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31일 월요일

트윈 픽스 시즌3 에피소드12 리뷰

이번 편은 카일 맥라클란의 짧디 짧은 출연 분량만큼이나 할 말이 별로 없다. 드디어 오드리 혼이 출연했으나 상황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오드리는 과거 미모에 어울리지 않는 남성인 찰리와 결혼한 상태였다. 이 남성은 더 블랙리스트에서 떳떳하지 않은 일을 했다. 여하튼 둘은 법적 부부지만 이별을 거론할 정도로 사이가 좋지는 않다. 오드리는 계속 빌리를 언급했는데 그가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벤자민 혼은 손자인 리차드의 범죄의 뒷처리를 떠맡게 되었다. 일단 트레일러에서 폭행당하고 겨우 목숨을 건진 여성의 수술비를 전액 대기로 했다. 예전에 자신의 아버지가 사줬던 자전거를 즐거이 회상하던 그는 예전 트윈 픽스의 군주같은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자신의 과거로 인한 업보를 감내하고 후회하는 모습이다. 벤은 리차드가 아버지없이 자랐다는 설명을 했는데 이로서 더욱 나쁜 쿠퍼의 아들일 것이라는 추측을 키운다.


그의 동생인 제리는 드디어 산에서 내려왔다. 이전 편에서 자신의 발(그러나 발은 자신이 제리의 일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과 대화를 하는 기상천외한 연기를 했던 제리는 산에서는 내려왔지만 여전히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표정이다.

시작은 FBI 요원들의 회합 장면이다. 와인 병들이 여럿 놓인 선반을 앞에 두고 고든, 태미, 알버트가 대화를 했다. 요는 블루 로즈 태스크 포스 팀에 정식으로 태미를 합류시키기로 했다는 것이다. 원래는 데이빗 보위가 영화판에서 연기한 필립 제프리스가 블루 로즈 팀의 수장이고 그 아래 쿠퍼, 알버트 그리고 또 한 명이 있었는데 알버트만 남고 모두 사라졌다는 친절한 설명이 있었다. 알버트가 설명한 태미의 경력은 아주 화려해서 그는 FBI의 최우수 자원이었는데 이 위험천만한 팀에 합류한 걸 매우 영광스럽게 여기는 표정이었다.

이들의 축하 자리에 곧 다이앤이 합류했다. 고든은 다이앤도 임시적으로 이 팀에 공식적으로 합류시키기로 했다. 태미나 다이앤 모두 이미 깊이 블루 로즈 사건을 목격한 상태라 형식적인 절차이기도 하겠고, 알버트와 고든 입장에서는 다이앤을 더 잘 감시하기 위한 조치일 수도 있겠다.

다이앤은 이후 나쁜 쿠퍼가 보낸 듯한 문자를 다시 받았다. 라스 베가스?라는 내용인데 다이앤은 그들이 아직 물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리고 다이앤은 지난 편에서 봤던 어떤 지점의 좌표값을 지도앱에서 검색했는데 다름 아닌 트윈 픽스였다. 베가스에는 더기/쿠퍼가 있고, 트윈 픽스에는, 음 트윈 픽스는 모든 일이 종합되어 폭발할 지점일 것이다. 호크와 프랭크가 곧 방문할 지점이다.  

이제는 가장 많이 출연하는 역할 중 하나인 트레일러 파크의 관리인은 이번 편에서 선인으로서의 면모를 다시 보여줬다. 다리를 저는 가난한 사람이 피를 팔아서 돈을 받았다는 걸 보고는 돈을 쥐어주고 한달치 임대료를 면제해주기도 했다.

이번에 많은 분량 출연한 또 하나의 인물은 로라의 어머니 새라다. 그녀는 마트 계산대에서 직원들을 향해 트윈 픽스에 닥칠 위기에 대한 예언같은 말을 했다. 남자들이 오고 있다는 말은 우드맨들을 지칭하는 것일지, 나쁜 쿠퍼와 그 일당이 온다는 말일지 모르겠다.

