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24일 월요일

트윈 픽스 시즌3 에피소드11 리뷰

드라마의 내용은 점점 절정 혹은 파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지난 편에서 즉각적인 죽음에 직면했던 더기의 위기는 의외로 쉽게 해소되었다.

이번 편은 크게 세 가지 축의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사우스 다코타, 트윈 픽스, 라스 베가스 세 지역의 이야기가 비교적 비슷하게 다뤄졌다.

시작은 트윈 픽스였다. 갑자기 급박하고 긴장되는 음악이 깔리면서 베키, 즉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광기에 휩싸였다. 그녀는 엄마인 셸리의 차를 빼앗듯이 타서 엄마가 다쳤건 말건 남편이 바람피는 현장을 덮치기 위해 달려갔다. 베키와 동거하는 남자가 남편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으나 그러하였다.

남편의 내연녀의 집 현관에 총알을 박아넣은 베키는 아버지인 바비 브릭스 덕에 철창행을 면했다. 바비가 베키의 아빠라는 건 의외로 전혀 생각지 못했다. 셸리와 바비가 원래 연인 사이이긴 했지만 시즌3에서 출연 분량도 적을 뿐더러 셸리가 초반에 바에서 대화하며 남자들을 바라보는 걸 보며 남편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명확히 드러나진 않지만 바비와 셸리는 이혼 혹은 별거 중인 것 같다. 엔딩 크레딧에서 셸리의 성이 브릭스인 걸 보면 별거 중일 가능성에 비중을 두고 싶다.

셸리는 바비와 자신이 얼마나 베키를 사랑하는지를 강조하다가 창밖에 이전 에피소드에서 범죄 조직의 보스로 나온 남성을 보고는 너무나 들뜬 표정을 지으며 밖으로 나갔다. 셸리가 더블R 식당으로 돌아올 때까지 어안이 벙벙해진 상태를 유지한 바비와 베키는 곧 이어 총알이 식당안으로 들어오자 또 다시 패닉 상태가 된다.

보안관인 바비는 밖으로 나가 범인이 누구인지 찾았는데 의외로 아주 어린 남자아이였다. 아이는 매우 불량한 자세와 표정으로 바비를 지켜보았다. 뒤에서 차들이 경적을 계속 울려댔다. 총성이 들려서 누구라도 범죄 현장임을 알았을 텐데 그걸 참지 못 하는 삑삑 소리가 이어지자 바비는 다른 보안관에게 현장을 넘기고 뒤에 차로 가 보았다. 그곳에서는 한 여성이 옆에 아이를 태우고 말이 되지 않는 듯한 소리를 연이어했다. 그러나 아이는 정말 아파서 무언가를 연신 입에서 질질 흘려대고 있었다. 이전 장면에서 보안관 사무소로 쉴 새 없이 걸려왔던 신고 전화를 보건대 교통 체증과 위급한 경적 소리는 수많은 트윈 픽스 사람들이 갑자기 아프게 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트윈 픽스의 위기는 트루먼과 호크 보안관 사이의 대화에서도 나타난다. 이들은 조만간 숲 속의 어느 장소로 갈 예정이다. 호크는 오래되었지만 언제나 생생한 지도를 보여주는데 그곳은 죽음을 상징하는 검은 불꽃이 있다. 또한 호크에 따르면 두 개의 봉우리 위에 있는 악마의 얼굴 같은 그림은 감히 알려고 해서도 안 되는 것이라는 것이다. 통나무 여인은 이번에도 호크와 통화를 했다. 그녀는 이번까지 시즌3에서 세 번 출연하신 것 같은데 죽음을 앞두고 정말 노력하신 것 같다.

