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2일 금요일

11월에

10월은 영화 행복만큼이나 잔인한 시간이었다. 괴로움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지만 끝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이래저래 반환점이다. 학기로 보나 대학원 생활로 보나 인생의 분위기로 보나.

나는 어떤 식으로건 결정을 내려야하지만 쉽지 않다. 더 정확하게는 생각하고 싶지 않고 생각할 수도 없다.

리딩의 무더기 속에서 내가 무엇을 하는지 의식하지 못하는 와중에 시간이 흘러가게 해서는 안될터인데.

그다지 먼 장래까지 생각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어찌보면 속편한 일이다. 그럼에도 생각하지 않던 먼 장래가 현실이 되는 순간 그 다음엔 또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

결국 굶어죽지 않고 살만한 궁리는 대충 해놔야 한다는 것이다. 그 정도는 삶에 대한 도리인지도 모른다.

만개했던 단풍도 점점 낙엽으로 변해버리고 있고 날씨는 추워진다. 2008년의 봄이 오겠지만 이 겨울은 이래저래 나에게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다. 11월이라는 반환점을 어떻게 돌 것인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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