새라의 출연과 더불어 이전 시리즈에서 많이 봤던 로라의 집도 등장했다. 그 집을 다시 보는 것은 반가웠지만 거기서 벌어졌던 비극을 생각하면 착잡하기도 하다. 새라는 마트에서와 달리 정신이 돌아온 모습이었다. 이전 에피소드에서 텔레비전에서 냉혹한 동물의 세계를 봤던 것 같은데 어떤 의미였을까 새삼 궁금해졌다.

또한 자코비가 또 등장해 세상을 향해 저주를 퍼붓고 이 똥같은 세상을 고치기 위해 자신이 파는 삽을 사라는 광고를 했다. 애꾸눈의 네이딘은 자코비의 방송을 또 바라보며 그의 말에 동조하고 그의 말, 삽이 효과가 있었다며 좋아했는데 네이딘과 자코비가 이번 시즌3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정말 궁금할 따름이다.

2017년 7월 28일 금요일

트윈 픽스 시즌3 에피소드11 관련 정보

며칠 지났지만 ew.com의 트윈 픽스 리캡에서 알게 된 내용 몇 개를 추가로 정리해보기로 한다.

가장 놀라운 점은 베키의 남편 스티븐이 바람을 피운 상대방 여성이 원래 시리즈에서 아역으로 출연했던 배우라는 점이다. 그녀는 시즌1, 2에서 로라의 절친인 도나의 여동생이었다. 시즌3에서의 출연은 이번이 마지막일 수도 있고, 더 나온다해도 아주 짧을 것 같다.

두번째로 놀란 점은 드라마 시작하고 곧 출연했던, 숲 속에서 피를 흘리며 기어 나온 여성이이전 에피소드에서 리차드 혼에게 공격을 받고 죽은 걸로 생각했던 바로 그 여성 미리엄 설리번이라는 정보였다. 얼굴이 피투성이라 그런지 짐작도 하지 못했다.

크게 공감했고 나도 드라마를 볼 때 생각이 난 것은 더기/쿠퍼가 리무진에 타서 미첨 형제를 만나러 가는 과정과 영화 세븐의 마지막 부분의 유사성이다. 사실 나는 황량한 사막에서 차가 지나가는 장면을 찍은 촬영 방식의 비슷함만 생각했는데 더기/쿠퍼가 들고 있던 상자도 세븐과 유사하다. 물론 세븐에서는 사람 머리가 들어있었고, 여기서는 달콤한 체리 파이가 들어있지만 바로 이런한 전복이 트윈 픽스의 기괴한 세계에서 희망을 주는 단초라는 해석이다.

그리고 세 명의 인물에 대한 해석도 있었다. 드라마 초반에 세 명의 어린 형제가 캐치볼을 하고 있었고, 우드맨이라고 불린 검은 아저씨들도 고든 콜의 눈에 세 명이 방에 있는 것이 보였고, 이번 편에는 안 나왔지만 퍼스코 형사도 삼형제다. 이런 것들이 ew의 리캐퍼에게는 세 명, 트리니티 즉 삼위일체에 대한 은유로 보였다고 한다. 흥미로운 지적이다.

2017년 7월 24일 월요일

게임 오브 쓰론 시즌7 에피소드2

왕좌의 게임은 이제는 큰 세력들의 대결 구도로 확고히 전개되고 있다. 킹스 랜딩의 써씨는 써씨 나름대로, 드래곤스톤에 상륙한 대너리스는 대너리스 나름대로, 북부의 존 스노우는 그 나름대로. 전체적으로는 기존 왕좌인 써씨를 몰아내기 위해 다른 세력들이 연합하는 형태를 이룬다. 대너리스와 협력하는 티리온 래니스터를 매개로 존 스노우와 대너리스가 연합할 기세인데 이 쪽은 화이트 워커를 저지하는 데 더 큰 무게가 있다. 예고편을 보건대 다음 편에서 드디어 킷 해링턴과 에밀리아 클락이 만날 모양이다.

