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0일 일요일

피에타

김기덕 감독에게 국제적 영광을 안겨준 영화 피에타. 영화 소개를 볼 때 조민수가 이정진의 진짜 어머니가 아니고 이정진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과 관련있는 인물이라는 짐작은 할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가 정말 독특한 무엇을 말했는지는 회의적이다. 예쁜 대부분의 메이저 영화에서 볼 수 없는 작은 공장(?)들의 비참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 정도일까?

그럴 리가 없지만 에미애비도 없을 것 같은 천하의 나쁜 놈의 개과천선을 충격적인 방식으로 그려낸 영화인데 확실히 아는 형님의 말씀처럼 기존 김기덕 영화를 볼 때와 같은 엽기적 장면이 없었다. 이정진이 연기한 강도가 의외로 너무 쉽게 미선을 자기의 어머니로 받아들였다는 게 오히려 가장 미스터리다. 잃을 것이 없도록 막다른 곳에 몰린 미선이 강도의 악행을 견뎌냈기 때문이겠지만 애초에 강도가 그렇게 나쁜 놈은 아니라는 설정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영화는 극단을 치닫지도 않았고 매우 안전한 길을 선택했다.

죄인은 희망을 봤다가 잔인하게 빼았기는 중형에 처해졌고 예견된 것처럼 그 길을 견디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한다. 그런데 영화 제목인 피에타가 이 영화와 실제로 어떻게 연결이 되는 것인가? 피에타는 성모 마리아와 예수의 테마일 터인데 어머니와 아들이라는 관계를 제외하면 미선과 강도의 관계에서 유사성이 있기는 한 것인지 궁금하다.

처음엔 흥미로운 사람이라 생각해서 챙겨봤지만 김기덕의 영화에 완전히 적응하기는 어려웠다. 이번 작품이 비록 호평 일색이고 국제영화제 최고상을 수상했으나 나로선 정말 그런 대접을 받을 작품인지 물음표를 붙이지 않을 수 없다. 영화제 수상 이 이거 좋은 영화라고 말하는 것처럼 간편한 일도 없겠고, 반대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고나니 별로라고 말하는 것도 비겁한 측면이 있지만 여하튼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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