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영은 옛 허리우드극장 자리에 들어선 서울아트시네마를 좋아했다. (...) 낡고 오래된 필름과 그것을 보러 오는 사람들, 그들은 서로에게 무심했다. 그것은 자본주의 속물들의 허세로부터 비롯된 이상한 편안함이었다. 속물이 속물인 것을 감추려면 쿨할 수밖에 없다. 쿨과 냉소가 없다면 그들의 속물성은 금세 무자비한 햇빛 아래 알몸을 드러낼 것이다. 대도시의 익명성은 세련을 가장한 이런 속물성 덕분에 유지된다. p.101.
도대체 '그런 것'의 어떤 면이 진부한 것인지 알기 위해 그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소비해야 했다. 진부함을 이해하기 위해 치열하게 사는 삶, 그것이 바로 '옮겨다 심은 사람'의 삶이라 할 수 있었다. p.103.
남과 북의 윤리는 마크 트웨인의 '왕자와 거지'처럼 닮아 있어서 만나자마자 서로를 알아보았다. p.189.
2007년 12월 28일 금요일
2007년 11월 28일 수요일
구스 반 산트
어제 극장에서 '파라노이드 파크'를 본 이후 집에서 '라스트 데이즈'와 '엘리펀트'를 연달아 봤다. 감독의 필르모그라피를 보다가 '굿 윌 헌팅'의 감독이었다는 것을 보고 놀랐다. 그래? 왠지 깐느에서나 상영하고 상을 받을만한 영화를 만드는 사람인줄 알았건만. 내 기억의 구스 반 산트는 '아이다호' 그리고 '엘리펀트'로 남아있고, 몇번씩이나 용기를 내서 보려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던 '라스트 데이즈'의 감독이었다. '그런' 영화들에 대한 이미지는 딱히 뭐라 잡아내기 어렵다. 이번에 한 번 잡아보려고 했건만 그다지 성공적이지는 않다.
'파라노이드 파크'를 보러 가기 전 맥스무비에서 영화 정보를 누르니 별 내용이 없었다. 무슨 영화일까? 평점은 꽤나 높건만... 궁금증만 커져갔다. 영화 전반부의 이미지를 보고 있다가 나도 모르게 졸고 있었다. 대략 20분간의 내용은 극히 희미하게 남아있다. 어느 순간 알렉스는 여자 친구와 탈의실에서 장난을 치고 있다. 경찰이 찾아와 살인으로 추정되는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스케이트 보더들을 불러모으고 조사했고, 알렉스는 파라노이드 파크에서 있었던 사고의 진상을 기억해낸다. 아니 감독은 중반부에 그 일을 보여준다. 알렉스는 항상 기억하고 있지만 감추고 싶었을 뿐이다. 새로 친해진 여자애와 이야기를 하던 도중 하나의 해결책으로 사건을 글로 적은 이후 태우며 위로해볼 뿐이다.
몇 가지 오해와 편견이 영화의 이해를 막았다. 제목의 '파라노이드'에 집착해서 소년의 망상이 불러일으킨 비극을 예상했었다. 스케이트 보드까지 나오는 대목에서 콘 사토시의 '망상대리인'과 오버랩되며 알렉스가 악질 범죄자인양 상상했다. 하지만 알렉스는 부모가 이혼하려는 상황이라는 점을 빼면 그다지 별날 것도 없는 소년이다. 게다가 스케이트 보드는 잘 못타기 때문에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들의 더 프로페셔널한 무대인 파라노이드 파크에 진출하고 싶어하면서도 머뭇거리고 있었다. 어느 날 갔던 파라노이드 파크(이 장면을 놓친 것 같다)는 잔혹한 기억만을 남길 뿐이다.
'파라노이드 파크'는 스토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화면의 구성을 보는 것이 핵심이다. 왕가위 영화의 촬영을 도맡았던 크리스토퍼 도일이 만든 화면은 아주 아름답지는 않았으나(차라리 '엘리펀트'의 화면이 더 좋았다) 알렉스의 감정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측면에서는 훌륭했다. 오늘 본 '엘리펀트'에서 부모들의 얼굴이 희미하거나 아예 잘린 상태인 것과 이혼을 앞둔 알렉스 부모들의 얼굴이 희미하게 처리된 것이 유사하다. 미국 청소년들에게 부모란 그 정도 존재인가보다. 우리나라라고 별로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이상할 정도로 화제가 되었던 Knocked Up에서 사고쳐서 만든 아이라도 잘 기르겠다고 애쓰던 주인공들의 커플 되어보기 프로젝트를 보면 애들 교육은 왜 모양이 되고 마는지 의아할 지경이다.
'라스트 데이지'는 어제 재생해서 눈을 화면에 두긴 했지만 제대로 봤다고는 말할 수 없다. '엘리펀트' 만큼이나 건조한 시선의 영화였다. 옐로우 페이지 아저씨의 설교, 선교사 아저씨들의 설교는 소귀의 경읽기도 그런 경우가 없을 터인데 참 열심이다 싶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아무래도 보이즈 투 멘의 'On Bended Knee' 뮤직비디오가 상당히 길게 흘러나온 장면이다. 아예 TV를 클로즈업해서 보여준다. 왜 그랬을까? 커트 코베인이 아닌 '블레이크'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긴 했지만 너바나의 음악이 아니라 R&B 음악이. 어색하게 보이기 효과를 노린 것일까. 커트 코베인이라고 해서 너무 이상한 놈은 아니다 보이즈 투 멘도 듣는다 뭐 이런거? 세세한 감상을 쓰기에 영화는 너무 지루했다. 다시 볼 지 모르겠으나 촬영 시점이라는 측면에서 '엘리펀트'와 상당히 유사한 것 같다.