지난 편에서 시타델의 어느 방에서 병에 걸린 팔을 보여준 사람은 조라였다. 그의 존재를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대너리스의 안부를 그렇게 궁금해하던 사람이 그가 아니면 누구랴. 그는 샘의 도움으로 몹쓸 피부병을 치료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이 매우 고통스럽게 보였다.

티리온은 작전 회의에서 도른, 타이렐, 그레이조이들에게 킹스 랜딩 공략을 맡기고, 도쓰라키와 언설리드는 캐스털리 락을 공격하게 했다. 사실 전쟁 과정은 너무 급박하게 돌아간다는 느낌이다. 어느새 연합이 이루어졌고, 어느새 작전 회의가 열리고 곧바로 전쟁에 돌입한다. 그러나 그레이조이의 해군은 삼촌인 유론 그레이조이의 세력에 궤멸된다. 유론 그레이조이는 이전 시즌에서 나왔는지조차 기억에 가물가물한데 너무 강한 해상 세력으로 등장하여 의외다. 도른에서 온 전사 처자들, 이전 시즌에서 섹시함을 폭발시켰던 그녀들은 이번 전투에서 짧은 출연 이후 몰살당했다.

존 스노우는 대너리스의 명령 혹은 티리온의 요청에 따라 혼자서 드래곤스톤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한다. 많은 북부의 지도자들이 거의 모두 반대했고, 지난 편에서 공개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내지 말아달라는 존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산사는 가장 목소리를 높여 반대했다. 그러자 존 스노우는 산사 바로 네가 내가 부재한 동안의 북부의 왕이라고 말했고, 산사는 순순히 수긍했고, 불길하게도 리틀핑거는 미소를 지었다.

많은 리캐퍼들이 아야가 킹스 랜딩에 가서 써씨를 죽일 것인지 아니면 북부로 향할지 궁금하다고 했는데 우연히 존 스노우가 북부의 왕이라는 소식을 듣게 된 아야는 북부로 향한다. 그 과정에서 예전에 기르던 늑대와 조우하는데 같이 가자는 아야의 부탁에도 불구하고 늑대는 등을 돌려버렸다. 아마 아야가 이제는 얼굴없는 자가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레이웜과 미산데이의 정사 장면은 올 것이 왔다고 하겠는데 둘이 어떻게 사랑을 할지는 상상에 맡겨졌다. 이 드라마의 특징적인 노출은 이 둘이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으로 등장했고, 또 하나의 특징인 폭력은 에피소드의 마지막을 장식한 해상 전투 장면에서 나타난다. 일부 장면은 불필요하게 잔인했다. 하지만 클로즈업된 전투 장면은 일부 캐릭터들의 전투 장면 몇 개로 보여져서 실제 전투의 규모에 비해서는 약소하게 보이기도 한다. 일단 티리온의 큰 계획 중 하나가 써씨에 의해 무너진 셈인데 캐스털리 락 전투의 승부가 어떻게 될지는 다음 편에 나올 모양이다.

트윈 픽스 시즌3 에피소드11 리뷰

드라마의 내용은 점점 절정 혹은 파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지난 편에서 즉각적인 죽음에 직면했던 더기의 위기는 의외로 쉽게 해소되었다.

이번 편은 크게 세 가지 축의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사우스 다코타, 트윈 픽스, 라스 베가스 세 지역의 이야기가 비교적 비슷하게 다뤄졌다.

시작은 트윈 픽스였다. 갑자기 급박하고 긴장되는 음악이 깔리면서 베키, 즉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광기에 휩싸였다. 그녀는 엄마인 셸리의 차를 빼앗듯이 타서 엄마가 다쳤건 말건 남편이 바람피는 현장을 덮치기 위해 달려갔다. 베키와 동거하는 남자가 남편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으나 그러하였다.

