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게시판을 보면 덕 중의 덕은 양덕이라는 식의 표현을 보게 된다. 서양인-그 중 아마도 대부분은 미국인일터인데-의 덕력이 최고라는 의미다. 트윈 픽스의 경우도 양덕의 해석은 대단한 점이 있다. 물론 내가 보는 게 영어로 된 리뷰들이니 상당히 편향된 소스를 접하는 셈이긴 하다. 그렇더라도 그네들의 꼼꼼한 리뷰에 무릎을 탁 치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확인하는 것이지만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의 TV recap의 일환으로서 트윈 픽스 리뷰는 그 길이도 압도적일 뿐더러 매우 세세하고 때로는 과하다 싶은 해석들을 볼 수 있었다. 다른 매체의 리뷰들에도 전혀 눈치채지 못한 내용들이 있었는데, 어떤 리뷰들은 그저 리뷰를 위한 리뷰인 것도 있다. 양덕이 아니라 직업 글쟁이의 흔한 생산물은 수준이 떨어진다.
가장 놀란 점은 닥터 헤이워드, 그러니까 원래 트윈 픽스 시리즈에서 마을의 의사를 연기한 배우의 이름이 워런 프로스트였고, 그 성에서 알 수 있듯이 데이빗 린치와 함께 이 시리즈를 창조한 마크 프로스트의 아버지라는 점이다. 시즌1, 2에서 배우들 이름은 매 번 봤는데 워런 프로스트를 그렇게 많이 보면서 마크와 연관이 있으리라는고는 꿈도 꾸지 못했다. 하여간 7편에서 닥터 헤이워드는 스카이프를 통해 해리 트루먼 대신 트윈 픽스의 치안을 담당하는 프랭크 트루먼과 스카이프로 대화를 했다. 그는 노회했지만 여전히 유쾌해보였다. 그러나 리뷰들에서 그가 올해 초에 돌아가신 걸 알게 되었다. 이번이 워런이 시즌 3에 출연한 유일한 경우라는 이야기다. 로그 레이디와 더불어 원작 시리즈의 또 한 명의 주요한 인물이 죽었다.
하나 더 리뷰들을 통해 알게 된 것은 뱅뱅 바에서 전화를 받은 그 친숙한 외모의 인물이 원작 시리즈에서 죽은 것으로 된 자크 르노와 성이 같다는 점이다. 알고 보니 자크를 연기했던 배우가 다른 이름으로 출연했다. 그렇기 때문에 형제일 것으로 추측된다. 트윈 픽스에서 여전히 로라 팔머 같은 십대 소녀들이 매춘에 이용되고 있으니 우울하다.
어떤 리뷰어는 엔딩 크레딧을 보면서 더기를 찾아온 경찰 세 명이 모두 성이 같다는 점을 발견하기도 했다. 세 경찰이 형제일 수 있다는 이야기인데, 이번 에피소드 전체가 형제 이야기로 꾸며졌다고도 주장한다. 꽤 설득력이 있는데 왜냐하면 보안관 트루먼 형제가 등장했고, 제리와 벤자민 혼이 있고, 예의 경찰 형제가 있겠고, 착한 쿠퍼와 나쁜 쿠퍼도 일종의 형제라고 볼 수도 있겠다.
이번 편이 미국의 아버지의 날 즈음에 방영된 점도 지적되었다. 트윈 픽스에는 릴랜드 팔머와 벤자민 혼과 같이 나쁜을 넘어 사악한 아버지들이 많지만 돌아가신 닥터 헤이워드처럼 좋은 아버지도 있다. 그래서 이번 편에서 워런 프로스트를 기억한 것은 좋은 제스쳐였다.
가장 놀라운 추측은 리차드 혼이 오드리 혼과 나쁜 쿠퍼의 아들이 아니냐는 설이다. 레딧 같은 곳에서 이미 설득력을 얻고 있는 모양인데, 헤이워드가 나쁜 쿠퍼가 혼수상태의 오드리의 병실에서 한 시간 정도 있었다는 증언을 하여 불가능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쁜 쿠퍼가 감옥소장을 협박할 때 미스터 스트로베리를 언급했는데, 일부 리뷰어는 스트로베리가 개라는 해석을 했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아마 나쁜 쿠퍼가 개 다리를 언급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한 모양이지만, 개 다리에 어떤 메시지를 첨부하거나 해서 몇 명에게 보내놨다는 다른 리뷰어의 말이 더 그럴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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