사우스 다코타의 벅혼에서 헤이스팅스를 대동하고 FBI 요원들과 지역 경찰은 외딴 주거 지역으로 이동했다. 위험을 예상하고 모두 권총을 든 상태였는데 시즌3의 가장 불가사의한 존재인 검은 아저씨가 또 등장했다. 알버트와 고든 그리고 다이앤이 모두 봤는데 태미와 경찰은 못 봤다. 이는 이 존재가 누구에게나 보이는 게 아니라는 의미일까? 고든은 헤이스팅스가 지목한 위치에 서보았고, 그 자리에서는 하늘에 소용돌이 같은 것이 생기고 검은 점이 보이더니 검은 아저씨들 몇 명이 어느 방에 있는 장면이 보였다. 알버트는 그러다가 고든이 그 다른 공간으로 빠져들어갈까봐 그를 잡아 끌어냈다.

그 버려진 주거지에서 브릭스 소령의 몸 위에 있던 여성의 나머지 신체가 발견된다. 그녀의 팔에는 어떤 지점의 위치를 나타내는 숫자가 있었다. 알버트는 아마도 일부러 다이앤이 보도록 기울여서 고든에게 그 사진을 보여줬는데, 다이앤은 입으로 소리까지 내며 그 숫자를 외우려고 했다. 그녀의 배신 행위를 다시 보여주고 있다. 알버트가 일부러 사진을 조작하여 틀린 숫자를 보여주는 건 아닐까 추측해보는데 두고 볼 일이다. 한편 지난 편에서 울먹이는 증언 연기로 리캐퍼들의 찬사를 받은 헤이스팅스는 이번에 검은 아저씨의 손에 머리가 박살이 나며 트윈 픽스 출연을 마무리지었다.

이 두 지역의 사건이 워낙 오래 전개되어서 시즌3에서 처음으로 쿠퍼가 출연하지 않나 걱정했는데 역시 제1 주연은 이번 편에도 빠지지 않았다. 보험사 사장이 쿠퍼를 호출하자 왠일로 쿠퍼가 아주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로 들어오길래 이상하다 싶었더니 다른 직원이 들고있는 커피를 잡기 위해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온 것이었다. 사장은 쿠퍼가 전에 처리한 보험 서류를 검토한 결과 많은 부정행위, 범죄 조직, 부패한 경찰의 증거를 확보했다고 했고, 또한 의외로 카지노를 운영하는 미첨 형제들의 경우는 보험사에서 처리를 잘못해서 3천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더기 홀로 3천만 달러 수표를 미첨 형제에게 직접 전달하게 만들었다. 이 순간에는 보험사 사장이 미첨 형제의 협박을 받았나 의심이 생길 정도였으나 결론적으로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고급 리무진에 탑승한 더기는 아무 것도 모르고 자신의 죽음이 기다리는 사막의 외진 곳으로 이동했다. 이번에도 빨간 방의 외팔이 마이크가 더기를 부르긴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체리 파이를 사라고 했던 것일까? 짐 벨루시가 연기한 미첨 형제들 중 한 명이 꿈 속에서 더기를 봤다는 것이고, 꿈 속에서 더기가 체리 파이가 든 상자를 들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전 장면에서는 형제의 얼굴에 난 상처가 꿈 속에서 나아있더라는 말을 했는데 정말 상처가 아물어 있었다. 그래서 더기는 목숨을 건졌고, 품속에 넣은 수표를 확인한 미첨 형제들의 대환영까지 받게 되었다. 한순간에 3천만 달러를 얻은 형제는 자신들의 카지노에 더기를 데려가 환대했다. 체리 파이를 먹은 형제가 it's a damn good pie라고 말했는데 이는 원래 시즌에서 쿠퍼가 했던 대사일 것이다. 꿈 속의 일이 현실에서 그대로 일어나는 기막힌 우연은 시즌 초반 카지노에서 잭팟을 떠트리던 쿠퍼 덕에 큰 돈을 번 할머니가 마침 그 장소에 나타나며 배가된다. 그런 의미에서 더기/쿠퍼의 이야기가 현실이 아닐 거라는 사람들의 추측이 더욱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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