'엘리펀트'를 다시 보니 의외로 새롭다. 무능하거나 문제있는 어른들. 그들 밑에서 문제가 있기도 하고 그냥 평범하기도한 아주 당연한 아이들이 육성된다. 확실히 영화는 여러 사람들의 시점을 통해 한 가지 사건을 보여주지만 그렇게 봐도 별다를 것이 없다. 가장 크게 사회문제로 대두된 '교내 총격 사고'만이 부각되지만, 미국판 이지메, 히틀러 영상물, 락 음악,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 뒷담화, 인터넷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총기 등 어찌 보면 흔하디 흔한 것들이 총체적으로 하나의 사건으로 나타났을 뿐이다. 즉 각각의 요소를 해결한다고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절대 없다. 물론 노력은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원인이 있는 것인양 떠들고 사회 전체의 분위기, 정서를 바꾸지 않는 한 문제는 계속된다.
'파라노이드 파크'의 광고 카피에도 있지만 의외로 늙으신 구스 반 산트 감독님은 반항아 기질이 있는 미소년들을 좋아하나보다. 리버 피닉스, 맷 데이먼(?)에 이어 계속 새로운 얼굴들을 제시한다. 처음 연기를 하는 친구들도 많다. 최근 본 구스 반 산트의 영화들에서 배우들은 완전히 다른 캐릭터로 변신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자기 자신의 모습 그대로 행동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배우지만 배우가 아닌. '엘리펀트'에서는 실제 고등학교 학생들이 실제 이름으로 영화에 나오기도 한다. 영화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요즘 구스 반 산트의 영화들은 새로운 고민을 안겨주는 것 같다. 아주 돈 벌자는 것도 아니고, 알흠다운 화면을 보여주겠다는 것도 아니고, 영화제를 위한 영화를 찍는 것 같긴 하고, 어찌 보면 소소한 일들만 그려내는 것 같고, 뭐라 한 마디로 하긴 어렵지만 그나마 볼 만한 영화를 만든다는 생각은 든다. 비록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파라노이드 파크'를 보러 가기 전 맥스무비에서 영화 정보를 누르니 별 내용이 없었다. 무슨 영화일까? 평점은 꽤나 높건만... 궁금증만 커져갔다. 영화 전반부의 이미지를 보고 있다가 나도 모르게 졸고 있었다. 대략 20분간의 내용은 극히 희미하게 남아있다. 어느 순간 알렉스는 여자 친구와 탈의실에서 장난을 치고 있다. 경찰이 찾아와 살인으로 추정되는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스케이트 보더들을 불러모으고 조사했고, 알렉스는 파라노이드 파크에서 있었던 사고의 진상을 기억해낸다. 아니 감독은 중반부에 그 일을 보여준다. 알렉스는 항상 기억하고 있지만 감추고 싶었을 뿐이다. 새로 친해진 여자애와 이야기를 하던 도중 하나의 해결책으로 사건을 글로 적은 이후 태우며 위로해볼 뿐이다.
몇 가지 오해와 편견이 영화의 이해를 막았다. 제목의 '파라노이드'에 집착해서 소년의 망상이 불러일으킨 비극을 예상했었다. 스케이트 보드까지 나오는 대목에서 콘 사토시의 '망상대리인'과 오버랩되며 알렉스가 악질 범죄자인양 상상했다. 하지만 알렉스는 부모가 이혼하려는 상황이라는 점을 빼면 그다지 별날 것도 없는 소년이다. 게다가 스케이트 보드는 잘 못타기 때문에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들의 더 프로페셔널한 무대인 파라노이드 파크에 진출하고 싶어하면서도 머뭇거리고 있었다. 어느 날 갔던 파라노이드 파크(이 장면을 놓친 것 같다)는 잔혹한 기억만을 남길 뿐이다.
'파라노이드 파크'는 스토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화면의 구성을 보는 것이 핵심이다. 왕가위 영화의 촬영을 도맡았던 크리스토퍼 도일이 만든 화면은 아주 아름답지는 않았으나(차라리 '엘리펀트'의 화면이 더 좋았다) 알렉스의 감정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측면에서는 훌륭했다. 오늘 본 '엘리펀트'에서 부모들의 얼굴이 희미하거나 아예 잘린 상태인 것과 이혼을 앞둔 알렉스 부모들의 얼굴이 희미하게 처리된 것이 유사하다. 미국 청소년들에게 부모란 그 정도 존재인가보다. 우리나라라고 별로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이상할 정도로 화제가 되었던 Knocked Up에서 사고쳐서 만든 아이라도 잘 기르겠다고 애쓰던 주인공들의 커플 되어보기 프로젝트를 보면 애들 교육은 왜 모양이 되고 마는지 의아할 지경이다.
'라스트 데이지'는 어제 재생해서 눈을 화면에 두긴 했지만 제대로 봤다고는 말할 수 없다. '엘리펀트' 만큼이나 건조한 시선의 영화였다. 옐로우 페이지 아저씨의 설교, 선교사 아저씨들의 설교는 소귀의 경읽기도 그런 경우가 없을 터인데 참 열심이다 싶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아무래도 보이즈 투 멘의 'On Bended Knee' 뮤직비디오가 상당히 길게 흘러나온 장면이다. 아예 TV를 클로즈업해서 보여준다. 왜 그랬을까? 커트 코베인이 아닌 '블레이크'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긴 했지만 너바나의 음악이 아니라 R&B 음악이. 어색하게 보이기 효과를 노린 것일까. 커트 코베인이라고 해서 너무 이상한 놈은 아니다 보이즈 투 멘도 듣는다 뭐 이런거? 세세한 감상을 쓰기에 영화는 너무 지루했다. 다시 볼 지 모르겠으나 촬영 시점이라는 측면에서 '엘리펀트'와 상당히 유사한 것 같다.
'엘리펀트'를 다시 보니 의외로 새롭다. 무능하거나 문제있는 어른들. 그들 밑에서 문제가 있기도 하고 그냥 평범하기도한 아주 당연한 아이들이 육성된다. 확실히 영화는 여러 사람들의 시점을 통해 한 가지 사건을 보여주지만 그렇게 봐도 별다를 것이 없다. 가장 크게 사회문제로 대두된 '교내 총격 사고'만이 부각되지만, 미국판 이지메, 히틀러 영상물, 락 음악,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 뒷담화, 인터넷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총기 등 어찌 보면 흔하디 흔한 것들이 총체적으로 하나의 사건으로 나타났을 뿐이다. 즉 각각의 요소를 해결한다고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은 절대 없다. 물론 노력은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원인이 있는 것인양 떠들고 사회 전체의 분위기, 정서를 바꾸지 않는 한 문제는 계속된다.