남편의 내연녀의 집 현관에 총알을 박아넣은 베키는 아버지인 바비 브릭스 덕에 철창행을 면했다. 바비가 베키의 아빠라는 건 의외로 전혀 생각지 못했다. 셸리와 바비가 원래 연인 사이이긴 했지만 시즌3에서 출연 분량도 적을 뿐더러 셸리가 초반에 바에서 대화하며 남자들을 바라보는 걸 보며 남편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명확히 드러나진 않지만 바비와 셸리는 이혼 혹은 별거 중인 것 같다. 엔딩 크레딧에서 셸리의 성이 브릭스인 걸 보면 별거 중일 가능성에 비중을 두고 싶다.

셸리는 바비와 자신이 얼마나 베키를 사랑하는지를 강조하다가 창밖에 이전 에피소드에서 범죄 조직의 보스로 나온 남성을 보고는 너무나 들뜬 표정을 지으며 밖으로 나갔다. 셸리가 더블R 식당으로 돌아올 때까지 어안이 벙벙해진 상태를 유지한 바비와 베키는 곧 이어 총알이 식당안으로 들어오자 또 다시 패닉 상태가 된다.

보안관인 바비는 밖으로 나가 범인이 누구인지 찾았는데 의외로 아주 어린 남자아이였다. 아이는 매우 불량한 자세와 표정으로 바비를 지켜보았다. 뒤에서 차들이 경적을 계속 울려댔다. 총성이 들려서 누구라도 범죄 현장임을 알았을 텐데 그걸 참지 못 하는 삑삑 소리가 이어지자 바비는 다른 보안관에게 현장을 넘기고 뒤에 차로 가 보았다. 그곳에서는 한 여성이 옆에 아이를 태우고 말이 되지 않는 듯한 소리를 연이어했다. 그러나 아이는 정말 아파서 무언가를 연신 입에서 질질 흘려대고 있었다. 이전 장면에서 보안관 사무소로 쉴 새 없이 걸려왔던 신고 전화를 보건대 교통 체증과 위급한 경적 소리는 수많은 트윈 픽스 사람들이 갑자기 아프게 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트윈 픽스의 위기는 트루먼과 호크 보안관 사이의 대화에서도 나타난다. 이들은 조만간 숲 속의 어느 장소로 갈 예정이다. 호크는 오래되었지만 언제나 생생한 지도를 보여주는데 그곳은 죽음을 상징하는 검은 불꽃이 있다. 또한 호크에 따르면 두 개의 봉우리 위에 있는 악마의 얼굴 같은 그림은 감히 알려고 해서도 안 되는 것이라는 것이다. 통나무 여인은 이번에도 호크와 통화를 했다. 그녀는 이번까지 시즌3에서 세 번 출연하신 것 같은데 죽음을 앞두고 정말 노력하신 것 같다.

사우스 다코타의 벅혼에서 헤이스팅스를 대동하고 FBI 요원들과 지역 경찰은 외딴 주거 지역으로 이동했다. 위험을 예상하고 모두 권총을 든 상태였는데 시즌3의 가장 불가사의한 존재인 검은 아저씨가 또 등장했다. 알버트와 고든 그리고 다이앤이 모두 봤는데 태미와 경찰은 못 봤다. 이는 이 존재가 누구에게나 보이는 게 아니라는 의미일까? 고든은 헤이스팅스가 지목한 위치에 서보았고, 그 자리에서는 하늘에 소용돌이 같은 것이 생기고 검은 점이 보이더니 검은 아저씨들 몇 명이 어느 방에 있는 장면이 보였다. 알버트는 그러다가 고든이 그 다른 공간으로 빠져들어갈까봐 그를 잡아 끌어냈다.

