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레딧에서 트윈 픽스에 대한 글들을 조금 읽어보았다. 시즌3이 시작된 이후 처음 방문이다. 이미 그곳에서는 시즌3의 괴상한 세상을 나름대로 설명해두고 있었다. 특히 더기와 관련된 내용은 꿈 속의 이야기일 것 같다는 설이 힘을 얻고 있었다. 아직 수긍할 수는 없지만 분위기가 그랬다. 레딧의 글은 익숙치가 않아서 잘 안 읽게 된다.
오늘은 가디언을 비롯해 다른 유력 매체들의 시즌3 리뷰들을 조금 읽어보았다. 세네 곳의 글을 본 거라 한정적이긴 한데 가장 재미있는 것은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의 리뷰였다. 가장 상상력을 발휘하여 그럴듯하게 이해하기 힘든 장면들을 설명해준다.
가디언 등의 에피소드 5, 6 리뷰에서는 나도 느꼈던 제이니-이와 더기의 그 이상함에 대해 재미있는 해석이 나온다. 어떤 이는 더기의 행동이 로봇과 같다고 느꼈고, 어떤 이는 더기가 아이 같다는, 즉 제이니-이가 엄마 같이 나온다고 설명한다.
당연하지만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 있는데 더기의 이상함, 즉 쿠퍼보다는 더 살이 찌고 머리 모양도 다르고 무엇보다 거의 사람 같지 않은, 의지가 없는 존재인 이 사람의 괴이함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그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 의문을 갖지 않았다. 심지어 아내조차 외모는 '비슷할' 뿐 전혀 다른 사람이 된 쿠퍼-더기를 그냥 받아들여 버린다. 직장 동료들도 더기가 '조금' 이상해졌다고만 여길 뿐 심각한 이상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실에서는 있을 법하지 않은 장면들인데 오히려 린치, 프로스트가 친밀한 대상에게조차 무심한 세태를 비판하려고 이런 연출을 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보인다.
하나 새로 알게된 점은 에피소드5의 막판에 등장하고 에피소드6에서 갱단에 위협당하고 아이를 차로 치는 사고를 저지른 젊은 남자의 성이 혼이라는 것이다. 벤자민 혼은 원래 트윈 픽스 마을의 최고 권력자인데 그와 모종의 혈연 관계가 예상된다. 리뷰어들은 오드리 혼의 아들이 아니겠냐고 하는데 특별한 사정이 아니면 엄마의 성을 따를 이유가 없다. 기억하기론 벤자민의 아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 쪽의 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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