'파라노이드 파크'의 광고 카피에도 있지만 의외로 늙으신 구스 반 산트 감독님은 반항아 기질이 있는 미소년들을 좋아하나보다. 리버 피닉스, 맷 데이먼(?)에 이어 계속 새로운 얼굴들을 제시한다. 처음 연기를 하는 친구들도 많다. 최근 본 구스 반 산트의 영화들에서 배우들은 완전히 다른 캐릭터로 변신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자기 자신의 모습 그대로 행동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배우지만 배우가 아닌. '엘리펀트'에서는 실제 고등학교 학생들이 실제 이름으로 영화에 나오기도 한다. 영화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요즘 구스 반 산트의 영화들은 새로운 고민을 안겨주는 것 같다. 아주 돈 벌자는 것도 아니고, 알흠다운 화면을 보여주겠다는 것도 아니고, 영화제를 위한 영화를 찍는 것 같긴 하고, 어찌 보면 소소한 일들만 그려내는 것 같고, 뭐라 한 마디로 하긴 어렵지만 그나마 볼 만한 영화를 만든다는 생각은 든다. 비록 전부 그런 것은 아니지만.
2007년 11월 14일 수요일
아그본라호
지난 주 버밍엄에서는 로컬 더비 경기가 있었다. 결과는 더비의 2:1 승리.
MOTD를 보다보니 1:1 상황에서 빌라 출신의 버밍엄 수비수 리지웰이 헤딩한 공이 골문으로 들어가기 직전 아그본라호가 간신히 걷어냈다. 이후 아그본라호는 헤딩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재밌는 점은 그가 평생 아스톤 빌라의 팬이었고, 이제 빌라의 떠오르는 스타로서 더비 경기에서 결승골은 넣었다는 것이다. 아그본라호가 지난 시즌부터 주전이 되었고, 버밍엄이 이번 시즌에 승격한 점을 생각하면 그 골은 넣은 것이 얼마나 극적이고 감격적인 상황인지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포셀이 1:1 동점을 만드는 골을 넣었을 때 버밍엄 시티 팬들이 기뻐하는 모습도 잊을 수 없다. 아무리 더비 경기라지만 그렇게 환호할 줄은 몰랐다. 리버풀 더비에서도 그랬던가?
MOTD를 보다보니 1:1 상황에서 빌라 출신의 버밍엄 수비수 리지웰이 헤딩한 공이 골문으로 들어가기 직전 아그본라호가 간신히 걷어냈다. 이후 아그본라호는 헤딩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재밌는 점은 그가 평생 아스톤 빌라의 팬이었고, 이제 빌라의 떠오르는 스타로서 더비 경기에서 결승골은 넣었다는 것이다. 아그본라호가 지난 시즌부터 주전이 되었고, 버밍엄이 이번 시즌에 승격한 점을 생각하면 그 골은 넣은 것이 얼마나 극적이고 감격적인 상황인지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포셀이 1:1 동점을 만드는 골을 넣었을 때 버밍엄 시티 팬들이 기뻐하는 모습도 잊을 수 없다. 아무리 더비 경기라지만 그렇게 환호할 줄은 몰랐다. 리버풀 더비에서도 그랬던가?
2007년 11월 10일 토요일
2007년 11월 8일 목요일
핀란드 교내 총기 사고
Gunman kills eight at Finnish school after YouTube threat
By Claire Soares
Published: 08 November 2007
Finland was coming to terms with its first school massacre last night after an 18-year-old pupil shot dead seven classmates and his headmistress. The killings took place only days after a video predicting the date of the slaughter was posted on the YouTube website by someone calling himself "Sturmgeist89". The web page also referred to the "scum of the earth" and the "pathetic human race".
The killer, who may or may not be "Sturmgeist", opened fire with a small, .22-calibre handgun just before noon at the Jokela High School in Tuusula, a town about 40 miles north of Helsinki. During a four-hour siege, he roamed the school from class to class, firing at random and killing five boys, two girls and the female principal, before turning the gun on himself with a bullet to the head. Doctors said he was unlikely to survive. At least 10 children who jumped through windows to escape the carnage were also being treated in hospital last night.
Although Finland has one of the highest per capita gun ownership rates in the world, it had until yesterday been spared the Columbine-style rampages which have haunted other countries where firearms use is not uncommon.
"It is a terrible shock. It is the first school shooting in Finland and we never thought it would be in this town," said Tuula Panula, a spokeswoman for Tuusula council. "It's a calm, rural, quiet place. Everyone is in total shock, it's hard to process."
Staff and students told how the gunman roamed the corridors, barging into class after class. "He was moving systematically through the hallways, knocking on the doors and shooting through the doors," said Kim Kiuru, a history and psychology teacher, "It felt unreal. A pupil I have taught myself was running towards me screaming, with a pistol in his hand."
Terhi Vayrynen, a student, told the Associated Press news agency that the gunman charged into her 13-year-old brother Henri's classroom and began shouting: "Revolution. Smash everything."
As news of the incident spread, anxious parents of some of the 500 pupils gathered behind police lines to wait, collapsing with relief or dissolving into floods of tears as their children emerged.
The motive for the rampage remained unclear. Police said the 18-year-old killer belonged to a gun club – but that is not unusual in Finland, where more than 10 per cent of the country's estimated 300,000 hunters are under 20.
He had obtained a licence for the pistol about three weeks ago and did not have a criminal record. "He was from an ordinary family," said Matti Tohkanen, the local police chief.
However, the online profile of "Sturmgeist89" contained text calling for a "revolution against the system". His video warning also contained the song "Stray Bullet" by the German industrial rock band KMFDM, which was a favourite track of one of the Columbine gunmen, Eric Harris.