그 버려진 주거지에서 브릭스 소령의 몸 위에 있던 여성의 나머지 신체가 발견된다. 그녀의 팔에는 어떤 지점의 위치를 나타내는 숫자가 있었다. 알버트는 아마도 일부러 다이앤이 보도록 기울여서 고든에게 그 사진을 보여줬는데, 다이앤은 입으로 소리까지 내며 그 숫자를 외우려고 했다. 그녀의 배신 행위를 다시 보여주고 있다. 알버트가 일부러 사진을 조작하여 틀린 숫자를 보여주는 건 아닐까 추측해보는데 두고 볼 일이다. 한편 지난 편에서 울먹이는 증언 연기로 리캐퍼들의 찬사를 받은 헤이스팅스는 이번에 검은 아저씨의 손에 머리가 박살이 나며 트윈 픽스 출연을 마무리지었다.

이 두 지역의 사건이 워낙 오래 전개되어서 시즌3에서 처음으로 쿠퍼가 출연하지 않나 걱정했는데 역시 제1 주연은 이번 편에도 빠지지 않았다. 보험사 사장이 쿠퍼를 호출하자 왠일로 쿠퍼가 아주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로 들어오길래 이상하다 싶었더니 다른 직원이 들고있는 커피를 잡기 위해 강아지처럼 졸졸 따라온 것이었다. 사장은 쿠퍼가 전에 처리한 보험 서류를 검토한 결과 많은 부정행위, 범죄 조직, 부패한 경찰의 증거를 확보했다고 했고, 또한 의외로 카지노를 운영하는 미첨 형제들의 경우는 보험사에서 처리를 잘못해서 3천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더기 홀로 3천만 달러 수표를 미첨 형제에게 직접 전달하게 만들었다. 이 순간에는 보험사 사장이 미첨 형제의 협박을 받았나 의심이 생길 정도였으나 결론적으로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고급 리무진에 탑승한 더기는 아무 것도 모르고 자신의 죽음이 기다리는 사막의 외진 곳으로 이동했다. 이번에도 빨간 방의 외팔이 마이크가 더기를 부르긴 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체리 파이를 사라고 했던 것일까? 짐 벨루시가 연기한 미첨 형제들 중 한 명이 꿈 속에서 더기를 봤다는 것이고, 꿈 속에서 더기가 체리 파이가 든 상자를 들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전 장면에서는 형제의 얼굴에 난 상처가 꿈 속에서 나아있더라는 말을 했는데 정말 상처가 아물어 있었다. 그래서 더기는 목숨을 건졌고, 품속에 넣은 수표를 확인한 미첨 형제들의 대환영까지 받게 되었다. 한순간에 3천만 달러를 얻은 형제는 자신들의 카지노에 더기를 데려가 환대했다. 체리 파이를 먹은 형제가 it's a damn good pie라고 말했는데 이는 원래 시즌에서 쿠퍼가 했던 대사일 것이다. 꿈 속의 일이 현실에서 그대로 일어나는 기막힌 우연은 시즌 초반 카지노에서 잭팟을 떠트리던 쿠퍼 덕에 큰 돈을 번 할머니가 마침 그 장소에 나타나며 배가된다. 그런 의미에서 더기/쿠퍼의 이야기가 현실이 아닐 거라는 사람들의 추측이 더욱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2017년 7월 17일 월요일

트윈 픽스 시즌3 에피소드10 리뷰

조니는 죽지 않았다! 그리고 많은 의문이 해소된 에피소드였다. 리차드 혼은 벤자민 혼의 손자가 맞았고, 벤자민은 부인과 별거 상태고 조니와 부인이 함께 살고 있었다. 가장 쇼킹한 사실은 다이앤이 나쁜 쿠퍼와 내통했다는 점이다. 나쁜 쿠퍼의 의미불명의 메시지를 받고 나서 다이앤은 헤이스팅스에 대한 정보를 나쁜 쿠퍼에게 넘겼다.

