한 뚜르 드 프랑스, 이번에야말로 '깨끗한' 몸으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겠다고 했던 그 대회에서조차 그는 초반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결국 수혈이라는 또 다른 부정한 방식을 이용하며 3위를 기록했다.
암스트롱이 적지 않은 의혹을 받으면서도 승승장구했던 이유 중에는 협회장과의 친분도 작용했지만 암투병 환자들을 위한 그의 모금 행동이 한 몫했던 듯하다. livestrong. 강하게 살자는 그의 슬로건? 모토? 혹은 캠페인은 실제로 많은 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었던 듯 하지만 배신감을 안기며 허망하게 끝나고 말았다.
2013년 10월 31일 목요일
2013년 10월 4일 금요일
동평화시장 두번째 방문
여름에 태어난 딸 아이의 옷은 많지 않다. 처음에 당장 필요한 것만 사다보니 거의 배냇저고리만 있었고 추운 날씨에 대비할만한 것이 별로 없었다.
그리하여 두번째로 동대문에 갔다. 역시나 이번에도 동평화시장 2층에 있는 매장, 특히 해피유통이 주요 목적지였다. 지난 번에는 늦게 가는 통에 해피유통은 영업이 끝나 있었고, 이공만 갈 수 있었다.
이번에는 12시 경에 도착해서 무난하게 매장에서 물건을 고를 수 있었다. 위치가 어디인지 잠깐 헛갈렸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그곳이 해피유통이었다.
가보니 해피유통은 상가의 매장 중에서 규모가 큰 편이었다. 몇 칸을 차지하고 있었고, 한쪽에 신생아용 옷들이 한 무더기, 또 다른 쪽에 돌 지난 아이들 용 옷이 한 무더기로 쌓여있었다. 먼저 온 사람들은 거의 다 신생아용 옷을 고르고 있었다.
자리를 잡기도 어려울 정도였고, 통로가 좁다보니 지나가는 사람들과 수시로 부딪히게 된다. 그래도 소문의 그곳에 왔으니 옷을 건져보자는 심정으로 옷더미를 뒤적거려댔다. 전에 본 것처럼 장당 2,500원이어서 위아래 세트로 하면 5,000원이 된다.
브랜드는 잘 모르지만 많이 들어본 이름이 압소바, 해피랜드, 파코라반 등의 옷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하지만 추울 때 입기엔 얇아 보이는 것들이 많아서 망설여진다. 먼저 온 분들이 다 집어갔는지 가장 작은 사이즈인 75가 80에 비해 적어보였다. 그리고 간혹 옷들에 무언가 묻어있었다.
위아래 짝을 맞추기 어려워 고민하며 열심히 고르다보니 땀이 삐질 나는 와중에 또 다른 칸에 있는 주인 아저씨에게 무언가 물으러 갔더니 그쪽엔 세트로 된 내복이 똑같은 가격인 5,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아내는 이걸 사면 되는데 괜한 고생을 했다고 말했고, 그 세트로 세 벌을 골랐다. 다만 그 옷은 위에 적은 유명 브랜드는 아니다. 아저씨 말로는 백화점에서도 판다고 한다.
세 벌을 골라버려서 먼저 고생하며 집어든 브랜드 내복들을 덜어냈다. 그래도 세 쌍은 남겨서 구매했다.
도합 6세트, 3만원 어치였다. 아저씨께서 양말 두 켤레(원래는 하나만 준다고 하셨는데 어쩌다 하나 더 얻었다)를 덤으로 주셨다.
해피유통에서 이거 외에도 우주복을 살까, 조끼를 살까 고민하던 차였는데 이공에도 가보고 싶어 이동했다. 전에는 주인 아저씨, 아주머니가 같이 계셨는데 오늘은 아저씨만 계셨다. 여기는 내복이 2,000원씩인데 수량은 훨씬 적었다.
내복을 더 살 건 아니라 우주복을 둘러봤는데 마음에 쏙 드는 건 없었다. 하지만 아내가 사고 싶어하는 것들이 있어서 하나 샀다. 우주복들은 3, 6, 9, 12달 식으로 판매가 되었고, 3달을 할까 6달을 할까 고민했는데 6달은 너무 클 것 같아 그냥 3달로 했다.
가격은 만 원(발목까지만 있어서 발을 내놓을 수 있는 건 8천원이라고 한다)이었다. 여기서도 양말 두 켤레를 덤으로 얻었다.
아저씨에게 전에도 여기 와서 속싸개를 산 적이 있다고 했더니 나를 알아보겠다고 말씀하셨다. 지난 번엔 물건이 없어서 못 팔았다고 말하는 걸 보니 기억을 하시는 것 같기도 하던데 다른 말을 들어보면 기억이 나지 않지만 잘 끼워맞춘 말 같기도 하고 모르겠다.