In Sturmgeist89's video, which has since been removed from YouTube, the camera zoomed in on a low, red building which appeared to be Jokela High School, before the image dissolved to reveal a red-tinted man pointing a handgun directly at the viewer. The logo on his T-shirt said: "Humanity is overrated."
It also contained footage of a young man shooting at an apple in a snow-covered forest, a close-up of a .22 calibre SIG Sauer pistol and a ranting 1,000-word diatribe entitled "Manifesto of a Natural Selector", part of which read: "I am prepared to fight and die for my cause. I, as a natural selector, will eliminate all who I see unfit, disgraces of human race and failures of natural selection."
Police said they were investigating links between the online profile and the Tuusula shooting. Sturmgeist89, whose web page was last updated just before midnight on Tuesday, gave a hint as to why the Jokela killings had happened. "[They are] political and much much deeper and therefore I don't want this to be called only as 'school shooting'," he said.
However, that final wish is unlikely to be fulfilled. Commentators are already drawing comparisons with the Columbine massacre in 1999, and Finland may now find itself under pressure to tighten gun laws in a country where 56 per cent of the population owns a weapon of some sort.
The Prime Minister, Matti Vanhanen, called the shooting an "extremely sad event", adding: "Definitely this will impact opinions about handguns. This will leave a crack in the society we have been used to and have learned to be secure."
http://news.independent.co.uk/europe/article3138379.ece
By Claire Soares
Published: 08 November 2007
Finland was coming to terms with its first school massacre last night after an 18-year-old pupil shot dead seven classmates and his headmistress. The killings took place only days after a video predicting the date of the slaughter was posted on the YouTube website by someone calling himself "Sturmgeist89". The web page also referred to the "scum of the earth" and the "pathetic human race".
The killer, who may or may not be "Sturmgeist", opened fire with a small, .22-calibre handgun just before noon at the Jokela High School in Tuusula, a town about 40 miles north of Helsinki. During a four-hour siege, he roamed the school from class to class, firing at random and killing five boys, two girls and the female principal, before turning the gun on himself with a bullet to the head. Doctors said he was unlikely to survive. At least 10 children who jumped through windows to escape the carnage were also being treated in hospital last night.
Although Finland has one of the highest per capita gun ownership rates in the world, it had until yesterday been spared the Columbine-style rampages which have haunted other countries where firearms use is not uncommon.
"It is a terrible shock. It is the first school shooting in Finland and we never thought it would be in this town," said Tuula Panula, a spokeswoman for Tuusula council. "It's a calm, rural, quiet place. Everyone is in total shock, it's hard to process."
Staff and students told how the gunman roamed the corridors, barging into class after class. "He was moving systematically through the hallways, knocking on the doors and shooting through the doors," said Kim Kiuru, a history and psychology teacher, "It felt unreal. A pupil I have taught myself was running towards me screaming, with a pistol in his hand."
Terhi Vayrynen, a student, told the Associated Press news agency that the gunman charged into her 13-year-old brother Henri's classroom and began shouting: "Revolution. Smash everything."
As news of the incident spread, anxious parents of some of the 500 pupils gathered behind police lines to wait, collapsing with relief or dissolving into floods of tears as their children emerged.
The motive for the rampage remained unclear. Police said the 18-year-old killer belonged to a gun club – but that is not unusual in Finland, where more than 10 per cent of the country's estimated 300,000 hunters are under 20.
He had obtained a licence for the pistol about three weeks ago and did not have a criminal record. "He was from an ordinary family," said Matti Tohkanen, the local police chief.
However, the online profile of "Sturmgeist89" contained text calling for a "revolution against the system". His video warning also contained the song "Stray Bullet" by the German industrial rock band KMFDM, which was a favourite track of one of the Columbine gunmen, Eric Harris.
In Sturmgeist89's video, which has since been removed from YouTube, the camera zoomed in on a low, red building which appeared to be Jokela High School, before the image dissolved to reveal a red-tinted man pointing a handgun directly at the viewer. The logo on his T-shirt said: "Humanity is overrated."
It also contained footage of a young man shooting at an apple in a snow-covered forest, a close-up of a .22 calibre SIG Sauer pistol and a ranting 1,000-word diatribe entitled "Manifesto of a Natural Selector", part of which read: "I am prepared to fight and die for my cause. I, as a natural selector, will eliminate all who I see unfit, disgraces of human race and failures of natural selection."
Police said they were investigating links between the online profile and the Tuusula shooting. Sturmgeist89, whose web page was last updated just before midnight on Tuesday, gave a hint as to why the Jokela killings had happened. "[They are] political and much much deeper and therefore I don't want this to be called only as 'school shooting'," he said.
However, that final wish is unlikely to be fulfilled. Commentators are already drawing comparisons with the Columbine massacre in 1999, and Finland may now find itself under pressure to tighten gun laws in a country where 56 per cent of the population owns a weapon of some sort.
The Prime Minister, Matti Vanhanen, called the shooting an "extremely sad event", adding: "Definitely this will impact opinions about handguns. This will leave a crack in the society we have been used to and have learned to be secure."
http://news.independent.co.uk/europe/article3138379.ece
2007년 11월 7일 수요일
불안과 공포
공포는 불안이라는 광범위한 진공지대를 포섭하고 있으며 따라서 그 어떤 대상에도, 그리고 그 어떤 해소법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우리의 정신을 모조리 갉아먹어 버리는 경우조차 있다.
-사카이 다카시 "폭력의 철학" p.145
아니, 오히려 전체주의의 전제가 개인주의이다. 고립되고 무력해지기 때문에 국가나 독재자에게 집약되는 전체성으로 수렴되어 버린다.
-같은 책, p.156
홉스에게 있어서 핵심은 공포라고 하는 감정이자 정동이다. ... 다시 말해 이 공포는 이른바 '이웃에 대한 공포'여서 각 개인이 자신을 살해할 가능성을 지닌 모든 타인에게 품는 공포이다. ... '혼돈(죽음), 아니면 리바이어던에게 권리를 양도하는 것'뿐이다.
-같은 책, p.158
복종을 마치 자유인 것처럼 착각하게 될 때, 권력의 전략은 성공의 길로 접어든다고 말할 수 있다.