리차드 혼은 정말 사악한 인물임이 재확인되었다. 그는 목격자, 제보자를 거침없이 살해했고, 제보자가 트루먼에게 보낸 편지를 채드를 이용해 가로챘다. 지난 편에서 회의실에서 식사를 하다 무안을 당했던 채드는 트윈 픽스의 악한 캐릭터였음이 밝혀졌다. 리차드는 이에 더해 자신의 할머니 집에 방문해 그녀를 위협하고 강도질을 벌였다. 일찍이 제기된 추측처럼 나쁜 쿠퍼와 오드리의 자식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다.

착한 쿠퍼 더기는 제이니 이와 정사를 벌였다. 더기의 펑퍼짐한 몸이 아니라 날렵한 쿠퍼의 몸매를 본 제이니 이는 쿠퍼의 성적 매력에 홀딱 빠졌고, 쿠퍼가 카지노에서 헬로오오오를 외친 것처럼 침대에서 더기이이이를 외쳤다. 물론 쿠퍼는 가만히 있을 뿐이지만 기분은 좋아보였다.

하지만 드라마 속 여러 캐릭터는 나쁜 쿠퍼의 지시에 따라 착한 쿠퍼를 죽이기 위해 혈안이다. 스파이크 아이크는 체포되었지만 이제 카지노 운영자가 보험 처리에 대한 악의적인 정보를 듣고 쿠퍼를 처리하려고 한다.

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이번 편에서 짧게 등장했다. 이렇게 간헐적으로 등장하다 나중에 한 건 하겠거니 기대는 하지만 최대의 깜짝 캐스팅 중 하나인 그녀는 너무너무 분량이 적게 등장한다.

셰릴 리는 이번 편에서 언제나 그렇듯 오피닝 씬에서 잠깐 등장하는 것 외에 고든의 환상 속에서 절규하는 모습으로 나타났다. 아마 고든은 불길함을 느꼈던 것 같고 그 느낌은 다이앤의 배신(?)으로 확인되었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이 세계에서 냉정하고 기분 나쁜 말을 거리낌없이 내뱉는 캐릭터였던 알버트가 부검실의 여성과 식당에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내는 장면은 미소를 짓게 만든다.

이제는 18개 에피소드의 반환점을 돌아 결말로 서서히 다가가고 있다. 다음 주도 기대해본다.

게임 오브 쓰론 시즌 7 에피소드 1

전세계 많은 팬들이 기다린 게임 오브 쓰론, 왕좌의 게임 시즌 7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시즌 1부터 겨울이 온다, 온다 말은 많았는데 이번 에피소드에 와서야 모두들 겨울이 왔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이 드라마는 아무리 주연급으로 보이는 캐릭터라도 언제나 죽을 수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고 셀링 포인트였다. 하지만 지난 시즌까지 보건대 시리즈의 정말 막판이 아니면 죽이지 않을 캐릭터가 정해진 것도 보인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제일 먼저 이름을 등장시키는 피터 딩클리지를 비롯해 킷 해링턴, 에밀리아 클락은 핵심 인물이고 산사, 아야, 브랜 스타크, 써씨와 제이미 래니스터, 리틀 핑거, 하운드, 샘 등도 가능한 끝까지 갈 것 같다.

새 시즌 첫 편은 기존의 혼란의 와중에 세력 재편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이어진다. 써씨는 마당에 거대한 지도를 그려놓고 형세를 따졌고, 끝날 무렵 드디어 웨스테로스에 도달한 대너리스도 지도를 훑으며 게임의 시작을 선언했다. 모든 주요 캐릭터들의 상황을 정리(훈 훈을 비롯하여 죽은 자들까지도 보여줬다)해주다 보니 큰 사건은 없었다. 이 시리즈의 비주얼을 감안할 때는 아주 얌전한 에피소드였다고 할 수 있다.

아야의 프레이 가문 학살은 엄청난 일이지만 예측 가능한 일이었고, 해부 장면이 눈으로 보기에 꽤 거슬릴 장면이었다. 샘이 똥물을 치우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등장하여 메스껍게 만들었는데 어쨌거나 그는 화이트워커를 없앨 수 있는 자원이 드래곤스톤에 많음을 발견했다. 드래곤스톤은 이번 에피소드의 제목이기도 하고, 대너리스가 배를 타고 도착한 곳이기도 하다.