여하튼 시간이 많지 않았던 관계로 이번엔 이렇게만 사고 돌아왔다. 집에 와서 브랜드 내복 하의의 라벨을 보니 2010년에 만들어진 옷이었다. 그래도 입혀보니 깨끗하고 새 옷 같다. 아이가 작아서 옷이 많이 클 줄 알았는데 너무 크지도 않았다.
그리하여 두번째로 동대문에 갔다. 역시나 이번에도 동평화시장 2층에 있는 매장, 특히 해피유통이 주요 목적지였다. 지난 번에는 늦게 가는 통에 해피유통은 영업이 끝나 있었고, 이공만 갈 수 있었다.
이번에는 12시 경에 도착해서 무난하게 매장에서 물건을 고를 수 있었다. 위치가 어디인지 잠깐 헛갈렸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그곳이 해피유통이었다.
가보니 해피유통은 상가의 매장 중에서 규모가 큰 편이었다. 몇 칸을 차지하고 있었고, 한쪽에 신생아용 옷들이 한 무더기, 또 다른 쪽에 돌 지난 아이들 용 옷이 한 무더기로 쌓여있었다. 먼저 온 사람들은 거의 다 신생아용 옷을 고르고 있었다.
자리를 잡기도 어려울 정도였고, 통로가 좁다보니 지나가는 사람들과 수시로 부딪히게 된다. 그래도 소문의 그곳에 왔으니 옷을 건져보자는 심정으로 옷더미를 뒤적거려댔다. 전에 본 것처럼 장당 2,500원이어서 위아래 세트로 하면 5,000원이 된다.
브랜드는 잘 모르지만 많이 들어본 이름이 압소바, 해피랜드, 파코라반 등의 옷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하지만 추울 때 입기엔 얇아 보이는 것들이 많아서 망설여진다. 먼저 온 분들이 다 집어갔는지 가장 작은 사이즈인 75가 80에 비해 적어보였다. 그리고 간혹 옷들에 무언가 묻어있었다.
위아래 짝을 맞추기 어려워 고민하며 열심히 고르다보니 땀이 삐질 나는 와중에 또 다른 칸에 있는 주인 아저씨에게 무언가 물으러 갔더니 그쪽엔 세트로 된 내복이 똑같은 가격인 5,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아내는 이걸 사면 되는데 괜한 고생을 했다고 말했고, 그 세트로 세 벌을 골랐다. 다만 그 옷은 위에 적은 유명 브랜드는 아니다. 아저씨 말로는 백화점에서도 판다고 한다.
세 벌을 골라버려서 먼저 고생하며 집어든 브랜드 내복들을 덜어냈다. 그래도 세 쌍은 남겨서 구매했다.
도합 6세트, 3만원 어치였다. 아저씨께서 양말 두 켤레(원래는 하나만 준다고 하셨는데 어쩌다 하나 더 얻었다)를 덤으로 주셨다.
해피유통에서 이거 외에도 우주복을 살까, 조끼를 살까 고민하던 차였는데 이공에도 가보고 싶어 이동했다. 전에는 주인 아저씨, 아주머니가 같이 계셨는데 오늘은 아저씨만 계셨다. 여기는 내복이 2,000원씩인데 수량은 훨씬 적었다.
내복을 더 살 건 아니라 우주복을 둘러봤는데 마음에 쏙 드는 건 없었다. 하지만 아내가 사고 싶어하는 것들이 있어서 하나 샀다. 우주복들은 3, 6, 9, 12달 식으로 판매가 되었고, 3달을 할까 6달을 할까 고민했는데 6달은 너무 클 것 같아 그냥 3달로 했다.
가격은 만 원(발목까지만 있어서 발을 내놓을 수 있는 건 8천원이라고 한다)이었다. 여기서도 양말 두 켤레를 덤으로 얻었다.
아저씨에게 전에도 여기 와서 속싸개를 산 적이 있다고 했더니 나를 알아보겠다고 말씀하셨다. 지난 번엔 물건이 없어서 못 팔았다고 말하는 걸 보니 기억을 하시는 것 같기도 하던데 다른 말을 들어보면 기억이 나지 않지만 잘 끼워맞춘 말 같기도 하고 모르겠다.
여하튼 시간이 많지 않았던 관계로 이번엔 이렇게만 사고 돌아왔다. 집에 와서 브랜드 내복 하의의 라벨을 보니 2010년에 만들어진 옷이었다. 그래도 입혀보니 깨끗하고 새 옷 같다. 아이가 작아서 옷이 많이 클 줄 알았는데 너무 크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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