-같은 책, p.160
팔레스타인의 '테러리즘'이 스펙터클을 활용했던 이유는 토지를 빼앗기고 일체의 표상마저 상실한 그들이 마지막으로 찾아낸 '영토'였기 때문이다.
-같은 책, p.171
자토이치는 클라우제비츠 이론의 권화이다. 그의 장님 검법은 본질적으로 방어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것은 자토이치에서 일본의 민중봉기의 한 원형으로서 등장한다. 무기를 외적인 것, 그 시대 최고의 기술을 살인용으로 외형화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권력 쪽에 선다. 무기를 내적인 것, 인간의 방어나 도구의 연장으로 생각하는 것은 민중이다. 전자는 무기고에서 무기를 꺼내며 무기 조작에 숙달되는 것을 기술이라고 보지만 후자는 생산 도구로부터 무기를 이끌어내고 무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기술이다.
(=>히라오카 마사아키의 말)
-같은 책, p.178-179
-사카이 다카시 "폭력의 철학" p.145
아니, 오히려 전체주의의 전제가 개인주의이다. 고립되고 무력해지기 때문에 국가나 독재자에게 집약되는 전체성으로 수렴되어 버린다.
-같은 책, p.156
홉스에게 있어서 핵심은 공포라고 하는 감정이자 정동이다. ... 다시 말해 이 공포는 이른바 '이웃에 대한 공포'여서 각 개인이 자신을 살해할 가능성을 지닌 모든 타인에게 품는 공포이다. ... '혼돈(죽음), 아니면 리바이어던에게 권리를 양도하는 것'뿐이다.
-같은 책, p.158
복종을 마치 자유인 것처럼 착각하게 될 때, 권력의 전략은 성공의 길로 접어든다고 말할 수 있다.
-같은 책, p.160
팔레스타인의 '테러리즘'이 스펙터클을 활용했던 이유는 토지를 빼앗기고 일체의 표상마저 상실한 그들이 마지막으로 찾아낸 '영토'였기 때문이다.
-같은 책, p.171
자토이치는 클라우제비츠 이론의 권화이다. 그의 장님 검법은 본질적으로 방어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것은 자토이치에서 일본의 민중봉기의 한 원형으로서 등장한다. 무기를 외적인 것, 그 시대 최고의 기술을 살인용으로 외형화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권력 쪽에 선다. 무기를 내적인 것, 인간의 방어나 도구의 연장으로 생각하는 것은 민중이다. 전자는 무기고에서 무기를 꺼내며 무기 조작에 숙달되는 것을 기술이라고 보지만 후자는 생산 도구로부터 무기를 이끌어내고 무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기술이다.
(=>히라오카 마사아키의 말)
-같은 책, p.178-179
Falling slowly (from 'Once')
I don't know you
But I want you
All the more for that
Words fall through me
And always fool me
And I can't react
And games that never amount
To more than they're meant
Will play themselves out
Take this sinking boat and point it home
We've still got time
Raise your hopeful voice you have a choice
You've made it now
Falling slowly, eyes that know me
And I can't go back
Moods that take me and erase me
And I'm painted black
You have suffered enough
And warred with yourself
It's time that you won
Take this sinking boat and point it home
We've still got time
Raise your hopeful voice you had a choice
You've made it now
Take this sinking boat and point it home
We've still got time
Raise your hopeful voice you had a choice
You've made it now
Falling slowly sing your melody
I'll sing along
2007년 11월 6일 화요일
2007년 11월 2일 금요일
11월에
10월은 영화 행복만큼이나 잔인한 시간이었다. 괴로움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지만 끝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이래저래 반환점이다. 학기로 보나 대학원 생활로 보나 인생의 분위기로 보나.
나는 어떤 식으로건 결정을 내려야하지만 쉽지 않다. 더 정확하게는 생각하고 싶지 않고 생각할 수도 없다.
리딩의 무더기 속에서 내가 무엇을 하는지 의식하지 못하는 와중에 시간이 흘러가게 해서는 안될터인데.
그다지 먼 장래까지 생각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어찌보면 속편한 일이다. 그럼에도 생각하지 않던 먼 장래가 현실이 되는 순간 그 다음엔 또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
결국 굶어죽지 않고 살만한 궁리는 대충 해놔야 한다는 것이다. 그 정도는 삶에 대한 도리인지도 모른다.
만개했던 단풍도 점점 낙엽으로 변해버리고 있고 날씨는 추워진다. 2008년의 봄이 오겠지만 이 겨울은 이래저래 나에게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다. 11월이라는 반환점을 어떻게 돌 것인가가 관건이다.
이래저래 반환점이다. 학기로 보나 대학원 생활로 보나 인생의 분위기로 보나.
나는 어떤 식으로건 결정을 내려야하지만 쉽지 않다. 더 정확하게는 생각하고 싶지 않고 생각할 수도 없다.
리딩의 무더기 속에서 내가 무엇을 하는지 의식하지 못하는 와중에 시간이 흘러가게 해서는 안될터인데.
그다지 먼 장래까지 생각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어찌보면 속편한 일이다. 그럼에도 생각하지 않던 먼 장래가 현실이 되는 순간 그 다음엔 또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할 수밖에 없다.
결국 굶어죽지 않고 살만한 궁리는 대충 해놔야 한다는 것이다. 그 정도는 삶에 대한 도리인지도 모른다.
만개했던 단풍도 점점 낙엽으로 변해버리고 있고 날씨는 추워진다. 2008년의 봄이 오겠지만 이 겨울은 이래저래 나에게 중요한 시기가 될 것 같다. 11월이라는 반환점을 어떻게 돌 것인가가 관건이다.
2007년 10월 22일 월요일
How easy?
인생이란 참 어렵다. 무심하게 주변을 상관하지 않고 살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일단 말려들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가버리기도 한다. 요즘의 내가 그런 것 같다.
아무 생각없이 사는 척 하지만 주위 사람들의 압박은 내 생각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결국 나는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 때로는 심각한 over reaction이 발생해 파국을 맞는다.