그동안 시청자들을 가장 속터지게 하는 캐릭터 중 하나인 산사는 그 모든 과정을 통해 전략적인 인물로 거듭났다. 하운드가 불을 보며 겨울의 진짜 위험을 깨닫는 장면도 눈에 띄었다. 아직은 별로 더할 말이 없으니 이만 마친다.

2017년 7월 11일 화요일

에일리언: 커버넌트

에일리언이라는 이름을 걸고 새롭게 개봉했던 에일리언 커버넌트. 원래 시리즈는 본 지 오래되어 기억도 잘 나지 않아서인지 프로메테우스가 훨씬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일반적인 평가야 리들리 스콧의 1편과 제임스 캐머런의 2편이 가장 훌륭하다고 하고, 3, 4편은 각각 나름대로 괜찮은 작품이라는 평과 별로라는 평이 갈린다.

프로메테우스는 에일리언 시리즈와 연결이 되지만 그 작품만으로는 연결점이 잘 드러나지 않았던 터인데 이제 제목부터 '에일리언'이 포함된 이번 영화로 인해 1970년대에 처음 등장한 1편 에일리언과 프로메테우스를 연결시켜보려는 감독의 의도가 확고히 드러났다.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이 어떻게 생겨났는가, 인간의 창조주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한 여정과 그 와중에 발생한 사고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이번 작품은 에일리언의 괴물들이 어떻게 탄생했는가를 충격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초반은 웨일랜드가 데이빗을 만들어낸 이후 둘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다. 데이빗은 자기를 웨일랜드가 만들었다면 웨일랜드는 누가 만들었냐고 질문한다. 웨일랜드는 그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고 강조한다. 예술이라는 인간 정신의 최고봉의 행위는 부차적이라는 것이다. 꽤 논쟁적인 주장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지구에서 만물의 영장을 자처하고, 자신과 닮은 인조인간까지 훌륭하게 만들어낸 인간이라는 존재는 과연 누가 만들었나를 궁금해하는 것이 이상하지는 않기도 하다. 다만 웨일랜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신이 아니라 우주 너머 어느 별에 살고 있을 창조주를 탐색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사실 나로서는 이 영화 시리즈의 세계관에서 인간을 엔지니어가 만들었다면 결국 질문은 엔지니어는 누가 만들었냐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적이다. 엔지니어들은 그 답을 알고 있을까? 엔지니어들의 건축물을 보건대 그들도 어떤 영웅이나 신을 믿고 있는 걸로 보인다. 하지만 어찌되었건 이 세계관에서는 우주 곳곳에 식민지 비슷한 행성들을 관리하는 엔지니어들이 지구를 멸망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는데 이 인간보다 고등한 존재조차 데이빗의 만행에 의해 일거에 소멸된다. 물론 다른 식민지 행성에 거주하거나 출장간 엔지니어들은 남아있을 것이다. 그렇긴 해도 따지고 보면 피조물의 피조물이 현재까지 드러나기로는 최상위의 창조주를 파괴한다는 건 비참한 일이다. 

영화의 부제인 '커버넌트'는 내러티브 속에서는 우주선의 이름으로 등장하지만 원래는 기독교 성경에서 신과 인간의 언약이다. 그래서인지 에일리언 커버넌트에 대해 토론하는 독립된 웹사이트에서 누군가는 이 영화의 해석을 위해 성경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엔지니어 외에 기독교의 신과 천사 같은 존재들이 있고, 그 신적 존재들이 인류의 멸망을 명령했다는 식이었던 것 같다.

