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의 에피소드7이 린치의 작품 치고는 너무 알기 쉬운 전개였다면 이번 편은 다시 시즌3의 에피소드 1, 2를 볼 때와 비슷한 아니 오히려 훨씬 아리송한 이야기가 전개되었다.
솔직히 이번 편을 어떻게 정리해야할지도 모르겠다. 대강은 악 혹은 밥(Bob)의 탄생에 관한 역사적 기원을 살피는 내용 같지만 원자폭탄 실험이 그 시작점이라는 주장은 쉽사리 받아들이기 어렵다.
시즌 초반부와 지난 주에 등장한 정체불명의 검은 얼굴의 남자들이 이번 편에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원래 검은 얼굴이 아니라 그을음 같은 것이 얼굴에 묻어서 그렇게 되었다. 지난 편까지 그들은 감옥에서 홀연 사라지거나 병원에서 복도를 어슬렁거릴 뿐이지만, 이번 편에 나타난 그들은 피를 부르는 무시무시한 존재들이었다. 한 손으로 두개골을 으깨기도 하고, 레이의 총을 맞고 죽은 것 같은 나쁜 쿠퍼를 되살리기도 했다. 결국 이 미지의 검은 얼굴들이 밥과 연결되고, 검은 오두막과도 상관이 있을 것 같다.
딱 한 번을 제외하고는 시즌 3의 매 에피소드에서 전혀 등장하지 않는 로라 팔머지만 그녀의 이름은 항상 엔딩 크레딧에 포함되었다. 이번에는 하늘에서 내려오는 밝고 둥근 물체 속에 그녀의 얼굴이 등장했다. 그 물체는 알 수 없는 공간에서 지도 속의 미국 어딘가로 날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시간적으로는 1940, 50년대의 일 같아 보였는데 그렇다면 트윈 픽스의 비극은 이미 예견되었다는 이야기인가 싶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매 에피소드에서 밴드의 공연을 어떻게든 집어넣으려고 하는 린치의 시도가 이번에는 비교적 초반부에 나인 인치 네일스의 공연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인 인치 네일스가 노래를 부르고 나자 나쁜 쿠퍼가 벌떡 일어났다. 이번에는 노래 가사와 드라마 내용이 연관이 있을 듯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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