감정이란 얼마나 요상한 것인가. 이성으로 감성을 통제한다는 것은 우스운 말이다. nonsense. 애시당초 이성은 그다지 이성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감정이 이성적으로 형성되는 것은 있을 수 있다. 논리적 반응이라고 할까. 그리고 반응은 상호작용을 통한 것이다. 자극을 준 쪽의 책임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외부 자극에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한다면 no interaction, no feeling이다.
책임을 묻고 싶지는 않다. 모든 인간관계는 일정 수준 이기적인 동기와 목적에서 시작되고 유지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강한 외부 자극을 준 사람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자극이라는 것도 얼마나 주관적인 것이란 말인가. 특히 감정적인 자극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생각하는 정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인간은 괴로움의 제거, 행복한 삶을 추구하지만 너무나 간단히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 육신에 남겨진 흉터처럼 정신적인 흉터도 남는다. 또 육체적인 것과 다르게 시간이 지나면서 커지고 악화되는 수도 있다.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나는 고통을 원했다. 무미건조한 삶을 바꾸기 위해서. 더 많은 고통이여 내게로 오라.
아무 생각없이 사는 척 하지만 주위 사람들의 압박은 내 생각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결국 나는 반응하지 않을 수 없다. 때로는 심각한 over reaction이 발생해 파국을 맞는다.
감정이란 얼마나 요상한 것인가. 이성으로 감성을 통제한다는 것은 우스운 말이다. nonsense. 애시당초 이성은 그다지 이성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감정이 이성적으로 형성되는 것은 있을 수 있다. 논리적 반응이라고 할까. 그리고 반응은 상호작용을 통한 것이다. 자극을 준 쪽의 책임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외부 자극에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한다면 no interaction, no feeling이다.
책임을 묻고 싶지는 않다. 모든 인간관계는 일정 수준 이기적인 동기와 목적에서 시작되고 유지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강한 외부 자극을 준 사람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자극이라는 것도 얼마나 주관적인 것이란 말인가. 특히 감정적인 자극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생각하는 정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인간은 괴로움의 제거, 행복한 삶을 추구하지만 너무나 간단히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 육신에 남겨진 흉터처럼 정신적인 흉터도 남는다. 또 육체적인 것과 다르게 시간이 지나면서 커지고 악화되는 수도 있다.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나는 고통을 원했다. 무미건조한 삶을 바꾸기 위해서. 더 많은 고통이여 내게로 오라.
2007년 10월 8일 월요일
Meaning of Life
그런 제목의 풍자적인 영화도 얼마 전에 보긴 했다. 리버풀 선수들이 경기에서 뛰는 의미는 무엇일까? 라파가 리버풀에서 감독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등 별 소득없는 고민을 하다가 어제와 그저께 답사 과정에서 삶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결론은 물론 없다. 의미를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못된 그리고 무서운 특성이리라. 모든 일이 의미가 있을 수도 아무 의미도 없을 수도 있다. 건강에 좋은 것은 좋은 쪽으로 의미를 부여하며, 절망선생의 카후카나 불법체류하며 일본은 좋은 나라라고 연방 말하던 소녀처럼 사는 것일지도. 정말 아름다운 세상 아닌가? 세상의 따뜻한 무관심도 멋진 일이다.
전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고 믿음의 엔진이라는 책을 알라딘에서 주문했다. 믿음은 결국 목표를 미리 정해서 밀고나갈 수 있는 추진력을 부여하는 것 같다. 객관성, 선이 없다면 어떻게 살고 어떤 결과를 초래하건 상관없으리.
결론은 물론 없다. 의미를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못된 그리고 무서운 특성이리라. 모든 일이 의미가 있을 수도 아무 의미도 없을 수도 있다. 건강에 좋은 것은 좋은 쪽으로 의미를 부여하며, 절망선생의 카후카나 불법체류하며 일본은 좋은 나라라고 연방 말하던 소녀처럼 사는 것일지도. 정말 아름다운 세상 아닌가? 세상의 따뜻한 무관심도 멋진 일이다.
전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고 믿음의 엔진이라는 책을 알라딘에서 주문했다. 믿음은 결국 목표를 미리 정해서 밀고나갈 수 있는 추진력을 부여하는 것 같다. 객관성, 선이 없다면 어떻게 살고 어떤 결과를 초래하건 상관없으리.
Lack of motivation?
리버풀이 챔피언스 리그 홈경기에서 패배한 이후 리그 18위의 토트넘에게 40분 끌려다니다가 겨우 비겼다. 전체적으로 좋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마르세유와의 경기보다는 나아진 것 같았다. 하지만 폴 로빈슨의 전방 롱패스에 이은 버바토프의 헤딩 떨구기, 그리고 로비 킨의 빠른 침투에 의한 슈팅이라는 똑같은 패턴으로 두 골을 허용했다.
팀이 강등권에서 허우적대는 가운데 마틴 욜의 경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고, 125주년 기념 홈경기에서 4-1로 뒤쳐지다가 경기 막판 극적으로 4-4를 만들었던 토트넘이다. 4-4(오프사이드가 확실한 상황이었지만)가 되는 순간 White Hart Lane은 리그 우승이라도 한 분위기였고 욜 감독도 웃었다. 리버풀로 와서 2-1로 앞서는 순간에도 욜의 굳은 표정이 풀리지 않았지만 경기가 거의 끝나가자 승리를 만끽할 준비가 된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토레스가 득점하면서 나올뻔한 웃음이 금세 들어갔다. 아직 경질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간만에 리그 수위를 달리며 17년간의 무관 생활을 청산하겠다는 각오와 성적과 선수 구성을 갖춘 것 같았던 리버풀이지만 몇 경기 째 삽질을 하고 있다. 동기는 충분하다. 외부의 압박이라는 측면에서는. 하지만 선수들의 심리도 그렇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British로 채워졌고, 리버풀 로컬 보이들이 주축이었던 80년까지의 리버풀은 편협할지 모르나 지역색, 지역에 대한 애정과 헌신이 가득한 팀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글로벌화를 노리는, 상업적 성공을 노리는 리버풀은 일정 수준의 성적을 내야하는 기계가 되었다. 심미적으로 라파의 전술 변화를 보는 즐거움이 있다면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으나, 그나마도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리버풀이라는 팀을 가벼운 마음으로 보던 많은 신규 팬층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사실 그러거나 말거나다.