영화 개봉 전에 유튜브에 공개된 프롤로그 중 하나의 제목이 '최후의 만찬'이어서 기독교적 해석을 만든 이들이 의도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힘들다. 이런 단서들이 그저 보는 이들의 흥미를 배가하기 위한 조치인지 정말 시리즈의 세계관의 일부인지는 모르겠다. 기독교적 해석을 할 수는 있지만 당연하게도 그게 전부는 아닐 것이다. AI에 대한 온갖 영화, 드라마의 내러티브들처럼 기계가 정신이란 걸 갖게 된다면 인간과 기계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인간이란 무엇인가, 기계보다 낫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등등의 이야기들.

에일리언 커버넌트에 대한 많은 이야깃거리들-가령 마지막에 남은 것이 데이빗이 아니라 월터일지 모른다는 가설이나 우주선의 시스템인 마더가 무엇이냐 등-이 있었지만 며칠 동안 다른 것들을 보면서 잊혀지기도 하여 두 가지 점에 대해서만 더 적어두려고 한다.

첫번째는 로빈슨 크루소다. 데이빗은 엔지니어들을 몰살시킨 후 살아있는 동물이라고는 자신이 유일했던 그 행성에서의 삶을 대니얼 디퍼의 유명한 소설 로빈슨 크루소의 처지에 빗댔다. 크루소 이야기 전에 의문스러운 것은 데이빗이 행성에 도착한 날 뿌린 바이러스(?)로 인해 엔지니어들이 죽었다고 할 수는 있는데, 그 몸 속에서 튀어나온 괴생물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데이빗의 설명을 보건대 그는 여러 가지 조작을 통해 변종을 계속 만들어나갔다. 그렇다면 숙주가 될 죽지 않은 엔지니어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아마 적지 않게 필요했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데이빗은 엔지니어의 몸을 찢고 튀어나온 괴물을 다시 숙주로 삼아 실험을 했다는 것일까? 그럴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커버넌트 선원의 몸에서 나온 변종은 인간과 상당히 비슷한 체형을 갖고 있었으니. 그렇더라도 피에 주린 이 괴물들을 데이빗이 어떻게 다루었을지 궁금하다. 이 부분에서 크루소가 다시 적실성을 가진다.

로빈슨 크루소는 무인도라고 여겨진 섬에서 유일한 인간으로서, 원시 상태와 유사한 상황에서 도구를 이용해 자신의 세계를 손으로 구축한 인물이다. 나중에 등장한 프라이데이는 그의 세계의 하나의 부속품일 뿐이다. 그는 무인도의 세계에서 실로 신과 같은 존재였다. 데이빗은 무엔지니어, 무동물의 세계에서 유일하게 정신을 가진 존재로서 외로이 군림했다. 그는 생명을 조작하고 조작하고 또 조작해서 인간 멸절을 위한 최상의 도구를 만들어냈다. 로빈슨이 결국 인간 세계에 돌아와 잘 적응한 것에 비하면 데이빗은 애초에 자신보다 못한 인간들을 없애려는 목적 밖에 갖고 있지 않았다. 생명을 창조하는 자신에 비해, 인류 생존의 최적지인 지구를 파괴하고 다른 식민지 행성을 찾아나서는 인간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엔지니어나 데이빗이나 인류 파괴에 대한 목적은 동일하다.

다음으로는 영화 처음과 끝을 장식한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이야기다. 신들의 발할라 입성이라는 곡을 데이빗이 웨일랜드 앞에서 스타인웨이 피아노로 연주했고, 마지막에는 마더에게 들려달라고 요청한 음악이었다. 이 음악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바그너 작품을 알아야하고, 그에 앞서 북유럽 신화까지 섭렵해야 한다. 마침 닐 게이먼의 어메리칸 갓스를 읽는 중이니 며칠 후에는 할 말이 더 많아지리라 기대한다. 현재로서는 인간의 예술성이 인조인간에서 어떻게 구현되는가를 시험해보려는 웨일랜드의 요청에 따라 바그너의 곡을 연주했던 데이빗이 인간은 물론 엔지니어까지 없애고 자기 마음대로 생명을 주물러본 이후 인간에 대한 비웃음의 의미로 이 곡을 들려달라고 한 것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