알론소와 아게르가 빠졌다고 이렇게 수비의 구멍이 커진다면 히피아와 마스체라노는 철저한 실패다. 히피아야 나이가 있다고 쳐도, 마스체라노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완전히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모양이다. 제라드는 이래저래 악재가 겹친 상황이 경기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라파는 골치가 아파질 수밖에 없고, 마피아같이 보이게 만드는 수염들을 이제는 깎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수석코치였던 파코의 빈 자리가 이렇게 큰 것일까? 조직력의 와해, 불분명한 내적인 동기 유발. 리버풀의 부진은 의외로 오래 갈 지도 모를 일이다.
팀이 강등권에서 허우적대는 가운데 마틴 욜의 경질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고, 125주년 기념 홈경기에서 4-1로 뒤쳐지다가 경기 막판 극적으로 4-4를 만들었던 토트넘이다. 4-4(오프사이드가 확실한 상황이었지만)가 되는 순간 White Hart Lane은 리그 우승이라도 한 분위기였고 욜 감독도 웃었다. 리버풀로 와서 2-1로 앞서는 순간에도 욜의 굳은 표정이 풀리지 않았지만 경기가 거의 끝나가자 승리를 만끽할 준비가 된 것 같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토레스가 득점하면서 나올뻔한 웃음이 금세 들어갔다. 아직 경질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간만에 리그 수위를 달리며 17년간의 무관 생활을 청산하겠다는 각오와 성적과 선수 구성을 갖춘 것 같았던 리버풀이지만 몇 경기 째 삽질을 하고 있다. 동기는 충분하다. 외부의 압박이라는 측면에서는. 하지만 선수들의 심리도 그렇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British로 채워졌고, 리버풀 로컬 보이들이 주축이었던 80년까지의 리버풀은 편협할지 모르나 지역색, 지역에 대한 애정과 헌신이 가득한 팀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글로벌화를 노리는, 상업적 성공을 노리는 리버풀은 일정 수준의 성적을 내야하는 기계가 되었다. 심미적으로 라파의 전술 변화를 보는 즐거움이 있다면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으나, 그나마도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리버풀이라는 팀을 가벼운 마음으로 보던 많은 신규 팬층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사실 그러거나 말거나다.
알론소와 아게르가 빠졌다고 이렇게 수비의 구멍이 커진다면 히피아와 마스체라노는 철저한 실패다. 히피아야 나이가 있다고 쳐도, 마스체라노는 프리미어 리그에서 완전히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모양이다. 제라드는 이래저래 악재가 겹친 상황이 경기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라파는 골치가 아파질 수밖에 없고, 마피아같이 보이게 만드는 수염들을 이제는 깎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수석코치였던 파코의 빈 자리가 이렇게 큰 것일까? 조직력의 와해, 불분명한 내적인 동기 유발. 리버풀의 부진은 의외로 오래 갈 지도 모를 일이다.
2007년 10월 3일 수요일
버로우
저그의 귀여운 짐승들이 지닌 기본 능력 버로우. 그다지 많이 쓰는 단어는 아니었는데 스타크래프트 이후 인터넷에서는 자주 쓰인다. 깝쳐대다가 쪽팔림으로 인해 얼굴을 들지 못하는 혹은 더 이상 댓글을 달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 '...하던 사람들 전부 버로우'라는 식으로.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못한 사람의 사정이 궁금하면 핸드폰의 연락처를 검색해서 통화버튼을 누르면 될 일이건만 그럴 용기가 쉽게 샘솟는 것은 아니다. 특히나 과거에 내가 삽질을 심하게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을 때는 문제가 심각해진다. 부득불 싸이를 뒤져보게 되고 다른 유명 포털의 블로그도 기웃거리게 된다. 하지만 발견하게 된 사실은 그네들의 News를 얻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 모두 버로우.
나에 대한 것을 누가 몰래 알아보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싸이 홈피는 업데이트를 거의 안 해서 방명록에 누가 글을 남기는 것, 하루에 한 명이 방문하는 것조차 신기한 일이 되었다. 블로그가 몇 개 있지만 나의 아이덴터티를 드러내는 일도 별로 없고, 나의 관심사를 알 수 있을지 몰라도 나의 일상이 어떤가 나의 고민이 무엇인가에 대해 알아낼 길은 별로 없을 것이다.
가끔 다른 사람을 통해 그 사람들의 사정을 듣는 일은 있다. 아 그렇구나 하면서도 왠지 너무나 멀어져버린,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어진 것 같은 그 거리감에 서글퍼진다.
정체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기존의 믿음에다 최근 본 리처드 도킨스의 DNA 이야기들을 보니 나라는 것이 무엇인지 헛갈리기만 한다. 허무주의는 강력한 마약이라 피폐한 일상에 대한 변명거리를 제공해주고, 니체의 초인론은 해결책이 아니라 두통거리를 더해준다.
내세나 신의 존재를 믿는 쉬운 방법은 어떨까? 믿을 수 없는 것을 믿는 것이 인간의 특성인지 모르겠지만 여럿이 믿는다고 믿는 것을 믿는 것이 안전할 수 있다고 해도 우습다. 불교의 윤회론은 넓은 의미에서 꽤 과학적인 것 같다. 육신은 재가 되건 벌레들의 먹이가 되건 자연으로 되돌아가고 다시 무엇인가가 성장하는 자양분이 되어 육신으로 화할 것이니. 도가는 아직 모르는 것이 많지만 현실 도피적 성격 때문에 접근하기가 망설여진다.
진흙탕에서 이전투구를 벌이는 것. 그 쪼잔함이 삶의 본질이고 권력에의 의지이고 적자생존인지 모르겠으나 유한한 존재로서 내가 추구해야할 궁극의 이상이란 것이 있단 말인가. 그저 흐름에 몸을 맡겨 삶을 이어가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저그는 버로우해서 체력을 보충하고, 은신하고, 때로 러커같은 흉악한 놈은 공격까지 한다. 버로우했다고 죽은 것은 아니다. 버로우의 생명력이랄까. 많은 이들이 말했듯이 세상은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이 글 쓰고 잠수타야 하려나.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못한 사람의 사정이 궁금하면 핸드폰의 연락처를 검색해서 통화버튼을 누르면 될 일이건만 그럴 용기가 쉽게 샘솟는 것은 아니다. 특히나 과거에 내가 삽질을 심하게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을 때는 문제가 심각해진다. 부득불 싸이를 뒤져보게 되고 다른 유명 포털의 블로그도 기웃거리게 된다. 하지만 발견하게 된 사실은 그네들의 News를 얻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것. 모두 버로우.
나에 대한 것을 누가 몰래 알아보려고 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싸이 홈피는 업데이트를 거의 안 해서 방명록에 누가 글을 남기는 것, 하루에 한 명이 방문하는 것조차 신기한 일이 되었다. 블로그가 몇 개 있지만 나의 아이덴터티를 드러내는 일도 별로 없고, 나의 관심사를 알 수 있을지 몰라도 나의 일상이 어떤가 나의 고민이 무엇인가에 대해 알아낼 길은 별로 없을 것이다.
가끔 다른 사람을 통해 그 사람들의 사정을 듣는 일은 있다. 아 그렇구나 하면서도 왠지 너무나 멀어져버린,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어진 것 같은 그 거리감에 서글퍼진다.
정체성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기존의 믿음에다 최근 본 리처드 도킨스의 DNA 이야기들을 보니 나라는 것이 무엇인지 헛갈리기만 한다. 허무주의는 강력한 마약이라 피폐한 일상에 대한 변명거리를 제공해주고, 니체의 초인론은 해결책이 아니라 두통거리를 더해준다.
내세나 신의 존재를 믿는 쉬운 방법은 어떨까? 믿을 수 없는 것을 믿는 것이 인간의 특성인지 모르겠지만 여럿이 믿는다고 믿는 것을 믿는 것이 안전할 수 있다고 해도 우습다. 불교의 윤회론은 넓은 의미에서 꽤 과학적인 것 같다. 육신은 재가 되건 벌레들의 먹이가 되건 자연으로 되돌아가고 다시 무엇인가가 성장하는 자양분이 되어 육신으로 화할 것이니. 도가는 아직 모르는 것이 많지만 현실 도피적 성격 때문에 접근하기가 망설여진다.
진흙탕에서 이전투구를 벌이는 것. 그 쪼잔함이 삶의 본질이고 권력에의 의지이고 적자생존인지 모르겠으나 유한한 존재로서 내가 추구해야할 궁극의 이상이란 것이 있단 말인가. 그저 흐름에 몸을 맡겨 삶을 이어가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저그는 버로우해서 체력을 보충하고, 은신하고, 때로 러커같은 흉악한 놈은 공격까지 한다. 버로우했다고 죽은 것은 아니다. 버로우의 생명력이랄까. 많은 이들이 말했듯이 세상은 밝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이 글 쓰고 잠수타야 하려나.
2007년 10월 1일 월요일
도둑처럼 찾아온 10월
'시월애'라는 영화를 리메이크한 산드라 블록과 키아누 리브스 주연의 'Lake house'를 얼마 전에 보았다. 영화를 보다가 둘이 이런 영화에 어울리는 캐스팅이었을까 의문이 들던 찰나 이 둘이 꽤 오래전에 '스피드'라는 영화로 급부상한 커플이라는 것을 떠올릴 수 있었다. 키아누는 매트릭스 시리즈로 최고의 배우로서 자리를 굳힌 인상이지만, 산드라 블록은 옛 명성은 있되 주목할만한 영화에서 비중있는 배역을 맡지는 못한 것 같다. 스피드를 본 것은 중학교 시절이었던 것 같은데 둘은 정말 긴 시간이 흐른 후 다시 만난 것이다. 줄리 델피와 에단 호크가 비포 선라이즈 이후 10년만인가에 비포 선셋을 찍는 기이한 사건도 있었건만 키아누 리브스와 산드라 블록의 만남은 세월의 무게를 새삼 느끼게 한다.
Lake house의 원작 시월애를 찍은 두 명은 어떤가. 전지현은 연기력은 포기하고 TV광고를 특화 사업으로 밀고 나갈 기세다. 요즘은 들고다니지도 않는 삼성 마이마이를 들으며 요염한 춤을 추던 그녀. 뭇 남성들이 '하악~' 소리를 내뱉게 만드는 상상속의 말그대로 아이돌. 이정재는? 글쎄. 연기에 아주 많은 소질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역시 인상적인 작품은 없었다. 그럼에도 시월애는 내 기억에 강한 이상으로 자리잡은 얼마 안 되는 영화 중 하나다. 군대 시절 시월애 편지지로 편지를 써서 그런 걸까?
오늘은 2007년 10월 1일의 시작이다. 아직도 2007년이라는 숫자가 어색한데 이제 올해도 한 분기밖에 남지 않았다. 나이야 별 상관없지만 몸은 늙게 마련이고, 이쯤되면 점점 추워지게 마련이다. 몇 주 동안 기숙사에서 혼자 있는 동안은 끝없는 외로움에 지쳐 잠이 들어버리기 일쑤였다. 이 시월에, 어색한 2007년의 10월에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바닷가의 '일 마레'건 시카고 호숫가의 'Lake house'이건 우체통을 발견하면 편지를 하고 볼 일인가?
시도때도 없이 노래방에서 불러보는 승환의 '만추'가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계절이 되고 있다. 혼란스럽게 여러 일에 집적거려보지만 이번에 작으나마 결실을 맺는 것이 있을런지.
It's another boring, tiring blog?
억제되지 않은 블로그를 만들어보고 싶다. 카테고리를 설정하고, 점잖은 말로 쓰기만 하는 블로그에 지쳤다. 물론 내탓이었지만.
새롭게 시작해보고 싶다...
새롭게 시작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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